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쉐어 NewsShare -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정론!

[르포] 5‧18최후항쟁지 옛 전남도청 “후대 위해 역사현장 보존해야”

“아트건물로만 인식될까”우려…‘천막농성은 진행 중’

박해진 수습기자 | 기사입력 2016/10/11 [20:54]

[르포] 5‧18최후항쟁지 옛 전남도청 “후대 위해 역사현장 보존해야”

“아트건물로만 인식될까”우려…‘천막농성은 진행 중’
박해진 수습기자 | 입력 : 2016/10/11 [20:54]

 [뉴스쉐어=박해진 수습기자] ‘5‧18 최후항쟁지, 옛 전남도청. 박제화 된 전시관이 아니라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살아있는 역사현장입니다’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과 계엄군의 최후 항쟁이 있었던 옛 전남도청에는 건물을 가득 메운 큰 글씨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현수막을 보며 옛 전남도청에 다다르면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오는 스피커와 함께 그 옆에 자리한 한 천막을 보게 된다. 바로 ‘518 최후 항쟁지, 옛 전남도청 보존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 농성장’이다.

 

▲ 지난 9일 옛전남도청 앞, '518 최후 항쟁지, 옛 전남도청 보존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 농성장'     ©박해진 수습기자

 

지난 9일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각. “오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다”며 비가 오나 태풍이 오나 33일간 꿋꿋이 이 자리를 지켜온 정춘식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이 한 마디 한다. 그리고는 다시 거리를 오고가는 사람들을 보며 그 자리를 지킨다.

 

하루에도 수백 명씩 오고가는 거리 속에서 천막농성을 하는 이유가 궁금했던지 멀리서 두리번거리던 한 청년은 결국 천막에 와서 이유를 묻는다. “날씨도 쌀쌀한데 이런 현수막을 걸고 왜 여기 계시는 거예요?”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5월 단체 위원들은 “옛 전남도청은 5‧18항쟁의 현장인데 지금 문화체육부는 옛 전남도청을 예술의 전당 일원으로만 보고, 살아있는 역사를 다 지우려 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후대까지 이어질 역사를 보존하고 오월정신을 계승하고자한다. 시민들과 뜻을 같이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청년은 “사실 저도 말씀해 주시기 전까지 아시아문화전당이 새로 리모델링한 건물인 줄로만 알았어요. 왜냐면 겉으로 보기에 다 새 건물이잖아요. 분명 옛 전남도청이 이 건물이 맞는데 역사 속 건물 같지 않아요”라고 대답에 호응했다.

 

▲ 리모델링 된 옛 전남도청     ©박해진 수습기자

 

옛 전남도청 자리는 이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다. 게다가 수백 명의 시민군이 민주화를 외치며 피 흘리고 죽어간 옛 전남도청 일원은 옛 흔적조차 없어 민주화 항쟁지라 불리기 무색할 정도다.

 

천막 앞에는 전남도청 보존을 위한 농성을 들은 시민들이 방명록을 쓰기도 한다. 할머니부터 손자까지 삼대가 천막에 왔다. 손자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거 뭐예요?” 묻더니, 아이의 엄마가 설명해준다. 이어 옆에 서있던 5월 단체 한 위원은 "역사 남겨놓으면 다 너희들 것이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한다.

 

특히 방명록을 남긴 이영숙(가명‧64)씨는 한숨을 쉬며 “이거 구 도청 유지하려고 하는 거죠?”하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결국 껍데기만 남게 생겼네, 정부가 역사적 가치도 모르면서 어떻게 관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이 가자 이윽고 ‘5.18’노래의 가사가 들려온다.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깃발 없는 진압군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탱크들의 행진 소릴 들었소….’ 5월 단체는 노래를 들으며 이렇게 말한다.

 

“문화전당 측은 5월 27일 최후의 날 당시 1층에 있던 방송실을 겸한 시민군 상황실 자리를 엘리베이터로, 그 뒤도 기계실을 설치했다. 우리는 이미 철거된 것은 어쩔 수 없고 또 아예 철거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내부를 역사 현장 그대로 흔적만이라도 복원시켜놓길 바라는 것이다”라고.

 

▲ 정식 개관한 지 1년이 다 됐지만 핵심 시설인 민주평화교류원은 아직도 닫혀 있는 상태다     ©박해진 수습기자

 

한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소속된 기관으로써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25일 정식 개관했다. 정식 개관한 지 1년이 다 됐지만 핵심 시설인 민주평화교류원은 아직도 닫혀 있는 상태다.

 

민주평화교류원은 5·18 항쟁의 중심으로 보존이 결정된 옛 전남도청 본관과 별관, 회의실 등 6개 건물을 활용해 항쟁 열흘의 과정을 예술로 보여주게 된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수지맞은 우리' 함은정X강별, 두 자매의 숨 막히는 옥상 대치 ‘흥미진진’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