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금은 양말의 청춘시대
양말로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최근에 유행하고 있다
김현경 시민기자 | 입력 : 2011/08/09 [15:40]
▲ 색색의 양말이 한 의류매장에 진열되어 있다. ©김현경 기자 | |
반바지 차림에 샌들과 발목까지 올라오는 양말과 함께 신는 것. 이것은 우리 아버지들의 여름 휴가 패션이다. ‘샌들을 신었는데 굳이 양말을 신을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냥 아버지니까’하고 매 번 넘어가는 젊은이들은 양말과 샌들을 절대 같이 신지 않는다. 더욱이 발목 위까지 올라오는 긴 양말은 상상조차도 하지 않는다. 그건 아버지만이 하실 수 있는, 차마 패션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한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 아버지의 패션이 세계 유명 디자이너에 의해 재해석 될 줄이야! 올해 여름을 겨냥한 외국 한 유명 디자이너의 봄 여름 패션쇼에 남자 모델들이 모두 반바지나 수영복 차림에 발목까지 올라오는 양말과 샌들을 신고 등장한 것이다. 물론 양말과 샌들의 색깔을 통일시켜 양말과 샌들이 제각각으로 보이는 효과는 예방했지만,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우리 아버지들의 전통 깊은 여름 휴가 패션이 드디어 디자이너들을 감동시킨 것이다. 다만 아버지의 후덕한 배가 잘 가꾸어진 씩스팩으로, 삶의 흔적이 여실한 얼굴의 주름은 꽃미남의 애교 주름으로 대체 되었을 뿐이다. 덕분에 우리 아버지들은 올여름 트랜드에 누구보다도 빠르게 발을 맞추었다.
요새 유행하는 바지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양말이 유명 브랜드 옷 매장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만큼 양말이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의 한 품목이 되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남성들을 겨냥한 다양한 양말들이 패션업계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성들에게 스타킹이 있다면 남성들에게는 양말이 있다. 유명 연예인이자 음악인인 유희열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한 음악 프로그램에서 그가 신고 나오는 양말로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한다.
이제 맨발의 청춘 시대는 가고 양말의 청춘 시대가 왔다. 단지 발의 위생을 위해, 또는 예의를 갖추기 위해 신던 양말이 올여름 우리에게 청춘을 가져다 주었다.
갈팡질팡 사춘기도, 외로운 오춘기도, 위기의 중년도, 황혼의 노년도 지금 양말과 샌들을 신고 있다면 그대는 청춘이다.
경기서북본부 =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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