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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제발 에티켓 지켜주길…” 감천문화마을 주민은 울상
방문객 사생활침해·소음·쓰레기 문제 등에 일상생활 어려움 겪어
 
오미현 기자 기사입력  2018/08/31 [11:26]

▲ 알록달록하게 페인트칠한 벽면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감천문화마을. 지중해 산토리니와 닮은꼴로 알려져 있다.    © 뉴스쉐어

 

[뉴스쉐어=오미현 기자] "찾아와줘서 고맙지만 에티켓은 지켜주면 좋겠어요" 감천문화마을에서 62년간 살아온 주민의 말이다.

 

알록달록한 색깔로 벽면을 페인트칠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감천문화마을은 지중해에 위치한 도시 산토리니와 닮아있어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린다. 하지만 이 곳 주민은 관광객의 무분별한 방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작년 한 해 205만여 명이 방문하는 등 세계적 명소로 자리매김한 감천문화마을이지만 파스텔 톤의 벽면 아래 살고 있는 주민은 일상생활에서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지난 28일 감천문화마을 주민 최모(68·여) 씨는 집과 골목이 연결되는 현관문을 화분으로 막고 있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집 문을 열고 불쑥 찾아드는 관광객들로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한 손에 들고 집 안에서 사진 찍어도 되냐며 몸부터 들이민다”고 최 씨는 하소연을 했다.

 

이어 그녀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 혼자 사는 집에 드나들고 하니까 무섭더라”며 “불편하더라도 한 쪽문을 막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 감천문화마을 내 사진 촬영 명소로 불리는 어린왕자 거리     © 뉴스쉐어

 

주민이 당하는 사생활 침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김모(75·남) 씨의 집은 마을 내 가장 핫한 명소로 꼽히는 ‘어린왕자’가 내려다보이는 곳 앞이다. 김 씨의 집 앞은 주말만 되면 ‘어린왕자’와 함께 예쁜 사진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선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사진 찍을 차례를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나누는 대화와 웃음소리는 김 씨의 집 안까지 들려왔다. 소음이 심하지 않냐는 질문에 김 씨는 “어떡하겠나, 뚜렷한 대책도 없고. 관광하러 오신 분들이니만큼 즐거운 시간 보내실 텐데 시끄러워도 그냥 참는다”고 말했다.

 

또한 마을 곳곳에 쓰레기통이 설치돼 있었지만 길에는 널브러진 쓰레기들이 눈에 띄었다. 

 

주민 하모(83·여) 씨는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집 앞에 버리고 간다. 쓰레기통에 버리면 될 텐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녀는 골목길, 집 앞은 물론이고 현관문, 창문에도 쓰레기를 꽂아놓고 가는 매너 없는 관광객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감천문화마을에서 30여 년을 살며 마을의 과거와 현재를 겪은 박모(73·여) 씨는 “많은 사람이 감천을 찾아줘서 노인들이 많은 동네에 활기가 넘친다”며 고마워했다. 이어 “이 곳이 삶의 터전인 노인네들을 관광객분들께서 조금 더 신경 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  감천문화마을 내 가정집 벽에 부착된 경고문   © 뉴스쉐어

 

한편, 감천문화마을은 한국 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난 온 이들과 태극도(대순진리회의 모태) 신도들이 정착해 형성된 소규모 마을이다. 낙후한 마을에는 지난 2009년 마을 미술 프로젝트 ‘꿈꾸는 부산의 마추픽추’·2010년 콘텐츠 융합형 관광 협력 사업 ‘미로미로 골목길 프로젝트’ 사업으로 환경 정비, 벽화 사업이 진행됐다. 


기사입력: 2018/08/31 [11:26]  최종편집: ⓒ NewsShare 뉴스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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