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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드라마틱한 그녀의 탈북 스토리’… 한국 생활 5년 차 이영옥 씨를 만나다
“하나님 안에서 통일돼 북한에 하나님 말씀 전하는 것이 꿈이에요”
 
전재원 기자 기사입력  2018/03/03 [21:19]

“북한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도 누굴 원망하거나 누구에게 기대어 희망을 품는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 할 일입니다. 한국에 넘어와서야 희망이 무엇인지 소망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 한국에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한 탈북자 이영옥씨. © 전재원 기자

[뉴스쉐어=전재원 기자] 제법 봄기운이 느껴지는 지난 2일, 창원에 거주하는 탈북민 이영옥(41·여) 씨를 만났다. 한국에서 생활한 지 올해로 5년째라는 그녀는 아직도 북한 특유의 억양과 말씨를 많이 갖고 있었다.

 

그녀의 스토리는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을 만큼 기구하고 드라마틱했다.

 

그녀는 황해북도 황주군의 한 가난한 집 큰 딸로 태어났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는 군대에서 사고로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몸이 아파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 때가 내 나이 18살이었습니다. 나는 아무 준비 없이 동생 3명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이 돼버렸어요. 아무리 애를 써도 북한에서 여자인 내가 동생 3명을 보살피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죠. 궁리 끝에 생사를 걸고 두만강을 건넜습니다.”

 

어린 나이의 생각으로는 중국에서 돈을 벌어서 금방 동생들에게 돌아갈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현지 브로커에게 붙잡혀 26살에 중국인에게 강제로 시집을 가게 됐다고. 그길로 지금까지 동생들과는 만날 수 없는 이별 상태다.

 

중국에서의 시집살이 또한 말할 수 없이 고되고 힘들었다.

 

“중국인 남편과는 22살이나 차이가 났어요. 말이 시집이지 거의 노예로 팔려 간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시어머니와 남편은 새벽부터 들에 보내 일을 시키면서도 밥을 주지 않았어요. 그러다 임신을 하게 돼 좀 나아지나 기대했는데 굶기는 마찬가지였죠. 너무 배가 고파 남의 밭에서 생감자를 몰래 캐서 먹으며 배를 채우곤 했습니다.”

 

그렇게 생활을 하던 중 또 중국 공안에게 발각 돼 북송될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고. 하지만 “운 좋게도 중국인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과 함께 라오스, 태국을 거쳐 천신만고 끝에 한국으로 올 수 있게 됐다”며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서인지 그녀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어렵게 한국으로 왔을 때 그녀 나이는 36살이었다. 몰래 숨어서 먼 거리를 둘러 한국에 온 탓에 그녀의 건강 뿐 아니라 5살이었던 아들의 건강상태도 좋지 못했다. 하지만 곧 한국 국적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과 ‘이제 살았구나’라는 안도감에 아픈 줄도 모르고 마냥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생활 또한 녹록치는 않았다.

 

한국에서는 그동안의 삶과는 다를 것이라는 희망도 잠시, 탈북자라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이 씨는 한국에서도 많은 서러움을 당했다.

 

그녀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많지가 않았다. 창원의 한 식당에서 일할 때였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그녀가 북한 사람이라 한국의 시스템을 모르는 줄 알고 자기들이 해야 하는 온갖 잡다한 일을 몽땅 그녀에게 시켰다고 한다. 일을 배워서 인정받고 싶었지만 배우기는커녕 과중한 허드렛일로 몸이 남아나질 않았다고. 하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기에 알아도 모르는 척 그 수모를 다 이겨냈다고 말했다.

 

“그래도 나는 하나님을 만나 신앙생활을 하게 되면서 위로도 받고 소망도 생겼다. 하지만 많은 탈북자들이 남한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마음을 닫은 채 소속감 없이 살아가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 씨는 현재 경남 창원에 있는 신천지 창원교회에 다니고 있다.

 

“남한에 온지 3년 만에 바로 신앙생활을 하게 됐어요. 신앙 덕분에 그동안 주눅 들고 눈치 보며 불안해하면 살았던 과거의 모습은 이제 다 사라졌습니다. 살면서 한 번도 받아보니 못한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소망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자신이 바라는 세상과 꿈’을 조심스레 털어놨다.

 

“북한체계는 신이란 존재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나의 꿈은 하나님 안에서 통일이 돼 북한 사람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거예요. 그들에게도 지금 내가 느끼는 삶의 소망과 희망을 알게 해주고 싶습니다.”

 

또 이 씨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한국선수와 북한 선수의 이별 장면을 뉴스에서 봤다”며 “여자 아이스하키 남한 선수들과 북한 선수들이 헤어짐에 아쉬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빨리 통일이 돼 동생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진실만을 알릴것을 다짐합니다.
기사입력: 2018/03/03 [21:19]  최종편집: ⓒ NewsShare 뉴스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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