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무관심 때문에 외로워요" '세월호 열린 시민 공간' 지킴이의 고백시민 공간 철거와 불법 현수막에 대한 민원이어져.... 선체인양 시까지는 존치
“애들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파, 나라가 어찌 이 모양이야. 우리가 이 정도인데 그 부모를 생각하면.... 정말 이렇게 많이 죽은거야? 이 앞에서 보니 더욱 놀랍네. 이리 예쁜 아이들을 어쩔꼬”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기록한 18일 경기 안산시청 앞 사거리. 기억하고 싶지만 또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설이 세워져 있다. 덩그러니 자리 잡고 있는 몽골 천막 모양의 ‘세월호 열린 시민 공간’ 내부는 추위는 물론 슬픈 마음의 체감온도까지 느끼기에 충분했다.
10평 남짓한 하얀 색 천막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가 이리저리 바람에 날리고 있고 세찬 바람 때문에 가로 4M의 현수막이 찢어지고 말았다.
오전 9시부터 나와 저녁 7시까지 2교대로 ‘세월호 열린 시민 공간’을 지키고 있는 민주노총 안산지회 조합원 봉사자 두 명이 마주앉아 방문객을 맞이했다.
이들은 스며들어오는 찬 바람 때문에 추울 법도 한데 허름한 난로에 장작을 넣어 불을 지피며 몸을 녹이고 있었다.
이날 오후 2시까지도 천막에는 한 명도 찾는 이가 없었다. 지나치는 발소리는 끊임없었지만 들어오는 이가 없자 준비한 밤을 난로에 구워 먹다가 조용히 자리를 지키며 교대 시간을 기다려야만 하는 적막한 모습만이 전부였다.
봉사자는 “시민대책위와 함께 안산 문화의 광장을 시작으로 시청 사거리 앞까지 활동한 게 벌써 18개월이 됐다”며 언제까지 활동을 이어갈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다 떠나고 민주노총 조합원들로만 구성된 봉사자들이 주 5일에 걸쳐 교대로 천막을 지키며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거리 피케팅이 활동의 전부”라고 말했다.
교대 시간이 되자 저녁 7시까지 천막을 지킬 조호준 금속노조 SJM 지회 수석부지회장이 입구에 들어섰다. 다부진 체격을 가진 그도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지난 겨울에 천막이 바람에 날려가는 아찔한 일을 겪은 터라 세차게 부는 바람에 이전에 있던 불상사가 혹시나 벌어질까 잔뜩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조 지회장은 방문객이 없는 날이 대부분이고 관리도 열약해 점점 관심이 식어가는 것을 느낄 때마다 그만큼 세월호 사건이 묻혀 버릴까봐 더욱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이만균 안산시 세월호 사고수습지원단장은 천막 철거와 현수막 설치에 대한 법규 위반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 관련 시민과 주변 상가연합회에 협조를 구해 세월호 선체인양 시까지는 인내를 부탁하고 있다며 난처한 처지에 놓여 있음을 알렸다.
한편 세월호 참사는 지난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일어나 탑승자 476명 가운데 172명만 구조된 상태로 특히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4명이 탑승, 어린 학생들의 희생이 많아 전 국민에게 충격과 침통을 안겼다.
진실규명과 안전사회를 위해 애쓰는 유가족의 바람에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1차 청문회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16일까지 열렸지만 진실은 밝혀지지 않아 오는 6월까지 2차 청문회를 통해 청와대와 각종 지휘계통의 대응 적정성에 대한 규명에 초점이 모일 전망이다.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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