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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 5만원 못벌어”… 부업으로 선택한 대리운전

계속되는 경기 불황, “지출은 정해져 있는데 수입은 턱 없이 모자라”

전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18/03/19 [19:26]

“9시간 5만원 못벌어”… 부업으로 선택한 대리운전

계속되는 경기 불황, “지출은 정해져 있는데 수입은 턱 없이 모자라”
전재원 기자 | 입력 : 2018/03/19 [19:26]
▲ 대리운전기사 이모 씨가 대리 콜을 기다리며 휴대폰을 보고 있다.     © 전재원 기자

[뉴스쉐어=전재원 기자] 창원의 한 조선업 관련 회사에 근무하는 이모(48) 씨. 그는 오후 5시에 퇴근을 하면 집에서 두 시간 정도 휴식을 한 뒤 저녁 8시에 다시 대리운전회사에 출근을 한다. 요즘 조선 업계의 불황으로 회사에 일감이 줄어 잔업 근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 씨는 “애들 학원비라도 보탤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대리운전도 만만치가 않다”며 “새벽 5시가 넘는 시간까지 9시간 정도를 일해도 집에 들고 가는 돈은 평균 5만 5천 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손님이 없는 날에는 4만 원 벌기도 힘들다. 하지만 이거라도 벌어가야 가정 경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니까 수입이 적어도 그만둘 수가 없다”고 했다.

 

지난 금요일 밤에 찾은 창원시 상남동 거리. 불과 일 이년 전만 해도 불금을 즐기기 위해 나온 사람들로 거리가 북적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빌딩 쇼윈도만 화려할 뿐 거리에는 차들도 사람도 뜨문뜨문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했다.

 

이런 날이 계속될수록 대리운전기사들의 속은 타들어 간다. 근처 한마음 병원 주차장 한편에 마련된 ‘이동노동자 쉼터’에도 대리 콜을 기다리는 대리운전기사 10여 명이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쳐다보며 손님을 간절히 기다리는 모습이다.

 

밤 10시 30분이 지나서야 3명의 기사가 콜을 받고 나갔다. 몇몇 대리기사는 마냥 기다릴 수가 없었는지 ‘직접 콜을 받겠다’며 거리로 나갔고, 남겨진 기사들은 쉼터 앞에서 애꿎은 담배만 연달아 피운다.

 

▲ 대리운전기사들이 새벽에 허기진 배를 간식으로 채우고 마지막 대리 콜을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다.     © 전재원 기자

 

5년째 전업으로 대리운전기사를 하고 있는 전모(52) 씨는 다니던 회사 경기가 좋지 않아 퇴직을 강요받고 어쩔 수 없이 퇴직을 했다. 그 후 재취업은 엄두도 못내 대리운전기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처음 시작했을 때는 평일에도 하루에 10만 원도 찍고 했었는데 요즘에는 5만 원 벌기도 힘들다”며 “하루에 평균 6~7개 정도의 콜을 받는데 콜당 수수료 30%는 업체가, 출근비 3천 원과 프로그램 사용료 500원, 또 매달 보험료까지 내고 나면 경기가 좋을 때는 그나마 수입이 있었지만 지금은 수수료 메우기도 버겁다”고 하소연했다.

 

가족들 몰래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는 윤모(43) 씨는 “오죽하면 잠도 안 자고 일하러 나왔겠느냐”며 “지출은 정해져 있는데 수입은 턱 없이 모자라니 가장으로서 가족에게 미안해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려고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고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밤 11시가 지나자 대리기사 임모(27) 씨가 자신의 이동수단인 전동 휠을 충전하기 위해 쉼터에 잠깐 들렀다. 그는 “대리운전기사들 사이에서는 전동 휠이 필수다. 어떻게든 일하면서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위험한 줄 알면서도 탄다”며 “대리기사 사고처리보험금이 4년 전만해도 28만 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40여만 원으로 폭등했다”고 말했다.

 

사실 얼마 전 동료 기사가 전동 휠을 타고 이동하다 큰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 중이다. 임 씨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조금이라도 빨리 움직여야 한 푼이라도 더 벌 수 있다는 마음에 전동 휠을 탈 수밖에 없다며 씁쓸해 했다.

 

기획경제부가 지난 5일 발표한 ‘한국 경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에만 실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만 3천 명이나 늘어났고 실업률은 3.6%까지 올라갔다.

 

이처럼 해마다 실업자 수가 증가하다 보니 대리운전을 전업으로 뛰어들거나 부업으로 선택하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대리운전기사들은 “가뜩이나 손님이 줄어 수입은 하루가 다르게 줄고 있는데 매달 대리기사들 수는 늘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가 막막하다”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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