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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죄 급증하는 우리나라…범죄 해결의 열쇠는 ‘프로파일링’

[인터뷰] 공정식 범죄심리학과 교수…“모든 범죄는 복합적 상호작용에서 비롯”

장선희 기자 | 기사입력 2011/12/03 [01:12]

흉악범죄 급증하는 우리나라…범죄 해결의 열쇠는 ‘프로파일링’

[인터뷰] 공정식 범죄심리학과 교수…“모든 범죄는 복합적 상호작용에서 비롯”
장선희 기자 | 입력 : 2011/12/03 [01:12]
얼마 전 전국 1등 할 것을 어머니께 강요받던 고3학생이 자신의 친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방 안에 8개월 간 방치한 사건이 있었다. 피의자인 A군은 어머니를 살해하고 한 달쯤 지나 시신이 부패해 악취가 나자 집에 있던 공업용 본드로 안방 문틈을 메우기까지 했다.

또한 아무 이유도 없이 행해지는 살인행위로 범행을 당한 피해자와 가해자의 상관성이 없는 일명 ‘묻지마 살인’과 같은 잔혹범죄가 급증해 사회 전반적인 공포를 키우고 있다. 지난 11월만해도 폐지를 줍던 70대 할머니를 자신을 쳐다보며 욕한 것 같다는 이유로 밀쳐 넘어뜨리고 할머니의 머리를 수차례 발로 차 숨지게 한 박모(40)씨, 가출한 아내와 뒷모습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얼굴도 모르는 30대 여성을 살해한 이모(55)씨 등 무차별적인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와같이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흉악하고 반인륜적인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범죄 심리를 분석해 일반적 수사 기법으로는 해결되기 힘든 수사를 해결하는 프로파일러(범죄심리학자)들이 있다. 이들은 상식적이지 않은 범죄 사건에 투입되어 용의자의 성격과 행동유형 등을 분석하고 도주경로나 은신처 등을 추론해 사건을 정확하고 쉽게 해결한다.

범인의 성격적 특성을 분석하고 용의자의 범위를 축소하여 범인검거에 기여하는 범죄심리학. 이를 지도하는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공정식 교수를 만나 프로파일링(범죄심리분석)의 특징과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됐던 흉악범죄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공정식 교수       © 박훈 기자

먼저 그는 프로파일링에 대해 “범죄심리분석은 범행의 동기를 찾고 범행당시 심리상태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향후 재범위험성이 있는지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분석하는 정밀한 작업”이며 범죄심리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범인의 성격을 정확하게 추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파일링은 직접적인 수사가 아니라 수사를 지원하는 업무이다. 우리나라는 프로파일링의 역사가 길지 않고 경찰에서 프로파일러들을 채용한지도 5년이 안되서 경찰 내 프로파일러 숫자도 50명이 안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쇄살인이나 연쇄방화 또는 연쇄강간 사건 등 각종 대형사건에서 프로파일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전체 범죄건수 중에서 중·대범죄사건의 숫자만 해도 약50만건이 넘는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향후 프로파일러들을 각 경찰서단위로 최소한 1명이상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범죄심리분석을 이용해 해결한 사건들의 사례는 무수히 많지만 그 중 부산 여중생 살인사건인 ‘김길태 사건’이 대표적이다. 범인 김길태를 검거하기 전에 프로파일러가 범인의 행동특성을 분석해 범인의 은닉지역을 부산지역으로 한정해서 설명했고 제주도에서 발생한 7세 여자아이가 실종된 사건에서도 프로파일러들이 단순가출이 아닌 인근지역의 성범죄자가 여아를 납치·살인했을 가능성을 예측했는데 실제로 검거 후 정확히 맞았다. ‘강호순 사건’ 또한 마찬가지로 프로파일러가 예측했던 범인의 특성들이 검거 후 강호순의 특성과 일치했던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공정식 교수       © 박훈 기자

공정식 교수는 “모든 범죄의 원인은 사회구조적·가정적 그리고 개인적 요인의 복합적 상호 작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개인의 도덕적 윤리의식만을 따지는 개인적 요인만이 작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 24일 발생한 모친살해사건의 경우에는 학력과 경쟁을 중시하는 사회 풍조와 더불어 부모의 별거 등 가해소년의 가정적 배경의 요인뿐만 아니라 결혼의 실패로 인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어머니가 자녀를 통한 보상심리와 그에따른 집착이 이같이 끔찍한 패륜범죄를 유발하게 만든 것이다. 여기에 가해학생은 어머니의 스파르타식 교육에 대한 반발심을 슬기롭게 해결 할 수 있는 분노해소 수단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려 했던 것이다.

공 교수는 “친족살인의 경우 ‘재산상속’ 또는 ‘가족구성원간의 학대에 대한 복수’가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건의 경우에도 어머니의 학대가 원인으로 보인다”며 “자녀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갖는 부모들의 특징은 사실 스스로 열등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또한 무차별적이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살인을 저질러 국민들에게 생활 속 불안감을 주고 삭막한 사회 분위기를 조장하여 심각성이 있는 일명 ‘묻지마 살인’이 급증되고 있는 현상과 범행의 동기를 공 교수를 통해 들어봤다.

“어느 범죄든 가해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이유없는 범죄는 없습니다. 우리가 묻지마 살인이라고 하는 경우도 피해자입장에서 보면 피해당할 만큼의 원인제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묻지마 살인이라고 하는 것이지, 가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사건 전에 가해자의 심리에 영향을 주는 강한 스트레스 요인들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학생의 경우 성적의 부진, 직장인의 경우 갑작스런 실업, 가정 내에서 배우자의 가출이나 이혼 그리고 개인적 성격장애 등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는 “이런 것들이 가해자 입장에서는 범행의 동기가 되고 이것은 범행당시 가해자가 매우 비합리적인 의식상태였다는 것”이라고 반증했다.

또한 “묻지마 살인의 가해자들은 범행 전 대체로 개인적 성격장애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범행 전부터 이상행동으로 주변사람들의 기피대상이 되어 외톨이처럼 생활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범행 전 범인들의 일반적인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반면 범행 후에는 “비합리적인 변명으로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성격장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망간 아내의 뒷모습과 닮아서 피해자를 살해했다’라고 주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우리사회가 과거보다는 훨씬 풍족해졌지만 과거보다 이웃 간 유대는 더 약화되고 성공을 위한 경쟁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하여 삭막한 대인관계가 형성된 것이 문제”라며 빈번한 범행발생의 원인이 사회적 분위기로부터 온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강압이 아닌 강요받는 사회 분위기로 경쟁에 시달린 사람들은 순간적인 상황판단이 흐려져 충동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더 높다.

따라서 공 교수는 “경쟁에 시달린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순화할 수 있는 생활 속 심리프로그램들이 일상적으로 제공돼야 한다”면서 “치열한 경쟁속에서 1%의 성공한 사람들로부터 패배당한 99%의 평범한 사람들이 좌절감을 느끼지 않도록 국가적인 복지정책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범죄예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공정식 교수 약력>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국가인권위원회 자유권분과 전문위원
대법원 법원행정처 전문심리위원
KOVA 피해상담사 자격관리위원장 등

시사포커스 = 장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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