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은 고소영
아름다운 내 다리는 좀 하지원
어쩌면 좋아
모두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아

원더걸스의 노래가사처럼 눈은 고소영, 다리는 하지원을 손꼽는으며, 여자 아이돌하면 소녀시대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가장 아끼는 꽃은 무엇일까? 아이러니하게도 무궁화가 아니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꽃 1위는, 20년째 장미가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는 다른 예사의 꽃들처럼 사람의 시각, 후각을 자극할 만큼 현란하거나 향기로운 꽃이 아니기 때문이지만, 국화로의 무궁화의 입지가 그만큼 한국인에게는 좁았던 것이 드러났다.

무궁화에 대한 의미와 민족성과 얼마나 민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안다면, 그리고 길거리에 은행나무와 벚꽃이 즐비하는 자리에 무궁화가 심겨진다면 달라지지 않을까?

백의민족, 동방의 예의지국의 국화인 무궁화(無窮花)는 외세의 침략에도 피고 지는 피고 또 피어 지지 않는다는 무궁(無窮)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민족의 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무궁화는 7~10월의 약 100일 동안 줄기차게 피고 지면서 단군 신화의 곰의 인내를 보여주며 영원함을 상징한다.    ©김영주 기자

선조들은 옛부터 미인을 일컬어 ‘돋아오르는 반달 같은 얼굴, 맑은 눈, 붉은 입술, 하얀 이, 오똑한 코…’ 등으로 표현하여, 지나칠 정도로 드러나는 아름다움보다는 은은한 보편의 미를 사랑하였다. 이에 지나침이 없이 고상하고 약 100일 동안 아름다움을 한결같이 간직하는 무궁화를 사랑했던 것이다.

이렇듯 무궁화는 7~10월의 약 100일 동안 줄기차게 피고 지면서 단군 신화의 곰의 인내를 보여주며 영원함을 상징한다. 보통 키가 2~4m이지만 가로수로 심는 교목으로, 옛날부터 동서양에 약용식물로 널리 알려진 무궁화는 나무껍질과 뿌리를 각종 위장병과 피부병 치료제로 써왔다. 꽃은 차로, 나무껍질은 고급제지를 만드는 데 이용되는 등 동서양에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 흔하게 무궁화를 찾아보기란 힘들다. 오히려 민족 말살정책으로 1907년 창경궁 건물을 허물고 곳곳에 벚꽃을 심은 일제가 1911년 궁을 원으로 격하시킨 다음 1924년 봄부터 색등을 밝히고 시작한 게 광복 후까지 이어졌던 창경궁 밤벚꽃놀이가 시작, 벚꽃놀이가 대표적인 꽃놀이로 정착하고 말았다.

특히 국모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그것을 기념하여 일본 왕에게 승전을 기념하기 위한 축제가  벚꽃축제이기에, 8일로 다가온 식목일을 위해 무궁화를 각 시와 보훈단체 혹은 가정에서 심도록 장려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릴 적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며 동네 골목에서 들려오던 말처럼, 식목일이 8일로 남은 이때 벚꽃과 국외에 뿌리를 둔 수목을 심기보단, 국화인 무궁화를 동네마다 심는다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특별한 식목일을 보내는 길이 될 것이다.

시사포커스 = 김영주 기자 inju19rl@naver.com

기사제보 - newsshare@newsshare.co.kr
< ⓒ 뉴스쉐어 -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정론. > 
3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작성 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주세요.

• 닉네임
• 비밀번호
• 
• 도배방지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