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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칼럼]예술가는 그저 아기일 뿐 – '피크 오브 데스티니'

Tenacious D; The Pick of Destiny

박하얀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6/01/07 [00:19]

[영화칼럼]예술가는 그저 아기일 뿐 – '피크 오브 데스티니'

Tenacious D; The Pick of Destiny
박하얀 칼럼니스트. | 입력 : 2016/01/07 [00:19]

<예술가는 그저 아기일 뿐 – 피크 오브 데스티니> .by 박하얀

 

Tenacious D; The Pick of Destiny


 예술이란 무엇일까, 음악이란 무엇일까. 창작하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 어린 아이와 같은 순수함이라든가, 혹은 상상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여기서 프로가 되기 위해 필요한 건 이 순수를 받쳐주는 기술일 겁니다. 그래서 위대한 예술가가 되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죠. 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짧게는 2-3년, 길게는 평생을 걸치는 분야도 있을 테니. 허나 그 오랜 기간 동안 우리는 순수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질문에는 누구라도 쉽사리 장담할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이러한 고뇌에 대해 그들만의 방식으로 각오를 내보이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영화 <테네이셔스 D : 피크 오브 데스티니> 의 주인공인 JB(잭 블랙)와 KG(카일 가스).

 

 

  이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어린JB가 엄숙한 집안을 벗어나 락을 배우기 위해 떠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어린JB는 어른이 되어 헐리우드에 도착하고, 락을 배우기 위한 열정은 '운명의 단짝 KG(카일 가스)' 를 만나, 밴드 '테네이셔스 D'를 결성하게끔 합니다. 이들은 대작을 만들기 위해 악마의 송곳니로 만들어진 전설의 피크를 찾아 나서는데...

 

 ‘악마의 송곳니로 만든, 대작을 만들 수 있는 운명의 피크‘ 이것이 이 영화의 제목 풀이라고 할 수 있네요. 참으로 황당무계하지 않나요? 진지하고 고뇌하는 음악영화를 선호한다면 단연코 이 영화는 그것을 충족해주지는 못할 겁니다. 누가보아도 ’B급 영화‘ 이므로.

 

 주인공들은 배우이자, 음악인입니다. 실제로 영화에서의 배역과 같이, 이들은  '테네이셔스 D'라는 2인조 밴드에 소속되어 있죠.

 

 현실에 입각한 자전영화이지만, 조금은 유치한 설정('운명의 피크'를 얻는 자는 최고의 락음악을 만들 수 있다)으로 인해 영화는 완벽한 허구성을 얻습니다. 그러나 이 과장된 설정들은 오히려 이들의 순수하고 솔직한 음악적 열망을 드러내죠.

 

 이를 드러내는 부분이라 하면, 극중 주인공 JB(잭 블랙)는 아무도 오고가지 않는 쓸쓸한 밤의 거리, 벤치에 몸을 눕혀 외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죠.

 

"I'm just a baby! (나는 그저 아기일 뿐!)"

 

 그리고 이 대사는 이 영화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함께 아기가 되게 만드는 마력이 있습니다. 당연 '뭐 이런 뜬금없는 말을 하지?' 하면서 실없이 웃어보이게 하는 정도의 마력이라 하면 수긍이 가겠죠.

 

 예술의 순수함, 어린아이의 장난과 같은 날 것. 어른이 되어 잊어버린 이 기쁨을 대리만족시켜주는 것. 이것이 이들의 방식입니다.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당당하게 선포하는 것만 같은 주인공들.

 

 

 "보세요, 우리는 이토록 망가지고 우스꽝스럽지만, 이렇듯 대작을 만들었습니다!(혹은 만들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 영화는 밴드 ’테네이셔스 D’ 의 음악적 각오이기에, 지극히 개인적인 상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철저하게 자신들만의 허구를 표현한 것이기에 대중적인 호감을 얻을 수는 없을 테죠.

 

 이러한 단점은 오히려 장점이기도 하네요. 이상하지만, 그것이 가장 솔직하고 순수하기 때문이에요. 이 순수함에서 발현되는 공감은 여타, 소위 말하는 ‘A급’ 음악영화에서 발현되는 공감과는 다릅니다. 완전한 제멋대로! 의 것을 발견하는 것만큼, 반전의 감동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국내개봉이 되지 않았지만 이미 상당수의 마니아층을 형성했습니다. 실제로 밴드 '테네이셔스 D'는 2014년 내한공연까지 했으니 말이에요.

 

 이들은 이 영화가 대중적으로 흥행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 같네요. 이것은 순수한 예술의 발로이므로. 그저 이들은 선언한 것일지도 모르죠. 자신들의 예술이 얼마나 순수를 지향하는지. 얼마나 아기의 것인지를.

 

 생각 없이 보기에 좋은 영화라는 것이, 별로인 영화라는 것은 아니죠. 오히려 순수하게 웃고, 순수를 발현시킬 수 있는 영화이기에 '테네이셔스 D'는 이미 목적을 달성한 것과 같습니다.

 

 만일 이들의 매니아가 되어 우스꽝스럽지만 진실한 본성을 찾고 싶다면 이 영화는 당연 으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그저 아기일 뿐이었으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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