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일상, 상상과 현실, 영원과 찰나의 이미지들을 조합해서 만들어낸 꿈속의 한 장면같은 오야마 타다시의 작품이 오는 11월4일까지 부산 해운대 이듬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직접 그를 만나 작품에 대해 들어보았다.
타다시 오야마(62)의 작품에는 일상생활에서 보는 거의 모든 이야기가 등장한다. 먹고, 잠자고, 마시는 하찮지만 무시할 순 없는 일상의 가장 중요한 일에서부터 경제와 정치, 문화와 풍속 그것도 이웃나라인 중국, 한국과 북한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수십 수백 가지의 장면들이 그 불규칙적인 사각 표면위에 묘사 되어있다.
오야마 타다시의 작품을 구성하는 깨어진 벽들과 철근조각은 일본과 한국 그리고 중국간에 존재했던 과거역사에 대한 증언과 현재와 미래의 자유와 평화에 대한 일종의 보증과 시사점을 의미한다. 그의 작품은 상당히 특별하다. 텅 빈 공장을 연상케 하는 그의 작업실에는 캔버스가 아닌 철근이나 스티로폼 등과 같은 재료들이 널려 있다. 그가 이러한 재료를 쓰게 된 동기는 고베에 대지진이 났을 때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뜯어진 벽지와 그림을 보면서 작품의 소재를 찾아냈다고 한다. 작품의 재료와 처리과정은, 먼저 압축 스티로폼(우레탄)을 자연스럽게 부서진 벽의 모양으로 깍아 만든 뒤에 테두리에 군데군데 철근조각을 심어 작품의 바탕으로 삼았고, 이어서 주로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여 배경과 형상을 세심하게 묘사하여 완성하는 방식이다. 프린트 혹은 실크스크린으로 전사한 것처럼 보이는 리얼한 형상들도 일일히 수작업으로 세밀하게 그려낸 것으로, 그의 비범한 열정과 숙련된 기예가 느껴진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뼈처럼 여기저기 꽂혀있는 녹슨 철근들은 마치 폭파되거나 철거되어 부서진 뒤에 방치된 벽의 일부처럼 보이는데, 그 이지러지면서도 자연스러운 형상은 다른 어떤 작품에서도 느껴보기 힘들다. 그의 그림은 형식적으로 보면 서구미학(예컨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역에 속해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의 회화는 미학적으로 우리민족을 포함한 동아시아인들의 과거 역사와 현재 생활을 아우르는 일관되고 총체적인 문화 현상을 묘술한 것으로, 즉 동아시아 삼국의 전통문화와 현대 문화에 내재되어 있는 일관성과 모순점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재조명한 방식이다. 이렇게 그의 작품에는 동아시아의 정통성과 현대성이 재료에서부터 시각적 경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복합적인 방식으로 조성되어 있다. ‘포스트모더니즘’ 적인 회화의 특징이 오야마의 작품에서는 이러한 표층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오야마 타다시의 벽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행해져 온 인간의 추악한 행위들과 인간과 인간의 벽으로 인해 자행된 전쟁을 비롯하여 또, 지극히 개인화 된 현대인들의 보이지 않는 마음의 벽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임과 동시에 이와 함께 미래를 향한 아름답고 숭고한 인간의 의지도 동시에 나열하여 감상자의 지성과 감성에 분별과 선택을 호소한다. 또한, 그의 작품은 인간들이 만들고 있는 이러한 벽들을 허무는 일련의 과정이자 우리가 넘어야 할 벽임을 시사해주고 있으며, 또한 현대인들이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길 기원하는 오야마 타다시의 간절한 희망을 담고 있다. 끝으로 오야마 타다시는 “일반인들이 미술을 접할경우에 영화를 보거나 자기의 옷을 고르는 것처럼 좀더 쉽게 생각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옷의 색깔이나 디자인을 고르거나, 구두를 고르는 것과 같은 감각으로 쉽게 그림을 바라보고 접했으면 좋겠다”고 덧붙혔다. 그의 작품은 부산 해운대 이듬 갤러리에서 오는 11월4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위치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1511-12 1F 전화 051 . 743 . 0059로 문의하면 된다.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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