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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예쁜 글씨보다 감정 담긴 글씨를”… 캘리그래피 백혜란 작가
‘A 속에 담긴 우리들의 세상이야기’전 갤러리 아나몰픽에서 오는 31일까지
 
조귀숙 기자 기사입력  2018/12/19 [16:27]

 

“글씨가 조금 못났어도 그 안에 감정이 담겨 있으면 보는 사람들에게 느낌이 전달되지만 예쁘기만 하고 감정이 안 들어간 글씨는 아무리 예뻐도 사람들을 감동시키지 못해요.”

 

▲ 캘리그래피 백혜란 작가    

[뉴스쉐어=조귀숙 기자] ‘감정적 글씨공장’ 캘리그래피 백혜란(39‧여) 작가의 말이다.

 

백 작가는 캘리그래피가 너무 좋아서 빨리 나이가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이가 든 만큼 실력도 경험도 향상돼 있을 거라는 마음에서다. 그만큼 캘리그래피에 빠져있다. 친구들은 핀잔을 주지만 백 작가는 실력과 경험을 쌓고 싶은 열정을 그렇게 표현한다.

 

그런 그가 ‘A 속에 담긴 세상이야기’라는 주제로 제자들과 함께 하는 첫 전시회를 열었다.

 

늘 글씨를 배우면서도 배움에 목말랐던 백 작가는 2년 동안 매주 주말마다 서울로 캘리그래피를 배우러 다녔다. 그때 선생님이 제자들에게 전시회를 열어준 것을 보고 ‘나도 제자들의 작품 전시회를 열어줘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백 작가는 “그런 기회가 아니면 아마추어 캘리그래피 작가들이 전시를 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전시를 열기까지는 힘든 일도 많았다. 막상 전시를 하자고 하니 수강생들이 ‘내가 할 수 있냐’며 겁을 냈다고. 또 준비하는 3개월 동안 부담감으로 괴로워하며 ‘못하겠다’고 포기하려는 수강생도 있었다.

 

백 작가는 그런 과정을 수강생들과 함께 이기고 연 전시라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수강생들도 결과물이 눈앞에 나오니, 물론 아쉬운 부분도 많이 있지만 다들 ‘우리가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함께 기뻐하고 좋아했다고. 또 ‘전시를 열게 해주고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생기게 해줘서 고맙다’며 ‘벌써부터 내년 전시가 기대된다’고 말하는 수강생도 있다며 흐뭇해했다.

 

▲ 백혜란 작가와 제자들의 작품 전 'A 속에 담긴 우리들의 세상이야기'가 울산 중구 성남동 문화의거리 갤러리 아나몰픽에서 열리고 있다.     © 박양지 기자

 

백 작가의 캘리그래피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다. 캘리그래피를 만나기 전에는 그저 평범한 아내, 한 아이의 엄마였다. 그런 그가 어떻게 캘리그래피 작가가 됐을까.

 

“어린이집 다니는 아들을 둔 평범한 엄마로 살고 있던 어느 날, SNS에서 캘리그래피 글씨를 봤어요. 당시 저는 캘리그래피가 뭔지도 모를 때예요. 근데 그 순간 가슴이 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바로 다음날부터 캘리그래피를 배우기 시작했죠. 이제 글씨는 나를 존재하게 하는 이유예요.”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니 당연히 자격증 취득도 빨랐다. 하지만 자격증을 따도 배움의 목마름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배움을 멈추고 싶지 않다’는 그의 꿈 중 하나는 계속 글씨 공부를 하는 것.

 

할머니가 될 때까지 글씨를 쓰고 싶다고 말하는 백 작가는 “어찌 보면 소박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그 소박한 것이 가장 큰 꿈”이라며 “손주 앞에서 글씨 쓰는 할머니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꿈은 캘리그래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감정적 글씨공장’에 와서 편하게 글씨를 배우고 쓰면서 다 같이 행복했으면 하는 것이다. 그래서 백 작가는 캘리그래피를 배우려고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언제든지 겁내지 말고 시도하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캘리그래피를 하려면 서예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딱히 그렇지만도 않다”며 “꼭 서예 붓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도구로 글씨를 쓸 수 있어요. 붓도 글씨를 쓰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니 편안한 마음으로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권했다.

 

백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제자들을 양성하며 다양한 캘리그래피에 도전하고 싶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백 작가와 수강생들이 처음으로 연 ‘A 속에 담긴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전은 울산 성남동 문화의거리 갤러리 아나몰픽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기사입력: 2018/12/19 [16:27]  최종편집: ⓒ NewsShare 뉴스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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