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쉐어=오미현기자] 저녁 8시 서점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김주영(26·여) 씨의 발걸음은 무겁다. 하루 8시간 꼬박 일했지만 계약직인 그는 최저 시급에 딱 맞춰진 월급을 받기 때문. 김 씨는 계약직 처우가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휴식시간이나 식사시간이 마련되지 않아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오전 11시, 서점으로 향해 근무 시작 지난 9일 오전 11시 김주영 씨는 잠에서 덜 깬 눈으로 자신의 일터인 ㅇㅇ서점으로 향했다. 그는 서점에 도착하자마자 서가에 빠진 책을 채웠다. 그리고 김 씨는 책들을 색깔·크기 별로 맞춰 정리했다.
김 씨는 “조용한 서점이지만 일하는 직원들은 분주하다”며 “힘들지 않아보여도 많은 책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날이면 쉴 틈 없이 일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정오, 수백 권 입고된 책 정리와 포장 정오쯤 되자 그는 점심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큰 수레를 끌고 어딘가로 바쁘게 움직였다. 바로 오늘 입고된 책을 가지러 가는 것. 수백 권의 책들이 입고되면 서점 직원들은 그 책에 라벨을 붙이고 테이프 밴딩 작업도 손수 직접 한다. 포장이 필요한 도서는 포장까지 해야 한다.
책 작업 중간 중간 고객 응대도… ‘진상 고객’은 힘들어 그는 책 작업뿐만 아니라 전화로 책을 찾는 고객들의 문의를 받기도 한다. 김 씨는 “이렇게 일하다 보면 앉아서 쉴 틈 없이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오후 3시쯤 되자 어린이 고객이 “이모 뽀로로 그림책 어디 있어요?”라며 그에게 책의 위치를 질문했다. 아동코너에서 일하는 김 씨는 친절하게 책의 위치를 알려준다. 그는 서점에서 일하는 중 고객에게 원하는 책을 찾아드렸을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서점에서 일하면 어떤 일이 가장 힘드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서점에서 일하는 것도 서비스직에 가깝다보니 사람 상대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고객들이 낮잡아 부르거나 무시하는 발언을 했을 때 그리고 서점에서 지켜야 할 매너를 안 지키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화가 난다”고 답했다.
아무 일 없을 것 같은 평온한 서점이지만 직원들이 진상 고객에게 맞는 일도 더러 있다. 특히 그는 “책을 훔치는 사람, 책을 찢거나 더럽히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고객 응대는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7시, 다시 한 번 널브러진 책 분류하고 서가 정리 시간이 흘러 오후 7시가 되자 그는 슬슬 퇴근 준비를 시작한다. 김 씨는 집에 가기 전 다시 한 번 서가 정리를 시작했다. 수시로 정리를 도맡아 하지만 마칠 때쯤 되면 책들이 널브러져 있거나 읽고 다른 곳에 꽂아 두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다시 분류해서 정리를 해야 한다.
이렇게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어느덧 김 씨의 퇴근 시간. 제대로 된 점심도 먹지 못한 그는 고픈 배를 붙잡고 집으로 향한다. 이번 달이 계약 만료되는 시점이라는 김 씨는 “재계약이 될지 안 될지 몰라서 새로운 일터를 구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계약직 직원의 설움을 전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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