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국가조찬기도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인 길자연 목사가 인도했다. 길 목사가 “우리 다같이 이 자리에 무릎을 꿇고 하나님을 향한 죄의 고백을 기뻐하면서 죄인의 심정으로 통성기도(소리내어 함께기도) 합시다”라고 하자, 3000명에 가까운 참석자들이 모두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 내외도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통성기도를 드렸다. 이는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처음 있는 일로 알려졌다.
▲ 3일 국가조찬기도회 통성기도 때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대통령 내외
하지만 한기총은 금권선거를 비롯한 여러가지 비리로 어수선한 상태의 조직인데다,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슬람채권법, 수쿠크)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하야까지 공언한 상태에서 정부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의 무릎꿇은 모습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정교분리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기독교계의 압력에 무릎꿇은 건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SNS에는 ‘국민에게 무릎꿇지 않는 대통령이 하나님한테만 무릎꿇으면 되겠는가?’,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뭔가 해놓고 기도해라’, ‘우리나라의 국교가 기독교냐?’는 등의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도회에서 “한국 교회가 사회적 갈등의 매듭을 풀고 국민통합을 이루어내는 가교가 되기를 소망한다”며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겸손하며 자신을 절제하는 자세가 지금 우리 사회가 화합을 이루고 성숙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중동의 정치 불안으로 국제정세가 매우 불안하고 세계경제도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가 다시 한번 힘을 모으면 당면하고 있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