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뉴스쉐어 = 남경원 기자] "봉사요? 저 바빠요. 다음에 할게요"
어려운 이웃 위해 시간을 잠시만 내달라는 학생들의 간절함을 뿌리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나마 말로 거절하는 것도 다행. 몇몇 사람은 아예 눈도 마주치지 않고 손을 뿌리친다.
대구의 중심가 중앙로 메트로에는 수많은 인파가 오가며 금요일을 만끽하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부끄러움을 뒤로 하고 얼굴 한번 못 본 어린이들을 위해 지나가는 한 사람씩 붙잡고 봉사를 권하는 학생들을 만날수 있었다.
그렇게 거절당하면 무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괜찮아요. 어쩔 수 없죠.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하죠"라며 미소를 짓는 학생에게서 때묻지 않은 싱싱함이 느껴졌다.
학생들이 자판을 깔고 운영했던 것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으로 7개 팀으로 구성돼 기부홍보를 활동하고 있었다.
한창 취업준비를 위해 학점, 토익, 자격증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왜 봉사를 하게 되었는지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릴 적 초록우산재단 수급자였다던 임혜진(22) 학생은 "저라고 취업 걱정 안하겠어요? 요즘엔 봉사도 스팩이죠"라며 "토익, 컴퓨터자격증은 너무나 기본인 요즘, 해외봉사나 장기봉사가 특별한 스팩"이라고 말했다.
스팩을 목표로 봉사활동 오는 대학생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마음으로 오는 사람들은 며칠 아놰 못하겠죠"라며 "진짜 스팩은 마음의 스팩이죠. 봉사활동을 하면서 뿌듯함은 다른 곳에선 가질 수 없는 선물"이라고 답했다.
대학생홍보단 길거리 홍보, 학교폭력, 아프리카 어린이 식수 캠페인 등으로 활동 중인 이지민(24) 학생은 "이런 봉사는 많은 사람에게 우선은 알려주는게 목적"이라며 "사실 봉사를 열심히 한다고 말하는게 부끄러운거 같다. 일주일에 한번 나와서 하는 캠페인이고 시간 안되면 못나올때도 있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활동할 것이라며 진솔히 답했다.
▲ 대구 메트로안에서 봉사활동의 취지를 설명하는 임혜진(22) 학생 © 남경원 기자 | |
단순한 기부를 넘어서 학생들의 재능과 시간을 봉사활동으로 유도하는 재단의 구조와 그로 인해 학생들에게 봉사정신을 심어주는 것은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장치이지 않을까.
한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세상의 모든 어린이가 자신의 권리를 가지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기부후원뿐만 아니라 인재양성·문화예술·폭력예방교육·국외자전거지원 등 폭넓게 운영되는 국내 최대의 아동복지 전문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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