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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근혜 봉사자, 37년 미용기술 아낌없이 나눠

"'봉사'란 재능을 나누는 것뿐 자랑할 것은 아냐"

김수현 기자 | 기사입력 2017/01/17 [20:24]

[인터뷰]김근혜 봉사자, 37년 미용기술 아낌없이 나눠

"'봉사'란 재능을 나누는 것뿐 자랑할 것은 아냐"
김수현 기자 | 입력 : 2017/01/17 [20:24]
▲ 신천지 자원봉사단 김근혜 봉사자 (사진=신천지자원봉사단)     © 뉴스쉐어

 

[뉴스쉐어=김수현 기자]김근혜(57·여) 미용사에게 '봉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37년의 미용사 경력 중 25년을 봉사활동에 힘써왔다. 미용 경력의 절반 이상을 '봉사'로 채워온 셈이다.

 

어릴 때부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다는 김 미용사는 미용 일을 시작하면서 가진 재능을 나눠야겠다고 결심했다.

 

현재는 하남 신천지 자원봉사단에서 3년째 이·미용 봉사자로 활동하며 장애인 단체, 요양원 등 다양한 곳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근래에는 매달 둘째 주 화요일마다 요양원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머리를 손질해드리고 있다.

 

"제가 하는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봉사대상자들이) 고마워하거나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그 마음들이 너무 순수하고 예뻐서 가슴이 뭉클해져요. 그런 모습에 제가 더 감동을 받고, 많은 것을 느껴서 돌아가죠."

 

그는 재능을 나누고자 봉사를 시작했지만 오히려 더 많은 걸 얻어오는 것 같다고 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에 대해 요양원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를 떠올렸다.

 

"저는 그분을 '긍정 할아버지'라고 불렀어요. 뇌사로 쓰려지셨다가 일어나신 터라 몸이 불편하셨지만 항상 밝고 긍정적이셨거든요. 저희 봉사단에서 머리를 잘라드리고 나면 몇 번씩이고 인사를 하셔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우리가 해야 하는 말들인데 말이죠."

 

김 미용사는 그분을 보며 우리는 더 나은 조건으로 사는데 만족하기는커녕 불평만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우리는 불평할 게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그분들을 보면 정말 내 부모님 같고, 자식 같은 마음에 머리 하나를 잘라 드려도 더 마음에 들게, 더 정성스럽게 해드리려고 해요."

 

그래서인지 아무리 늙고 아프신 분이라도 원하는 대로 잘라드린다고 한다. 그는 “봉사대상자들에게 '이렇게 하면 안 예뻐요' '조금 더 다듬어보세요'라고 하면 마음 상해하시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해드려요. 그래야 다음번에도 안심하고 맡기시기도 하고요”라며, 그것이 그분들에 대한 예의이고 자신만의 봉사 노하우라고 전했다.

 

봉사활동을 오래 이어오는데 고충은 없었을까. 김 미용사는 미용실 운영과 봉사활동 병행에 어려움이 없냐는 질문에 “사실상 자리 비우는 시간은 두 시간 밖에 안 되기 때문에 본인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 미용사가 운영하는 미용실 7년째 이용 중인 박태희(43·서울 강동구)씨는 “김 미용사가 정기적으로 봉사를 가는 걸 알기 때문에 이제는 봉사 날을 피해서 온다”며 “불편하다기보단 오히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봉사대상자들이 주는 ‘힐링’도 꾸준한 봉사에 한몫했다. 그는 봉사대상자들이 '언니'나 '이모'라고 불러주는 모습이 그렇게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봉사 전날 미용실이 바빴다거나 다른 일정으로 피곤해도 빠질 수 없었다고.

 

하지만 항상 '힐링만' 받는 건 아니었다. "'신천지 자원봉사단'으로 봉사를 나가면 도움받는 분들은 개의치 않아 하지만, 해당 단체나 기관 관계자분들은 처음엔 인사도 안 받아주실 정도로 냉랭했어요. ‘신천지’에 대한 오해와 편견 때문이었죠.“

 

김 미용사는 몸의 피로보다 색안경 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힘들고 속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먼저 반갑게 맞아주신다고 한다.

 

“저희 봉사단들의 진심을 알아주신 것 같아요. 실제로 만나 본 신천지 사람들의 모습은 기존에 들었던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제는 인사도 먼저 해주시고, 커피도 준비해주셔요. 그전에는 커피도 미리 먹고 가거나 피곤해도 참았죠(웃음)."

 

그는 봉사에 대한 순수한 마음까지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미용사에게 '봉사'란 무엇일까. 그는 "내 생각이 가고 마음이 따라야 온전한 봉사"라고 답했다.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헌신하는 것이 '봉사'라는 것. 이어 그는 "'재능기부'도 자신만이 가진 재능을 나누는 것뿐이지 자랑할 것은 아니에요"라며 소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 김근혜 봉사자에게 ‘봉사’란 “재능을 나누는 것뿐이지 자랑할 것은 아니”라고 한다. (사진=신천지자원봉사단)     ©뉴스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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