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대여섯명이었던 청중은 곡이 끝날 무렵 이십여명으로 훌쩍 늘어났다. '사랑'이라는 곡을 마지막으로 연주가 끝나자 열렬한 앵콜 요청이 이어지면서 앵콜 연주곡이 다시 이어졌다.
"오늘따라 상태가 위중한 환자들이 많아서 병실 분위기가 많이 안 좋았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와서 학생들이 연주하면 음악소리를 듣고 상태가 괜찮으신 분들은 나와서 직접 들으시기도 하고 병실문을 다 열고 병실에 누워서라도 들으세요. 학생들이 연주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들으시다시피 연주자들 수준이 높거든요"
암병동센터 이미경 간호사는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환자분들도 잘한다, 기특하다고 많이 좋아하세요"라고 덧붙였다.
'아마빌레'는 한달에 한번, 두번째 금요일에 연주활동을 통해 암환자들을 위한 자원봉사활동을 펼친다. 아직 어린 학생들이 죽음과 가까이 있는 암환자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터. 이들은 어떻게 해서 암병동센터에 와서 봉사활동을 펼치게 되었을까?
이제 고3 수험생이 되는 '아마빌레'의 리더 이의재 군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이군의 어머니 또한 몇년 전 이 암병동에서 투병활동을 하셨던 것. 어머니가 힘들게 투병활동을 하는 것을 곁에서 오랫동안 지켜보던 이군은 암환자들을 위해 무언가 도움이 되고 싶어 이 연주활동을 하게 됐다.
'아마빌레' 동아리도 2011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숱한 사연이 있었지만 환자들이 호응을 해주면 즐거워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아직 고등학생들이다 보니 공부를 해야 한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들은 그래서 짬짬이 하는 연습활동에 더욱 최선을 다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연습을 하는 통에 급식시간을 놓쳐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할 때도 있다고 한다.
차돌도 소화시킬 나이에 반찬이 다 떨어져 식사를 제대로 못하면 억울하기도 하고 자습시간에 빠진다고 선생님들의 핀잔이 버거울 만도 하겠지만, '아마빌레' 회원들은 계속 봉사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죽음과 가장 멀리 있는 나이에 암투병환자들을 위해 기꺼이 시간과 재능을 통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아마빌레'의 활동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