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야권이 안풍(安風)에 힘입은 박원순과 여전히 강력한 지지율을 자랑하는 한명숙 전총리가 야권단일후보에 합의해 둘 중 누가 야권의 대표 후보가 될지만 결정하면 되는 상황에 비해 한나라당은 아직 적절한 후보조차 거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세훈 역풍이 워낙 거세 이번 10.26재보궐 선거가 정권 심판론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후보자 선정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한치 앞도 모른다는 민심 앞에서 야권이 마냥 여유로움을 부릴 상황은 아니다.
그동안 있어 왔던 서울시장 선거는 드라마를 방불케 할 정도로, 격전의 진검승부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33대 서울시장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강금실이라는 빅스타를 내세웠다. 노무현 정권에서 최초의 여성 법무부 장관을 역임하며, 뛰어난 미모와 틀을 깨는 언행, 과감한 업무 수행으로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강금실 전 장관은 당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에서 어떤 후보를 내놓던 압도적인 차이로 앞서 가고 있었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던 한나라당은 같은 변호사 출신으로 외모와 언변을 두루 갖춘 오세훈 변호사라는 카드를 뽑아들었다.
똑같이 스타성을 갖춘 변호사 출신이라는 맞불작전은 성공해, 오세훈 변호사는 여론 조사에서 앞서가던 열린우리당 후보였던 강금실 전장관을 물리치고 서울시청에 입성한 바 있다.
즉, 어떤 인물이 등장하느냐에 따라 표심은 금방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어느 한 당의 우세를 점쳐보는 것은 성급한 일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한나라당이 섣불리 외부 인사를 영입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오세훈 시장의 자진 사퇴로 인해 스타성을 내세운 외부 영입 인물로는 당장의 효과는 볼 수 있을지 모르나,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는 뼈저린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