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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말 못할 속앓이 ‘녹색어머니회’

“담임 선생님 연락에 눈치 보여”

이연희 기자 | 기사입력 2019/03/17 [21:35]

학부모 말 못할 속앓이 ‘녹색어머니회’

“담임 선생님 연락에 눈치 보여”
이연희 기자 | 입력 : 2019/03/17 [21:35]

 

▲ 지난 2017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우 고소영 씨가 녹색어머니회 봉사를 하는 모습.    [제공=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워킹맘 홍모(42·여) 씨는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가 다니는 학교로부터 녹색어머니회 참여를 독려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아이 학교에서 녹색어머니회 참여가 의무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학교생활도 신경 써야 하지만 한부모 가정인 홍 씨가 학교에서 이번 같은 연락을 받을 땐 마음이 이내 무거워진다. 부모님이 바쁘면 할머니 할아버지라도 대신 오라는 내용도 있었지만 여러모로 여건이 안 되는 홍 씨에게는 고민이 크다. 

 

[뉴스쉐어=이연희 기자] 새 학기 초반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의 과제가 많아진다. 그 중 하나인 녹색어머니회는 학생의 안전한 등하교를 위해 운영하는 일종의 학부모 자원봉사활동이다. 

 

5년째 녹색어머니회에 참여하고 있는 박모(46·여) 씨는 “의무로 참여하는 것에 찬성한다. 봉사를 해봐야 등하교시키는 사람들도 조심하게 되고 안전한 등하교길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녹색어머니회는 학교마다 운영 방식에 다소 차이가 있다. 형평성을 고려해 학부모 전체가 의무 참여인 곳도 있고 신청자에 한해 봉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학교에는 녹색어머니회 뿐 아니라 교실 청소, 도서 도우미, 급식 도우미, 시험감독관 등 학부모가 참여하는 봉사는 다양하다. 

 

저학년 자녀를 둔 양모(34·여) 씨는 이런 학교 봉사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양 씨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로 아이가 많이 거칠어져서 걱정이 많이 된다. 어린이집 다닐 때만큼 선생님께 아이 학교 생활에 대해 일일이 여쭤볼 수도 없어서 아이의 학교 생활을 이해하고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것을 찾기 위해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황이 어려운 학부모에게 봉사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직장에 다니거나 학부모 모임 자체를 꺼리는 학부모는 학기 초에 오는 학부모 참여 봉사 연락이 달갑지 않다. 

 

2학년 초등학교 자녀가 있는 이모(41·여) 씨는 “첫아이라 정보가 없다 보니 당연히 녹색어머니회에 신청해야 하는 줄 알고 작년에는 직장에서 휴가를 써가면서 참여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한 반에 신청자가 4~5명 정도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올해는 굳이 신청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전업주부인 이모(39·여) 씨는 “녹색어머니회를 통해 다른 학부모와 커뮤니티를 해야 한다는 시누이 얘기를 듣고 시간이 됐지만 일부러 신청을 안 했다. 물론 다른 학부모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봉사 활동을 넘어서 엄마들끼리 교류를 하는 자체에 위화감이 들진 않을지, 자칫 거절하기 어려운 다른 단체 활동을 요구할 경우가 생길까 봐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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