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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프라노 방현희 “사람의 소리가 가장 아름다운 것”

메조소프라노의 아름다운 음색의 그녀를 만났다

오미현 수습기자 | 기사입력 2016/07/02 [20:37]

[인터뷰] 소프라노 방현희 “사람의 소리가 가장 아름다운 것”

메조소프라노의 아름다운 음색의 그녀를 만났다
오미현 수습기자 | 입력 : 2016/07/02 [20:37]
▲ 메조소프라노 방현희 교수     © 오미현 수습기자

 

[뉴스쉐어=오미현수습기자] 클래식은 어떤 이들에게는 아직은 생소하고 조금은 멀다고 느껴질 수 있는 장르이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을 듣는 순간 그것이 주는 감동과 전율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사람의 소리라고 말하는 메조소프라노 방현희 교수.
 
어떤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도 사람의 소리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호흡으로 소리를 컨트롤 해요. 그래서 오케스트라에서도 120명의 소리를 뚫고 나온다. 그렇기에 성악가가 더욱 빛나는 것입니다.
 
방현희 교수는 조선대학교 사범대학을 거쳐 음악학과와 독일 쾰른음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보르도 국제음악페스티벌 젊은 음악가상, 오스트리아 벨베대레 국제콩쿠르 입상했다. 국립오페라단원을 역임했으며 오페라 시집가는 날’ ‘아이다’ ‘일 토로바로레' '나부코’ ‘성춘향을 찾습니다등에서 주역을 맡은 바 있다.
 
최근 광주 북구 각화문화의 집성악교실에서 클래식 강의를 진행하는 등의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는 그녀를 만났다.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성악가의 길을 가시게 되었나요
 
조선대학교 사범 대학 음악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바로 발령이 나서 학교 음악 선생님을 하다가 조대부속중학교를 끝으로 선생님을 그만두게 됐다. 그 후 성악가 김청자 선생님의 권유로 서울로 가게 됐다. 그분이 수피아 여고에 계시던 선생님을 소개 해주셔서 일주일에 30시간 씩 수업을 하고 토요일에는 레슨을 받으러 갔다.
 
그 때 나는 브람스노래를 자주 연주를 했는데 당시 김청자 선생님은 내 발음이 너무 우습다고 하시면서 나는 당신 같은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공부를 안 하는 것을 죄악으로 생각 한다고 말하기도 했단다.
 
하지만 레슨을 다녀도 내 문제점이 해결이 안됐다. 그래서 레슨을 그만두고 아버지가 소개해 주신 독일에서 왔다는 분을 만났고 우여곡절 끝에 79년도 독일 유학을 가게 됐다.
 
독일에서 정착해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독일 쾰른음대의 담당 교수님 덕이 크다. 그 당시 31살이었던 나를 받아주셨기 때문이기도 하고 연주도 시켜주셨다. 음대를 다닌 지 한 학기쯤 지났을 때였는데 메시아 음악을 들고 가서 배우고 싶다고 했더니 교수님이 너에게 너무 음이 낮지 않니라고 말씀 하셨다. 하지만 연주 후 그는 네가 그렇게 좋은 알토였는지 몰랐다고 하셨고 그 후로 각 교회 성당에서 연주를 시키셨다.
 
각 절기마다 음악회를 하는데 거기에 독창자로 가서 연주를 했다. 그 덕에 학비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8학기 후 졸업시험에서 최고점을 맞고 졸업을 하고 83년도 8월에 귀국했다. 귀국해서 한 첫 연주가 국립극장에서 열렸던 안익태 선생님을 추모하는 연극 이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성악가의 길을 걸었다.
 
연주를 하실 때 주로 어떤 작곡가의 곡들을 하셨나요
 
독창회를 할 때는 주로 후기낭만파 음악을 많이 연주했다.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리스트(Franz Liszt) 등의 작곡가의 곡들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독일 에서는 바흐(Bach), 칸타타(cantata; 17세기에서 18세기까지 바로크 시대에 발전한 성악곡의 한 형식), 크리스마스 오라트리오 등을 주로 연주 했다.
 
독일 유학시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한 번은 비엔나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콩쿠르를 참여 한 적이 됐다. 독일 선생님께서 소개 시켜 준 것인데 한국에서도 많은 유명한 성악가들이 왔다. 30개국 이상이 참여했고 350명이나 와서 예선을 두 번씩이나 했다. 할 수 있는 아리아 중에 제일 짧은 것으로 하라 길래 준비도 안 해간 마이어베어 곡을 연주했고 본선에서는 바그너를 불렀다. 오스트리아의 정서에 맞지 않는 곡으로 판단돼 등수에는 들지 못했다. 선생님께서 많이 아쉬워 하셨다.(웃음)
 
외국에서도 활동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 활동을 하셨는지
 
독일 유학 시절에는 해외 활동을 많이 했다. 귀국 후에는 호주랑 모스크바에서 연주를 했었다. 호주는 합창단과 같이 갔고 모스크바에서 차이코프스키 음악으로 독창회를 했다. 모스크바에서 했던 독창회는 정말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분위기와 청중들이 좋았다.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음악이란 무엇 인가요
 
음악은 한자로 풀면 소리 음(), 즐거울 락()인데 다들 자기 것이 있기 때문에 음악을 정의하는 것은 참 어렵다. 쉽게 말하면 음악이라는 것은 우리가 평소에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없는 많은 감정들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에 감동하게 되면 슬프지 않은데도 눈물이 난다. 그것이 불행하기보다는 오히려 행복하다. 그것이 음악인 것 같다.
 
음악이라는 것은 깊은 맛을 알면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을 수는 있을지언정 음악의 아름다움은 도저히 버릴 수 없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가 중에 가장 좋아하는 분이 있으신가요
 
좋아하는 음악가는 영국의 메조소프라노 자네트 베이커(Janet Baker)를 좋아한다. 소프라노는 독일 군돌라 야노비치를 좋아한다. 둘 다 독창회를 갔었는데 유감스럽게 자네트 베이커는 감기에 걸려 CD로 들었던 음악이 아니라 너무 아쉬웠다. 군들라 에노비츠의 노래를 들으면 너무 행복하다. 나뿐만 아니라 유학시절 당시 독창회에 같이 갔던 다른 국가 친구들도 다들 그날 기숙사에 돌아와서 오늘 밤 너무 행복해라고 외쳤던 기억이 난다.
 
클래식 음악가들의 크로스 오버 음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크로스 오버 움직임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중음악이 그렇게 많은데 굳이 클래식 음악가들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성악가들은 유행가를 부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성악가들은 클래식 음악의 깊이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악가로서 방현희의 음악적 신념은 어떤 건가요?
 
철학도 각기 다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정의 내릴 수가 없다. 하지만 신념이란 게 있다면 음악을 하는 입장에서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슬픈 것이든 기쁜 것이든 표현을 정말 아름답게 해야 된다는 것. 예술이란 것 자체가 그 자체로 아름다워야 하니까 말이다. 감동을 못주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내가 감동을 주고 있나?’ 매 순간 고민하기도 한다.
 
항상 바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그 아름다운 음악을 손상시키지 않고 표현할 수 있을까이다. 나는 음악을 하면서도 감동 받는다. ‘이 가사에 이 멜로디, 반주를 어떻게 썼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음악을 하는 후배들에게 꼭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우리 세대 성악을 배우던 학생들은 음악 하나 구하기도 힘들어서 조금씩 얻어듣고 카세트에 녹음해 와서 들었다. 그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를 했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많은 기회가 열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 자체를 잘 듣지 않는다. 심지어 좋아하는 성악가조차 없다. 정말 성악을 좋아한다면 많은 음악을 듣고 느껴 자기만의 정서에 맞는 음악을 찾았으면 한다.
 
음악의 표현도 중요하지만 소리자체의 감동이 없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그녀는 무엇보다 사람의 소리가 주는 감동을 강조했다. 마음의 울림을 주는 연주를 하고 싶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고 싶다는 그녀.
 
끝으로 그녀는 클래식은 열심히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음악 자체가 원하는 소리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대중화 되지 않은 클래식만의 고유한 맛을 느껴 달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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