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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0·28 재보궐 선거 코앞…"투표일이 언제에요?"

‘시민의 발’ 뽑는 자리에, 정작 시민은 없어

박정미 기자 | 기사입력 2015/10/26 [22:23]

[르포]10·28 재보궐 선거 코앞…"투표일이 언제에요?"

‘시민의 발’ 뽑는 자리에, 정작 시민은 없어
박정미 기자 | 입력 : 2015/10/26 [22:23]

“선거운동하는 사람들이 다니는 걸 보니 선거를 하는 모양이긴 한데, 무슨 선거인지는 모르겠네요. 투표일은 언제래요?”


10.28 재보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지난 23일 울산 중구 병영사거리에서는 두 후보들의 열띤 선거운동이 펼쳐지고 있었지만, 정작 유권자의 반응은 '무관심' 그 자체였다.


선거운동원들은 톡톡 튀는 색깔의 옷을 입고 후보의 번호가 최대한 잘 보이도록 띠를 두른채 지나가는 시민 한명 한명에게 인사를 하거나 명함을 돌리는 등 선거 유세에 바쁜 모습이었다.


도로 양쪽에 걸린 두 후보의 플래카드와 거리 곳곳에 붙은 선거 후보자 홍보 포스터에서 선거분위기를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 지난 23일 울산 중구에서 선거운동원이 선거 유세를 하고 있지만 시민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뉴스쉐어

 

병영사거리 곱창골목 쪽으로 들어서자 “병영출신이라 사정을 너무 잘 안다. 병영 발전을 위해서는 이재철 후보를 꼭 찍어달라”는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빨간색 잠바를 입은 기호 1번 이채철 후보측 선거운동원이 유세차량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목소리 높여 한표를 호소하고 있었다.

 

하지만 열정적인 후보측의 선거운동과는 달리 이곳을 지나가는 시민의 반응은 무관심 일변도였다. 선거 후보자가 연설을 하는 차량에 모여 와 귀 기울이는 사람은 누구 하나 찾아 볼 수 없었다. 눈길조차 주지 않고 각자의 갈 길을 가는 시민들이 대부분이었다. 가끔 선거운동원에게 아는 체를 하거나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었지만, 이는 대부분 선거운동원의 지인 정도였다.


시민의 무관심과 무반응에 힘이 빠졌는지 큰 소리로 유세를 하던 선거운동원들도 차량 난간에 몸을 기댄채 한숨을 푹 쉬는 모습도 보였다. 


이 곳에서 100m쯤 떨어진 기호 4번 천병태 후보측 선거진영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횡단보도를 건너 온 시민에게 선거운동원이 천 후보를 지지해 달라며 인사를 건넸지만 대부분의 시민은 운동원을 무관심하게 지나갔다.

 

▲ 지난 23일 울산 중구의 한 횡단보도에서 선거운동원이 선거 유세를 하고 있지만 시민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박정미 기자

 

반대쪽 횡단보도에서는 연두색 잠바를 걸치고 흰 띠를 두른 천병태 후보의 아버지가 지나가는 시민에게 “천병태 후보가 내 아들이다. 시의원을 두번이나 했다”며 명함을 나눠주고 있었다. 하지만 건네는 명함을 아예 받지 않는 시민이 대다수였고, 일부는 어쩔 수 없이 명함을 받은 뒤 바로 바닥에 버리기도 했다.


천병태 후보측 자원봉사자는 “시민이 선거 자체에 관심이 너무 없다. 심지어 선거 날짜조차도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실정이다. 정작 선거의 주인공인 유권자들이 관심없는 선거라 지인들을 많이 동원해서 투표하면 그 후보가 당선될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벤치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하던 50대 아주머니는 투표에 대해 아느냐, 투표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귀찮다는 듯 “관심 없어요”라며 고개를 돌렸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20대 청년은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 옆에 서 있던 20대 대학생도 “시간도 없는데, 대통령 선거도 아니고 웬 투표냐”며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힌 유권자도 있었지만, 선거에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벤치에 앉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엄 할아버지(80)는 “투표를 하긴 할 것이지만, 후보에 대해서 잘 모르고 직접 본적도 없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끌고 가던 손 할아버지(76)는 “바빠서 선거유세장에 가보지 못해 후보들의 공약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모르겠으면 늘 여당을 찍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할지 결정 못했다. 그런데 투표는 언제 한다더냐”고 기자에게 되레 질문을 건네왔다.


이번 10·28 재보궐선거는 총 24개 선거구에서 치러진다. 울산은 중구 기초의원 선거로 새누리당 이재철 후보와 무소속 천병태 후보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시민의 반응은 ‘무관심’ 그 자체여서 투표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민의 발’을 뽑는 자리에, 정작 시민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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