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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진작가 김정인 "사진찍는 행위 자체가 기쁨이자 영감"
 
박예원 기자 기사입력  2018/11/03 [10:11]

▲ 김정인 사진작가.     ©박예원 기자

 

[뉴스쉐어=박예원 기자]프리랜서 사진작가이자 시간예술분야 프로젝트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인(35·여)씨는 '천상 사진작가'라고 부르고 싶을만큼 사진에 대한 애착심이 남달랐다. 그에게 사진이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다. 또 가장 힘들었던 순간 함께해주고 위로해준 가족 그 이상의 존재다. 스스로도 사진에 '집착'하게 된다고 표현할 정도다.

 

김 작가는 사실 시각디자인 전공자다. 원래 순수미술을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취업 걱정으로 진학하게 됐다. 그는 "처음엔 많이 방황했는데, 주어진 것 안에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매체를 찾아보자 해서 알게 된 것이 사진"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대학교 2학년 때 가입한 사진동아리를 통해 처음 사진의 매력을 알게 됐다. 실체를 촬영하지만 그 속에 편집자의 의도나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이 점은 김 작가의 작품관과도 일맥상통한다. 김 작가는 "제가 사진을 찍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자 저에게 영감을 주는 부분은 사진 안의 진실"이라며 "사진은 바라보는 진실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두운 상자에 들어온 빛으로 뭔가를 그려내는 일, 실제하는 진실을 빛을 활용해 담아내는 일, 거기서부터 (작업은) 출발한다. 내가 바라보는 것과 빛의 관계를 곰곰이 생각하고 (뷰파인더로) 들여다보고 찍고, 결과물을 보고 깨달아 처음 것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런 과정이 나의 작업 프로세스"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이런 행위 자체가 스스로에게 큰 기쁨을 준다고 했다. 이러한 행위로 도출된 결과물은 또 다시 그에게 영감을 준다고.

 

그래서인지 김 작가는 필름 카메라를 통한 작업을 고수하고 있다. 물질과 빛이 만나고, 그 가운에 우연성이 개입해 결과물로 나타나는 과정이 그에겐 아주 중요하고도 사랑하는 영역이라고 한다. 다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필름 카메라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갖고 있다.

 

김 작가는 "어느 순간 내가 상상하는 금액 이상의 돈이 들어 작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될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사진이란 저에게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소통의 도구이기 때문에 한 동안 안 쓸 순 있겠지만 여력이 생기면 언제든 꺼내서 그걸로 이야기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김정인 작가의 작업 모습.     © 박예원 기자

 

이런 김 작가에게도 현실적 어려움은 존재했다. 그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돈을 계속 벌어야했다. 작업을 하려면 돈이 들고 시간이 드는데, 내 시간을 돈 버는데 써야했고, 버는 돈은 집을 위해 써야했다. 어린 마음에 그런 현실자체가 힘들고 불편했다. 그런 것을 극복하고 내 작업을 해나가기까지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벌면서 자신의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조언을 받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는 "내가 미숙해서인지 일과 작업을 분리하기 힘든 타입이다. 일을 하다보면 그 일의 성격에 맞게 사고방식도 바꿔야 하고, 내가 원하지 않더라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그러다보면 그 직업 특성이 내 자아의 특성 중 일부가 된다"며 "내 자아에 예술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영역의 자아가 들어오는 게 싫었다. 돈을 많이 못 벌어도 이 영역 안에서 영감을 받으며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 작가는 "진정성 있게 정신을 쏟을 수 있는 일을 하려다보니 그렇게 됐다. 언젠가 그런 생각도 했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선택해서 살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왜 이런 분야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고, 왜 자꾸 일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할까. 그런데 나한테 있어서 이게 가장 자연스럽고 좋아하고 만족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힘든 기간도 사진으로 버텼고 이겨냈다. 이런 과정을 담은 사진들은 그의 첫 개인전을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 아버지가 스님이 되고자 출가하신 뒤 5년 간의 개인적 이야기가 담긴 이미지를 편집해 만든 작품들이다.

 

▲ 김정인 작가의 첫 개인전.     ©박예원 기자

 

김 작가는 "아버지의 출가 소식에 처음에는 황당하기도 하고, 화도 났다. 가족을 떠나겠다고 선언한거니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살아있는 사람인데 죽은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을 딸로서 받아들여야 했다. 스님이 된다는 건 세상에 아버지의 이름이 없어지고 죽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출가한 2013년부터 올해까지 5년 간 틈틈이 찍은 1000장의 사진 중 작가의 감정변화를 대변할 수 있는 은유적 이미지를 골라 이야기 구조를 만들었다. 김 작가는 "작업을 하는 네 달 동안 매일 울었다. 나는 모든 상처들이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아파해야 낫는다고 생각한다. 이 시간들이 아니었으면 지금 나는 못 있었을 것 같다. 지금은 너무 괜찮다. 그 시간이 없었던 일처럼 되는 건 아니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내 첫 개인전은 시간이 지나도 가장 중요한 작업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이 과정을 통해 나를 더 알게 됐고, 작업에 대한 스스로의 열망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5년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이 안에 내 시간, 시선, 감정들이 담겨있어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업 과정을 통해 얻은 것도, 배운 것도 너무 많다. 성숙해진 것 같다. 그래서 사실은 사진에 더 집착하게 된다. 나에게 있어 사진은 가족, 친구 애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쁨과 위안을 준다.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도 치유해준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김정인'이라는 사람으로나 작가로나 진솔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자신에 대한 진실이든 하고 있는 일의 진실이든 그런 것들이 있을 때 진짜 소통할 수 있는 것 같다. 코어를 놓지않고 작업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기사입력: 2018/11/03 [10:11]  최종편집: ⓒ NewsShare 뉴스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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