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래를 위해 노래하는 힙합그룹 동방박사세상을 향한 외침 ‘귀 있는 자는 들어라’
[뉴스쉐어=김수희 수습기자] 요즘 음원차트의 주인공은 잘 생긴 ‘아이돌’도, 매끈한 걸 그룹도 아닌 ‘힙합’이다. 장기간 이어온 대중가요의 전형화된 패턴에 물린 대중들의 취향이 이제 듣는 것을 넘어 ‘보고, 즐기는 음악’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발라드, 댄스, 아이돌 신드롬을 이어 블랙뮤직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2016년, 대중들을 향해 ‘하고 싶은 말 다하는 한풀이’ 4인조 힙합그룹 '동방박사’를 만나봤다.
다음은 힙합그룹 동방박사와의 일문 일답이다.
▲ 동방박사 AKA M.A,G.I 소개해달라 DJ 2Faith: 안녕하세요. 저는 리더를 맡고 있는 DJ 2Faith입니다. 멤버는 이쪽부터 G.K Rock, MC Gai, 척대디이며 4인조 힙합그룹입니다. 'MAGI'는 별을 쫓는 사람들이에요. 종교와 철학, 초자연주의를 섭렵한 동방의 현자로 순례자를 뜻하죠.
▲ 각자 힙합(음악)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MC Gai: 저는 어렸을 때 어머니의 영향으로 국악을 많이 듣고 자랐어요. 그러다 흑인음악을 듣고 좋다 생각은 했지만 랩은 흑인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어요. 한국 사람이 하면 뭔가 멋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솔리드 ‘이준’이라는 분이 랩을 하는데 너무 멋있었어요. 그때부터 ‘아 랩이란 게 한국 사람도 멋있게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많이 따라 했죠.
G.K Rock: 저는 아버지가 음악 선생님이셨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이었죠. 아버지는 클래식을 전공하셨는데 ‘클래식만이 음악이다’라는 생각이 좀 강하셨어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아버지 길을 따라갔죠. 그런데 제가 원래 팝이나 힙합을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내가 원래 좋아하는 음악을 하자’라고 결심하고 힙합 음악을 시작했어요.
DJ 2Faith: 저는 소위 말하는 ‘베드룸 DJ’라고 해서 방에서 안 나오고 디제이만 했어요. 세상과의 소통이 거의 없었죠. 그러다 우연찮게 아는 형들을 만나 연주 한번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해서 그걸 계기로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게 되었어요. 어렸을 때 영향을 많이 받았던 동네 형들이 알고 보니까 그 바닥에서 유명했던 분들이셨더라고요. 그때는 몰랐는데 1세대 힙합그룹이었어요. 그 당시에 저는 꼬맹이였고 ‘언젠간 나도 저 형들처럼 해보고 싶다’라고 생각 했는데 기회가 없었죠. 혼자 독수공방 음악을 하다가 ‘가리온’이라는 힙합그룹 디제이로 데뷔를 하게 됐어요. 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느꼈지만 제가 만든 힙합그룹으로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방박사의 모티브를 찾아 수소문하다 MC Gai를 만나게 됐죠.
▲ 첫 싱글 앨범인 ‘전신갑주’의 가사가 굉장히 어렵다.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렇게 표현한 이유는
DJ 2Faith: 우리나라가 현재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잖아요. 이 시대에 필요한 영웅이 나타나야 된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가사를 일부로 알아듣기 힘들게 표현한 것도 있어요. 이 가사를 듣고 관심을 갖는 사람은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이 친구(G.K Rock)는 가사의 뜻이 궁금해서 찾아왔고 이렇게 동방박사로 함께 하게 됐죠.
G.K Rock: 네, 맞아요. 그래서 ‘전신갑주’는 저에게 의미가 큰 앨범입니다. 우연한 계기로 이 앨범(전신갑주)을 듣게 되었는데 처음 듣고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그때부터 호기심을 갖게 되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죠.
▲ 가사는 혼자 쓰나
▲ 다른 곡들도 가사가 좀 심오하고 난해하다 DJ 2Faith: 저희는 대중들에게 질문을 던진 것 이예요. 사실 이 세상 가운데는 심층적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그 뜻을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아요. 하지만 내가 알지 못하고 관심이 없다고 해서 그게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잖아요. 저희는 가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던져 호기심을 갖게 하고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듣고 ‘깨어있는 사람은 오라’였죠. 일종의 도전이에요.
MC Gai: 이 곡은 제가 그 당시 ‘하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을 세상을 향해 질러보자’하는 생각으로 만든 거예요. 그래서 대중들의 이해보단 ‘하고 싶은 말 다 해보자’라는 생각이었죠. 어떻게 보면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 일종의 ‘한풀이’예요(하하).
▲ 대중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은 받았나
▲ 가사 내용이 개인적인 얘기보다는 사회의 부조리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원래 사회에 관심이 많은가
▲ 요즘 대중음악은 물론이고 인디음악까지 감각적이고 쾌락적인 가사뿐이다. 근데 대중들은 이런 것에 열광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G.K Rock: 요즘 문화가 다 인스턴트화 되어가는 것 같아요. 재미와 이슈에만 치우치고 단물 빠지면 버리는 식이죠.
DJ 2Faith: 모든 문화는 오랜 세월을 걸쳐 만들어지는 것인데 과정없이 결과만 보니까 문화 자체가 패스트푸드처럼 되어버렸어요. 어떤 노래가 음원차트 1위를 해도 일주일을 가지 못하죠. 그러다 보니 계속해서 노래를 만들어 내야 하고 이런 것이 반복되다 보니 대중들은 금방 실증을 내죠. 이렇게 하다 보면 남는 게 무엇일까 싶어요.
▲ 아마추어들의 결과물이 주목받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런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니면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대해 돌아본다면
DJ 2Faith: 힙합이라는 문화가 저에게 영향을 많이 줬어요. 만약 힙합이 인격체라고 한다면 저는 진짜 감사를 표현하고 싶어요. 힙합이라는 문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화합하는 계기가 됐고 또 이 친구들도 만나게 되었죠. 제가 힙합을 통해 받은 게 많기 때문에 받은 만큼 전해야겠다는 사명이 있어요.
G.K Rock: 결국엔 정말 힙합이 좋아서 하는 것 같아요. 지금 이 시간에도 힙합을 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님 포기하는 사람도 있겠죠. 지금까지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런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가며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힙합이 좋기 때문인 것 같아요.
MC Gai: 다른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음악을 한다는 건 진짜 도 닦는 것과 같은 것 같아요. 어떤 도인이 1년 하고 다 닦았다 하고 내려오지 않는 것처럼 말에요.
▲ 인디에서 활동하다가 기획사에 소속되어 첫 정규 앨범을 내게 되었는데 간단히 소개를 한다면
MC Gai: 인기 있는 음악과 좋은 음악은 다를 수 있거든요. 저희는 좋은 음악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조금 저희의 성향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다른 시도들을 해볼까 해요. 라인을 좀 다르게 해서 대중들이 원하는 기호에 맞춰보려고요. 저희가 그런 음악을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거든요. 여러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대중들에게 당근과 같은 앨범이 될 것 같아요(하하하).
DJ 2Faith: 앨범 작업은 80% 정도 완성되었고요, 찬바람 살짝 불 때 나올 예정입니다. 약간 의외성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요. 비트는 경쾌하지만 가사 내용은 경쾌하지만은 않죠.
MC Gai: 랩 스타일에 변화를 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동방박사의 모습을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 앞으로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은지, 아니면 어떤 그룹을 기억되고 싶은지
MC Gai: 가장 한국적인 힙합 팀이 되고 싶어요. 한국 전통적인 소리를 이해하고 그걸 바탕으로 하는 음악은 많이 없어요. 그동안 시도는 많이 있었지만 계속 유지하는 팀은 많이 없죠. 저희는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오랫동안 하는 힙합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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