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가 바뀌도록 변하지 않은 한국 현대 사회의 한 친일파의 후손이 사죄가 잔잔한 파문을 던지고 있다.
18일, 경기도에 사는 윤모씨는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에 ‘저는 친일파 손자…역사와 민족 앞에 사죄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인명사전’을 만들었다는 기사를 읽고 혹시 자신의 할아버지도 일제 초기에 군수를 했으니 친일파 명부에 있지 않을까 하여 도서관에 달려가 찾아보았다.”라며 “해방 후에 반민특위를 통해 친일파를 청산하지 않은 것이 역사의 치명적 약점이었다”고 생각한 자신이 친일파의 후손임을 알게 된 심정을 글에 담았다.
또 글쓴이는 “오늘 난 민족문제연구소의 회원이 되었다. 이 발걸음은 작지만 이 나라, 이 민족의 역사바로세우기를 하는데 벽돌 한 장을 올리는 심정으로 나의 집안의 역사와 진실을 사죄하는 마음으로 세상에 고하는 것이다”라는 내용을 올려 사람들에게 현실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친일역사 청산은 지난한 역사와 장고한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친일파의 후손들은 각종 법정 소송을 통해 조상들의 부를 누리고 있다.
몇해 전, 국민들을 격앙케 했던 이완용의 후손과 송병준의 후손은 몇 조원에 이르는 땅찾기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여 수십억원을 벌어들인 사건은 광복후 친일파 후손들이 여전히 부와 권력을 누리고 사는 현실의 일각에 불과할 정도인 현실에서 윤모씨의 글이 시사하는 바는 의미심장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