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호 기자 기사입력  2018/08/17 [11:45]
[기획]한국 기독교 흑역사 ‘신사참배’… 80년 만에 대대적 회개운동?
“명성교회 세습도 못 막으면서” 비판에선 자유롭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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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jtbc 뉴스룸 캡쳐]    

 

“신사는 종교가 아니요, 기독교의 교리에 위반하지 않는 본의를 이해하고 신사참배가 애국적 국가 의식임을 자각하며… 황국신민으로서 적성을 다하기로 기함”

 

[뉴스쉐어=박기호 기자] 조선예수교장로회는 지난 1938년 9월 10일 제27회 총회에서 신사참배에 찬성하는 긴급 동의안을 가결시켰다.

 

이후 그들은 국방헌금, 또 일본군 위문금 모금을 결정했고 1941년 장로회 총회에서는 ‘애국기’라는 이름의 전투기 헌납까지 결의했다. 또 1942년 헌금으로 모아 ‘조선장로호’라는 비행기를 일제에 바쳤다.

 

한국 기독교 역사상 가장 수치스럽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 일제강점기 신사참배.

 

지금으로부터 80년 전 한국기독교의 대표 교단이라 불리는 장로교가 ‘신사참배는 종교가 아니요 국가의식임을 시인’하면서 하나님에 대한 신앙적 양심과 죄책감을 내던져버렸다. 무엇보다 그것은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했던 기독교의 핵심교리에 어긋난 일이었다.

 

80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신사참배 행위를 ‘우상숭배’로 보고 대대적인 회개운동에 나섰다.

 

한국기독교부흥협의회(한기부) 윤보환 대표회장은 지난 6월 15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강남호텔에서 ‘신사참배 결의 80년 회개운동을 위한 각 교단 및 주요 단체장 연속회의’를 열고 “1938년 9월에 있었던 한국교회의 신사참배 결의를 무효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한기부는 오는 9∼10월 각 교단 총회에서 ‘신사참배 결의 무효 선언’을 추진키로 했다. 10월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100만인 신사참배 회개운동 연합집회’도 가질 계획이며 각 부흥단체 강사들이 집회할 때마다 신사참배 회개를 선언한다는 방침이다.

 

신사참배 ‘무효화’를 바라보는 신앙인의 입장은 과연 어떨까.

 

신앙인 조모(51‧여) 씨는 “신사참배 무효를 선언한다고 무효가 될까 회의감이 든다”고 했다. 그는 “80년 전 일 회개할 거라면 지금이라도 잘하지. 명성교회 세습도 못 막으면서 무슨 대대적 회개운동이냐. 무엇을 해도 믿음이 안 간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사실 지난 13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도 80년 전 평양 신사에 장로교인들이 신사참배를 했던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80년이 지나서 한국 개신교는 그 부끄러운 역사를 자정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지만 아버지 목사의 뒤를 아들 목사가 있는 기형적인 세습이 이뤄지고 있다”며 명성교회의 사례를 언급했다.

 

80년 전이나 80년이 지난 지금이나 개신교의 부끄러운 민낯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

 

▲ [사진=jtbc 뉴스룸 캡쳐]    

 

신사참배 회개운동, 26년 전부터 이어져 와

 

신사참배 회개운동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회개가 변화를 동반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다.

 

1992년 종교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템플턴상을 수상한 고 한경직 목사가 처음으로 물꼬를 텄다. 그가 “신사참배를 통해 우상숭배를 한 죄를 회개한다”고 밝히면서부터 한국교회의 회개 분위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006년 1월에는 기독교대한복음교회가 “초대 감독이었던 최태용 목사가 창씨개명을 하고 친일 잡지에 친일 논설을 기고했다”며 교단 중 처음으로 친일행적을 반성했고, 2007년엔 기독교대한성결교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신사참배에 대해 사과했다.

 

2008년 예장합동과 통합, 합신, 기장 4개 교단은 장로교단 분열 60년 만에 처음으로 제주에서 연합예배를 갖고 신사참배 참회기도를 드렸다.

 

2013년엔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가 77년 만에 신사참배를 공식적으로 회개했다. 감리교단은 1936년 양주삼 총리사가 “신사참배는 종교의식이 아니라 국민의례”라며 국내 개신교단 가운데 가장 먼저 신사참배를 결의한 바 있다. 또 2015년엔 예장합동 소래노회가 정기총회에서 신사참배 결의를 취소했다.

 

그리고 회개와 함께 부정부패와 비리, 정치권과의 야합 등 한국교회의 민낯은 계속 드러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금 목회자들의 가치관으로 하는 회개가 참 회개일까’ 하는 자조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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