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상을 건너갈 수 있는 징검다리가 돼줄게요"안산 징검다리 봉사회, 그룹 홈 거주 아이들 행복한 가정 만들기 수년 째 봉사
“가정을 잃은 청소년들이 일반 가정과 똑같은 환경에서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과 정상적인 학교 교육은 물론 예절 교육과 가정 교육을 받으며 자랄 수 있기를 꿈꾸어 봅니다.”
안산시 내 그룹 홈에 거주하는 3세부터 19세까지의 70여 명의 아이를 돕기 위해 안산 징검다리 봉사회는 2012년 10월부터 매달 둘째 주 토요일에 사랑의 식사를 준비하는데 시간이 맞춰져 있다.
지난 23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와동 들꽆피는 학교 내 2층 식당에서는 30여 명의 봉사자가 모여 떡국 등을 준비하고 있었다.
비좁아 보이는 주방 내의 봉사자들은 주황색 앞치마와 장화, 고무장갑을 끼고 그릇 등을 정리하며 한 달에 한 번 외식하러 찾아오는 아이들을 위해 식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식당 내 입구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박승희 총무는 “이젠 성인이 된 자녀들과 봉사회에서 만난 이 어린아이들이 다 내 자녀 같고 참 밝고 예쁘다. 누가 보더라도 여느 가정집 아이와 별반 다르게 보이질 않을 것”이라며 행복한 가정을 이야기했다.
이어 “인원이 많다 보니 아이들과 동시에 한자리에 모여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찾기가 참 힘들다”고 애석한 마음과 함께 소망을 넌지시 제시했다.
정오가 다 되어가는 시각 아이들의 목소리가 이내 들려오며 봉사자들은 잠시 일을 멈추고 아이들과 함께 동 건물 4층으로 모여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간단한 참석자 소개와 인사가 이루어졌다.
예쁘게 차려입은 52명의 아이들은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세배를 드리는 가운데 포옹과 덕담을 전달받으며 깨알 같은 웃음과 환한 표정을 자아내어 준비한 이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해 주었다.
특히 절반 이상이 10세가량의 아이들이 많아 보였고, 올망졸망한 모습으로 세뱃돈을 받기 위해 자신의 차례가 속히 오기를 기다리는 눈치가 여간 귀여워 보였다.
아이들을 지켜보던 유승열 회장은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아이들이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진정성 있는 모습에 이젠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 인사한다”면서 옅은 미소와 함께 “봉사회원들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휴먼 라이브러리라는 재능기부로 더 가까워졌다”고 귀띔했다.
한편, 관내 3곳에서는 부모의 이혼이나 경제적인 이유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가정이 해체되어 가정에서 보호 양육받지 못하는 청소년들과 가족이 되어 함께 가정을 이루어 살아가는 그룹 홈(Group Home) 공동체가 이들을 지원 운영하고 있으며, 징검다리 봉사회 등에서 소규모 후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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