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쉐어 NewsShare -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정론!

[인터뷰] "값비싼 결혼 문화 깨져야"…박영숙 웨딩플래너

전북 군산 웨딩스토리·전주 마리아웨딩

이연희 기자 | 기사입력 2017/01/25 [05:52]

[인터뷰] "값비싼 결혼 문화 깨져야"…박영숙 웨딩플래너

전북 군산 웨딩스토리·전주 마리아웨딩
이연희 기자 | 입력 : 2017/01/25 [05:52]
▲  전북 군산 웨딩스토리·전주 마리웨딩 박영숙 대표.   © 이연희 기자

 

[뉴스쉐어=이연희 기자] “저희 고객님들은 10년, 20년이 지나도 영원한 신랑, 신부에요.”

 

전북 군산 웨딩스토리·전주 마리아웨딩 대표 박영숙 웨딩플래너의 말이다.

 

박 대표는 “웨딩에 미쳐야만 웨딩플래너가 될 수 있다. 호수에서 우아한 모습으로 떠 있는 백조가 물밑에서 발을 부산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부지런히 움직이고 시간을 투자함으로써 화려한 웨딩플래너의 모습도 빛을 발한다. 이 직업의 매력이 이런 거 같다”라고 전했다.

 

20여 년 웨딩플래너 경력을 쌓아온 박 대표는 이전에는 세무 관련 일을 했었다. 그러다 결혼 후 일을 쉬게 됐다. 어느 날 교육방송에서 웨딩플래너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근사한 모습에 매료됐다. 당시 교육기관은 대부분 수도권에만 있었는데 마침 전주웨딩컨설팅에서 교육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2기 멤버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일을 시작한 박 대표는 아이들을 돌볼 시간이 없어서 때론 이 일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꼼꼼하게 확인하고 최선을 다해도 몇몇 고객님은 불만을 표하는 분도 있는데 이럴 땐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결혼식을 마친 후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는 고객들의 연락과 해외에 거주하면서 15년이 지나도 메일과 SNS로 꾸준히 연락하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고객 등과 같은 마음 따뜻한 고객들은 그녀에게 큰 보람을 가져다줬다.

 

기억에 남는 신랑, 신부가 있냐고 묻자 뉴질랜드 원주민 후손이었던 신부였다고 답했다. 게다가 그 예비 신부는 공교롭게도 현지에서 웨딩플래너를 했다고. 덕분에 뉴질랜드의 결혼 문화에 대해 알게 됐고 많은 교류를 나눴다.

 

특히 “한국에서 부모님은 한복을 입는 것처럼 뉴질랜드에서도 부모님은 전통의상을 입는 모습을 보고 비슷해서 정말 흥미로웠다. 한국은 대량으로 청첩장을 인쇄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일일이 손수 편지를 써서 보낸다고 한다. 청첩장을 받은 사람은 참석 여부를 답장하고 예식의 예상 인원수에 맞게 식을 준비하는 부분이 이색적이었다”라고 전했다.

 

웨딩플래너는 여성들의 직업이라고 생각하지만 남성들에게 웨딩플래너라는 직업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다른 지역을 보면 오히려 남성 플래너가 많고 여직원보다 훨씬 계약률도 높은 편이다. 사실 웨딩플랜은 식뿐만 아니라 부동산, 인테리어, 가전, 신혼여행까지 항목이 많은데 남성 플래너는 활동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어 더 잘 소화해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결혼 문화의 뚜렷한 소신을 갖고 있는 박영숙 대표는 화려한 결혼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한다.   © 이연희 기자

 

“꽃길, 값비싼 세팅, 화려한 최고급 드레스가 있어야 한다는 한국 결혼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이제 깨야 한다고 생각해요. 원피스, 정장만 입고도 멋진 예식을 치를 수 있어요. 십만 원 이하 드레스도 고급 드레스와 소재와 바느질의 차이가 분명 있지만 결혼식 현장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해요.”

 

기존부터 있던 결혼 시스템은 서서히 변하는 추세다. 보편적으로 결혼 연령도 늦춰졌고 만혼이 많아졌다. 또 작은 결혼식, 하우스 웨딩, 셀프 웨딩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도시권에서는 20% 정도가 하우스 웨딩을 한다. 주말이면 서울 청담동, 인사동 등에 위치한 작은 카페, 샵 등이 예식장으로 변신하는 곳도 많다. 지방도 이런 흐름이 퍼지고 있다.

 

웨딩스토리에서는 이런 웨딩을 진행하는 분이 있는지에 대해 “고객님들 중 1년에 3팀 정도가 하우스 웨딩을 호텔 홀에서 진행하고 있다. 플래너는 호텔 예약과 홀 세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신랑 신부의 개인 비용을 측정해 불필요한 예식의 부분들을 빼고 최소 비용을 들여 준비하도록 돕는다”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결혼 준비는 단 한 번의 결혼식보다 앞으로 있을 결혼 생활을 준비하는 거라고 고객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10명 중 9명은 이런 말을 달갑게 듣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조언이 결혼식에 대한 로망을 산산 조각내는 말일 수도 있다. 대부분 신랑, 신부님들은 단 한 번의 결혼식은 반드시 화려하고 성공적으로 해내야 한다는 것에 지나친 비중을 둔다. 그러나 결혼은 현실이며 함께 생활을 해나가야 하는 것을 준비하는 것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렇다면 예비 신랑, 신부가 결혼식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잘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꼭 예산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래야 그 범위에 벗어나지 않고 준비 과정에서도 의견 차이로 입씨름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 부분에 대해 박 대표는 “예산 책정 없이 무작정 결혼 업체를 알아봐도 답이 없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들이 생겨나 지출 비용이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예산 안에서 알맞게 웨딩플래너가 기획을 해야 하는데 요즘은 웨딩 상담사 정도밖에 제 역할을 못 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몇 년전 고객이 지금은 아기를 낳고 한 아이가 엄마가 됐지만 박 대표에게는 여전히 호칭은 ‘신부님’이다. 민망해하던 고객도 ‘신부’라는 말을 다시 들으니 기분이 정말 좋다고 했다.

 

끝으로 “고객님께 일부러 1년이든 5년이든 10년이든 몇 해가 흘러서 만났을 때도 신랑, 신부님이라고 얘기한다. 처음 가졌던 그 마음을 잊지 말라는 의미에서다. 저를 만났던 모든 고객은 모두 오래 행복하게 잘 사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하며 미소를 지었다.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국내 최초 숏폼 드라마 플랫폼 '탑릴스', 첫 BL 오리지널 '가르쳐 주세요' 공개! 박형섭-이상민의 심쿵을 부르는 환상의 비주얼 합!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