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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수선 18년··· 이젠 재봉틀과 한 몸 됐죠

“아장아장 걷던 아기가 교복 줄이러 왔더라고요”

강민서 수습기자 | 기사입력 2019/02/17 [01:59]

옷 수선 18년··· 이젠 재봉틀과 한 몸 됐죠

“아장아장 걷던 아기가 교복 줄이러 왔더라고요”
강민서 수습기자 | 입력 : 2019/02/17 [01:59]

▲ 옷 수선 중인 모습     © 강민서 수습기자


[뉴스쉐어=강민서 수습기자] “저 쪽 가게서 10년하고 이쪽 가게서 8년 됐으니 18년째네요.”

 

옷 수선 가게를 하는 김모(59·여) 씨는 9시면 어김없이 문을 열고 7시에 가게 문을 닫는다. 이 원칙을 깨 본적이 없다. 눈이 억수같이 온 날도 가게 문을 열었다.

 

김 씨는 20여 년 전 놀면 뭐하나 싶어서 국비로 이 일을 배웠다. 배우긴 했지만 이 일을 하려고 계획한 적은 없다. 오히려 옷과 관계없는 분식집에서 일했다. 이 일은 옷 수선 가게를 한 달 봐주겠다고 시작해서 18년째를 맞이했다.

 

“처음 옷 수선을 시작한 곳 사장님이 아는 사람이었어요. 사장님이 아파서 한 달만 가게를 봐 달라고 해서 봐 주었습니다. 그 일이 계기가 돼서 이 일을 시작했고 이젠 천직이 됐죠.”

 

처음부터 수선을 잘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눈썰미가 있었고 손재주가 있었다. 경험을 많이 하다 보니 실력이 늘었다. 덕분에 단골도 생겼다.

 

울산시 남구 신정동, 김 씨 일터가 있는 곳이다. 이곳은 옷 수선 간판이 없다. 그 이전 가게 간판이 그대로 걸려 있고 문에도 이전 가게 스티커가 그대로 붙어 있다.

 

김 씨는 “처음 가게에서 월세를 많이 올려서 가게를 옮기게 됐다. 옮기려고 계획한 일이 아니라서 급하게 재봉틀만 옮기고 일했다”며 “이렇게 하루 이틀 지나다보니 8년이 지났다”고 설명했다.

 

또 “전화번호도 없어 손님에게 가게 옮긴다는 말도 못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많이 속상했다”며 당시 마음을 전했다.

 

지금도 속상하냐는 질문에 김 씨는 “이젠 옛날 얘기다. 그때 단골도 오고 또 새로 단골도 생기고 여기가 좋다”며 활짝 웃었다. 이사 후 “단골이 물어물어 찾아왔을 때 너무 감사하고 기뻤다. 마음이 벅찼다”며 “그 때 마음은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서너 살 아장아장 걷던 아기가 자라서 교복을 수선하러 왔을 때도 마음이 벅찼다“고 덧붙였다.
 
경기가 나빠지면 옷 수선 일도 줄어든다. 하루 쉬고 싶어도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 때문에 쉴 수가 없다는 김 씨는 “나에게 정년은 없다”고 말했다.

 

“내가 내년이면 환갑인데 이렇게 일 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문 열고 오며 가며 인사하는 손님도 있고요. 이젠 손님이 아니라 친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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