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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규 검찰총장 사퇴 공식 발표, "합의 파기"에 대한 책임 내가 지겠다

국민을 위한 검찰로, 저축은행 관련 비리수사 끝장 봐 줄것을 당부

조현아 기자 | 기사입력 2011/07/04 [19:59]

김준규 검찰총장 사퇴 공식 발표, "합의 파기"에 대한 책임 내가 지겠다

국민을 위한 검찰로, 저축은행 관련 비리수사 끝장 봐 줄것을 당부
조현아 기자 | 입력 : 2011/07/04 [19:59]
김준규 검찰총장은 4일 오후 대검찰청 8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확대 간부회의에서 직접 준비한 ‘사퇴의 변’을 통해 사퇴 입장을 밝혔다.

김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이 국회에서 파기된 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말로 사퇴의사를 발표하는 동안 담담한 모습이었다.

예견된 김 총장의 사퇴 발표와 관련 검찰 내부에서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게 된 김 총장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수사지휘권을 지켜내지 못한 강한 리더십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임기를 불과 46일 남겨 놓은 시점에서 밝힌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의 진정한 의미와, 이번 사퇴가 최근 사법개혁안에 대한 반발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비판의 소리도 일각에선 들려온다.

김 총장은 사퇴 입장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은 대통령령이냐 법무부령이냐의 문제라기보다, 합의의 파기에 있다”고 밝혔다. 검·경이 합의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에 관한 구체사항이 법사위에서 여야 절충안으로 의결된 점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법 또한 약속이며,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합의가 지켜지지 않은 현 상황에서,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검찰총장인 저라도 책임을 지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후배 검사들이 사표를 내고 사의표시를 한 진정한 뜻을 잘 알고 있지만 수고하고 지친 후배들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며 "퇴임전 검찰총장의 마지막 권한행사로 여러분들의 사직서와 사퇴의사를 모두 반려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의 중도 사퇴로 저축은행 수사 등 전국 검찰청에서 진행 중인 수사가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 김 총장은 “모든 일은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하고, 검찰은 나라를 지키고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일해 달라"며 "특히 현재 대검 중수부를 비롯해 전국에서 진행 중인 저축은행 관련 비리수사를 끝까지 수사하고 끝장을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이날 주례간부회의를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퇴임식은 사표 수리 후 이뤄질 예정이다. 차기 검찰총장 취임하기 전까지는 박용석 대검 차장검사가 직무를 대신하게 된다.

수십 년간 계속된 수사권 합의를 둘러싼 갈등이 검찰과 경찰의 합의로 조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수사 조정권 합의를 깬 사법위의 여야 절충안 의결, 검찰 역사상 초유의 검찰 수뇌부 집단 사의 표명, 형사 소송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가결과 검찰총장의 사퇴 발표에 이르기까지 숨 가쁘게 진행되어왔다.

김 총장이 밝혔던 것처럼 공직자로서 검사들은 먼저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들만을 바라보고, 국민들과 생각을 같이 해야 한다. 수사권 조정의 영향을 실질적으로 받는 대상은 검·경이 아니라 국민이다.
 
합의의 파기에 대해 누군가는 국민들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기에 사퇴를 밝힌 김 총장의 앞으로의 거취와, 검찰과 경찰이 어떻게 국민을 위한 국가기관으로 거듭나고 대국민 약속을 지켜나갈 지 지켜보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큰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시사포커스팀 = 조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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