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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의 생활 이야기] 행복한 출산과 육아를 위해 생각해 보기

박혜진 칼럼리스트 | 기사입력 2011/10/08 [12:12]

[박혜진의 생활 이야기] 행복한 출산과 육아를 위해 생각해 보기

박혜진 칼럼리스트 | 입력 : 2011/10/08 [12:12]
며칠 전 뉴스를 보다가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지난해 출생아가 3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해마다 통계가 나올 때마다 대한민국이 저출산의 수렁에 빠진 듯해 안타까웠는데 모처럼 증가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반갑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이런 소식을 들으면 또 다른 아쉬움이 남는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저출산 현상을 우려하면서도 나 역시 다둥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주는 즐거움과 감동을 느끼면서도 아이를 키우는 현실의 벽도 실감하기 때문이다. 저출산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국가는 물론 지자체에서도 앞다투어 제도 개선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여건이다. 임신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산부인과 진료비가 만만치 않게 고액이라는 것에 공감할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고운맘 카드를 발급받으면 올해부턴 산모 한 명이 40만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실제로 병원 진료비엔 턱없이 부족하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병원을 찾게 되는데 고운맘 1회 한도액을 항상 초과하게 된다. 산부인과 진료는 거의 비급여로 본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태아의 경이로운 성장을 보고자하는 부모가 병원에 가게 되면 당연히 하게 되는 초음파 검사가 비급여이다. 다른 진료과목에서도 초음파검사가 비급여이지만 1회적 검사인데 비해 태아를 품고 있는 산모들에겐 40주 내내 해야 하는 정기적인 검사이기에 경제적 부담이 된다. 그 뿐만 아니라 태아의 건강을 확인하고 기형 여부 등을 보기 위한 검사들도 비급여가 많고 그 비용도 고가이다.

예전에는 임신을 해도 병원에 가지 않다가 출산을 하기 위해서 가는 산모도 있을 테지만 요새같이 태아의 안전을 장담하지 못하는 환경을 살면서 병원을 등지기란 쉬운 일도 아니다. 정말 손가락 발가락뿐 아니라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산모는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각종 검사들이 선택이라지만 보이지 않는 태아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산모들을 안심시킬 검사를 건너뛸 수 있을까 싶다. 적어도 정기적으로 하게 되는 항목만이라도 급여로 돌려서 산모들이 현실적으로 든든함을 느낄 수 있는 경제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40주를 무사히 채우고 내 아이와 만나는 순간처럼 기쁠 때가 또 있을까? 이때부터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자랄 아이는 더 많은 보살핌이 필요하다. 아주 작고 연약한 아기는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된다. 예방접종은 크게 필수접종과 선택접종으로 나뉘는데 필수접종은 보건소를 이용하면 무료이지만 선택접종은 전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태어나서 2개월마다 총 3회의 접종을 해야 하는 선택접종은 절대 선택이 될 수 없다. 면역력이 약한 아기들의 건강을 장담할 수 없으니 어떤 질병이 올지 몰라 결국 해야 하는 중요 접종이다. 폐구균이나 뇌수막염, 장염 등 아기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모를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어느 부모가 이를 마다하겠는가? 상황이 이럴진대 1회 접종 비용이 수 십 만원에 달해도 어떤 보조도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아이가 자라면서 선택 접종의 기로에 섰을 때도 역시 부모는 망설임 없이 접종을 선택할 것이다. 접종을 하지 않아도 건강하게 자랄 수는 있다. 그러나 혹시나 있을지 모를 불행한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면 부모들의 선택은 항상 같을 것이다. 이미 부모에게는 ‘선택’이 아니라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경제적인 부담을 다들 외면하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운영하는 ‘가족보건의원’은 다른 병원보다 저렴해서 아기들이 몰리는데 그나마도 오전 시간이나 특정 날짜를 놓치면 접종이 어렵다. 얘기를 들어보니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일반 소아과에는 늘 구비되어 있는 백신이 어찌하여 부족할까 싶다. 부디 이것이 백신 공급회사가 높은 수익성을 내는 곳으로만 공급하려고 눈치를 살피는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또한 필수접종도 불합리한 점이 있다. 보건소를 이용하면 언제든 접종비용은 무료이지만 보건소를 이용하기가 누구에게나 편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경기도에서는 소아청소년과를 이용하면 한 가지 접종을 6,000원에 할 수 있게 했다. 보건소가 아니더라도 저렴하게 접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렴하게 접종을 하기 위해서는 지정 소아청소년과를 찾아야 한다. 나는 광고만 보고 동네 소아청소년과를 찾았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지정 병원이 아니고선 원래 접종비용을 고스란히 내야했던 것이다. 아기를 안고 보건소를 가기 어려운 엄마들이 이번엔 소아과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아기들이 사용하는 물건들도 비싸기는 마찬가지이다. 분유는 한 통에 4~5만원에서 2만 원대까지 천차만별이라지만 비싼 분유는 우리 아기에게 더 좋지 않을까 해서 점점 더 비싼 것을 선호하게 된다. 어떤 아기는 일주일에 많게는 3통도 먹는다고 하니 한 달이면 분유값이 부담되는 게 당연하다. 요새 아기 건강을 생각해서 천 기저귀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는 1회용 종이기저귀를 사용하는데 이것도 개당 300~500원꼴로, 월령에 따라 다르지만 한 달이면 100장 이상이니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이런 물품들에 세금을 줄인다면 가격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아기들에게 필수품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물품들처럼 높은 세금이 부가되어 있으니 이것도 육아를 맡은 부모의 부담이 되는 것이다. 한때 여성들이 사용하는 생리대를 면세품으로 하자는 논의도 있었으나 무산되었다. 그러나 아기용품들은 태어나서 2년간은 하루도 빠짐없이 사용해야 하는 것임에도 논의조차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부모들에게 아이는 기쁨이고 감동인 것은 맞다. 어른들 말씀에 돈을 쌓아두고는 집안에 웃을 일이 없어도 아이 하나를 방에 두고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셨다. 아이가 부모에게 처음으로 존재를 알릴 때부터 부모에게 아이는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고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든든한 재산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것으로 아이를 채워주고 싶은 마음은 어느 부모나 같지 않을까?

그러나 육아 부담 때문에 영아를 유기했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접하면서 한편으론 이해가 되기도 한다. 비단 사교육비 문제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데 돈이 들어가는 것만은 아니다. 먹는 것, 입는 것, 노는 것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아이의 건강과 관련해서 어느 부모가 방치하고 싶겠는가? 그런 부모가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아이의 건강을 놓치지 않도록 국가나 지자체에서 조금만 더 현실적인 관심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태아에서부터 세상에 나온 0세, 유치원에 들어가기까지는 사교육비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시기이므로 건강을 지키는 것이 문제가 된다. 보기엔 작은 부분일지라도 대한민국의 부모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필수’적인 문제이다. 출산장려를 탁상공론만 할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현실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보다 안락한 육아를 위한 첫발걸음이 가볍지 않을까 한다.

-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졸
- 이화여대 대학원 정치외교학 석사과정 수료
- 프리랜서 논술 강사 및 진유헌 보습학원 부원장 역임
- 現 육아와 겸하여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

박혜진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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