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쉐어=양연주 기자] 울산 남구 모 초등학교 앞, 아침 8시부터 하루 2시간 학생들의 등굣길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김순자(80·여) 어르신이 있다. 김 어르신은 노인 일자리 사업 시니어클럽 스쿨 존 교통 지원사업단을 통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중 TV를 보다 광고를 통해 시니어클럽을 알게 됐다는 김 어르신은 “114에 전화를 해서 시니어클럽 전화번호를 물어봐 전화했다. 만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해서 신청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침이면 아이들을 만나 볼 생각에 신이 난다는 어르신. “학생들이 다 내 손주 같다.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면 학생들도 ‘안녕하세요. 할머니’라고 인사를 받아준다”며 이 즐거움에 이 일을 계속하게 된다고.
“처음 일을 시작할 땐 등교하는 차와 아이들이 한꺼번에 몰릴 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정신이 없었어요. 자가용은 교문을 막고 아이를 내려주지, 아이들은 지각하지 않으려고 신호가 깜박거려도 뛰어오지… 한 달 정도 하니까 요령이 생기더라고요. 이 일을 한 지도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네요.”
하루 2시간을 서 있어야 하는 일이 힘들 법도 한데 “서서 하는 일이라 크게 힘들지 않다. 이 정도는 거뜬히 할 수 있다. 오히려 밥맛도 좋아지고 잠도 잘 와서 좋다”고 했다.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는 아이들을 데려다주는 부모가 많아 크고 작은 일들이 종종 생긴다고 한다.
“어른이 신호를 지키지 않고 횡단보도를 지나가니 몇몇 학생들이 따라 건너는 일도 있어요. 또 초록불인데도 신호를 못 보고 들어오는 차에 한 학생이 길을 건너다 놀란 적도 있는데, 그땐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운전자에게 주의를 줬어요.”
비가 오는 날에는 우비를 입고 교통지도를 한다는 어르신은 “비가 오면 우산 때문에 앞을 잘 못 봐 아이들이 더 위험하다. 그러니 안 할 수가 없다. 우비가 비도 막아주지만 따뜻해서 괜찮다”며 웃으면서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어르신은 “내 나이 여든이지만 아직은 다리도 튼튼하고 건강하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건강하다면 계속할 생각이다. 나 같은 노인에게 일할 기회가 주어져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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