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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대한민국호는 법고창신(法古創新)으로 새롭게하자

유태희 세종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대표

편집부 | 기사입력 2016/01/18 [13:32]

[칼럼]대한민국호는 법고창신(法古創新)으로 새롭게하자

유태희 세종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대표
편집부 | 입력 : 2016/01/18 [13:32]
▲ 유태희 세종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대표     © 뉴스쉐어

한 시대의 별이 졌다.

영국에서 글램록을 창시한 데이비 보위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 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록 뮤지션으로 수많은 명곡을 남긴 영국의 록 가수 데이비드 보위가 긴 암 투병 끝에 1월 10일 69세의 나이로 사망한 것이다. 보위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그가 이룩한 것을 열거하라면 너무나 많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를 지경이다. 보위는 센세이셔널한 패션과 퇴폐적인 분위기로 유명한 글램록의 사실상 창조자였으며 극도로 화려한 화장과 헤어스타일, 현실과 동떨어진 기묘한 패션과 무대는 그만 할 수 있는 독창성의 상징이었다.

 

과연 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는 확장성Widening을 알았다. 그의 행동에 대한 외연확장을 보면 천부적이거나 태생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는 행동반경을 배우와 프로듀서로도 확장할 줄 알았다. 1967년 데뷔한 직후 그는 단편영화 '이미지(The Image)'에도 출연했다. 본격적으로 배우로 활동한 것은 1975년이다. 첫 주연작인 '지구에 떨어진 남자(The Man Who Fell to Earth)'에서 그는 지구에 떨어져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외계인인 토머스 제롬 뉴턴 역도 맡았다. 그는 영역을 넘나들었지만 철학적 고민은 한결같았다. 영화 출연을 전후해 그는 "백인이며 영국인인 내가 어떻게 흑인 음악을 받아들여야 할까"라는 고민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프로듀서로도 두각을 나타냈다. 뉴욕 밴드인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영국에 소개한 것도 그였다. 그는 포크 뮤지션인 밥 딜런, 팝아트의 대가인 앤디 워홀과도 교류하며 음악적 지평을 넓혔고 미니멀리즘과 재즈는 물론 일본 전통극 가부키를 음악에 접목할 줄 알았다.

 

그는 창조의 화신이었다.

보위가 1972년 선보인 진한 화장과 오렌지색으로 물들인 머리, 깡마른 몸에 달라붙은 전신 타이츠와 부츠는 관객들을 충격과 환호로 동시에 몰아넣었다. 1970~1980년대 동성애자들을 중심으로 인권 투쟁이 전개되면서 그의 남녀 구별 없는 패션은 곧 '우아한 정신'으로 승화됐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패션들을 인기가 가장 높을 때 던져버렸다.

평론가들은 보위는 단지 듣는 것뿐 아니라 행위자 이미지가 음악의 또 다른 미학을 창출한다는 철학을 가진 선구자였다면서 "음악적 측면에서도 보위는 결코 전통적 선율에 의지하지 않으며 앨범마다 창조적인 요소를 더한, '뉴 웨이브 오브 더 뉴 웨이브(New Wave of the New Wave)'의 주인공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Innovation과 영감Inspiration의 귀재였다.

그를 따라다니는 데이터를 보면 보위는 69세로 타계하기 직전까지 단 한 번도 이전 스타일을 답습하거나 전작의 성공 공식을 재현하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유작으로 남은 28번째 정규앨범 '블랙스타'도 마찬가지다. 종전에 선보인 로큰롤 장르를 버리고 재즈를 버무린 빅밴드 형식의 곡들은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새롭고 또 새롭게 하는데도 근본을 살피자.

法古創新이라는 말이 있다. 옛것을 토대로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연암 박지원은 주어진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귀족적 타성에서 벗어나 시대의 선각자로서 새로운 시대의 거름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그가 문장론으로 주장한 법고창신론을 살펴보면 그의 지향점이 분명해진다. 지나치게 옛 것을 본받는 법고(法古)에 집착하면 때묻을 염려가 있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창신(創新)에만 경도되면 근거가 없어져서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문장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일에 적용될 수 있는 원론이라 할 수 있다.

 

새것을 만들려는가?

그렇다면 새것을 잘 만드는 비법은 옛것을 잘 배우는 데 있다. 연암 박지원은 <초정집서>에서 ‘법고창신론(法古創新論)’을 펴면서, 옛것을 잘 배운 사람으로 한신을 들었다.


한신의 군대는 연전연승하면서 조나라를 쳐들어갔다. 정형을 통과해야 했는데, 좁고 긴 통로여서 군대 행렬이 길게 늘어질 수밖에 없었다. 조나라에선 이를 노려 후미를 기습하여 보급선을 끊어 놓자는 계책이 나왔다. 기세등등한 한나라 군대와 정면대결하기보다는 포위하여 굶주림에 빠뜨리자는 것이다. 이 계책은 채택되지 않았다. 첩자를 통해 이 소식을 들은 한신은 기뻐했다. 정형을 무사히 통과한 한신은 강을 등지고 진을 치게 했다. 이른바 ‘배수진’이었다. 한신은 또 기습할 병사 2000을 선발해 조나라 진영 부근 산 속에 매복시켰다. 그리고 조나라 진영을 공격했다가 여의치 않은 듯 강가의 진영으로 달아났다. 조나라 군대가 진영에서 나와 한나라 군대를 한참 공격했지만 배수진을 깨뜨리지 못했다. 그런데 돌아와 보니, 자기 진영엔 온통 한나라의 붉은 깃발이 펄럭이고 있지 않은가. 그 틈에 매복 병사들이 기습했던 것이다. 한나라 군대는 당황한 조나라 군대를 협공하여 승리했다. 승리한 후 장수들이 물었다. “병법엔 산을 등지고 물을 앞에 두고 진을 치라고 했는데, 배수진은 어찌된 술책인가요?” 한신이 말했다. “병법에 있는데, 그대들이 살피지 못했을 뿐이다. 사지(死地)에 빠진 후에 산다 하지 않았는가? 살 곳이 있으면 병사들이 달아나 오래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훗날 조선의 신립이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쳤다. 파죽지세로 북상하는 일본군에 대한 결사항전의 투지였다. 그러나 결정적 패배를 당했다. 다산 정약용은 당시 우리가 조나라 처지에 있었는데도 거꾸로 한나라 계책을 사용했다고 한탄했다. 탄금대에 이르기 전에 험한 문경새재를 길게 넘어오는 적군을 공략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신립은 한신의 배수진을 고지식하게 사용했다. 옛것을 흉내 냈지만 잘못 배운 것이다.

 

옛것을 잘 배운 사람으로 연암은 또 후한의 우후를 들었다. 그는 손빈의 아궁이 작전을 변통했다. 손빈은 군대를 이동하면서 아궁이 수를 줄였다. 도망병이 속출하는 것처럼 보여, 추격해온 적군을 함정에 빠뜨렸다. 병력이 열세였던 우후는 아궁이 수를 늘렸다. 구원병이 온 것처럼 보여, 적군이 추격을 포기하게 했다. 정반대였지만 옛것을 제대로 배운 것이다.

 

연암은 “옛것을 배우되 변용할 줄 알고, 새것을 만들되 전범(典範)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법고가 곧 창신이요, 창신이 곧 법고였다. 새것을 만들려면, “옛것을 배우되 새롭게 하고 근본을 잃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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