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장엄한 미륵전과 자연을 품은 ‘김제 금산사’백제법왕 599년 창건, 국보 제62호 보물 10점 간직
지난 7일 오전 전북 김제시 금산면 위치한 금산사로 가는 길에 들어서자 벌써 속세를 떠나온 듯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나무 그늘과 단아한 돌담길을 따라 차차 걷기 시작하면 부지런히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조금만 더 걸으면 맑은 물에 어지러운 마음을 떠내려 보내는 해탈교를 건너 불법을 수호하는 외호신인 사천왕을 모신 전각인 천왕문을 지나 본격적으로 금산사의 위용을 드러내는 건물과 석탑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백제법왕 원년 서기 599년 왕실의 번영을 기원하면서 창건된 금산사는 미륵전 국보 제62호와 보물 10점이 있는 문화재의 보고다.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모신 법당인 대적광전을 중심으로 석련대(보물 23호), 육각다층석탑(보물 27호), 방등계단(보물 26호) 등 보물들이 곳곳에 펼쳐지며 비로소 국내 유일하게 현존하는 3층 목조건물 불전인 미륵전과 마주하게 된다.
어른이 되어 금산사를 다시 찾은 박형준(25)씨는 “어렸을 때 소풍으로 가끔 왔던 곳인데 커서 절 곳곳에 담긴 의미를 알고 찾아와보니 정말 새롭고 금산사가 지닌 보물들의 가치와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특히 건물 총 높이가 20m가량 되는 3층 건물은 얼핏 보통 3층 건물같아 보이지만 내부는 통층으로 이뤄져 이곳에 거대한 미륵불이 모셔져 있어 보는 이들마다 입이 벌어지게 할 정도로 그 장엄한 자태가 돋보인다.
미륵전에는 후백제 견훤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후백제 935년 견훤은 후처의 아들 넷째 금강에게 권력을 물려주려 하지만 큰아들인 신검과 형제들의 모반으로 이곳 지하에 3개월 동안 갇혔다.
이후 탈출한 견훤이 고려에 항복하고 왕건을 도와 신검, 양검, 용검을 모두 죽이는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기도 한 곳이다.
이날 금산사를 찾은 김경숙(42)씨는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평안해진다”며 “아이도 흔히 볼 수 없는 절의 불상과 석탑, 건물들을 보고 신기해했고 많은 절을 가봤지만 미륵불이 모셔진 모습은 처음 보게 돼 감탄을 금치 못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날 김제 금산사의 성보문화유산의 역사와 가치를 조명하는 학술세미나가 열려 방등계단, 오층석탑 사리장엄구 등에 대한 연구가 발표됐다.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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