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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계절을 담은 남성사계전통시장, 골목상권 활성화 꿈꾸다

골목 재정비·시장 현대화에 주민들 반겨

장윤실 수습기자 | 기사입력 2017/05/22 [19:03]

[르포] 계절을 담은 남성사계전통시장, 골목상권 활성화 꿈꾸다

골목 재정비·시장 현대화에 주민들 반겨
장윤실 수습기자 | 입력 : 2017/05/22 [19:03]

 [뉴스쉐어=장윤실 수습기자] “장보러 가자”는 부모님 말씀에 어린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돌아다녔던 전통시장. 난생 처음 보는 음식과 물건에 눈이 휘둥그레져 부모님께 사달라고 때를 쓴 기억이 다들 한 번씩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전통시장은 추억과 정감이 서린 장소다.


과거 지역경제의 원천이자 서민들의 생계 터전이었던 전통시장은 소비방식의 변화와 대형마트 확산,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발달하며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정부는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마트의무휴업일 제도를 시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대형 마트 측은 “피해는 정작 유통협력사들이 보게 된다”고 주장했고, 전통시장 상인들은 “전통시장의 특성을 살려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전통시장을 살리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전통시장만의 특성과 테마를 살린 ‘2017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를 전국 200여개 전통시장에서 개최했다. 서민경제의 중심지였던 전통시장을 살리려는 노력 가운데, 유명 맛집과 옛 추억을 찾는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서울시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     © 장윤실 수습기자


총신대입구역 14번 출구를 나와 주위를 살펴보니 남성사계시장이라 적혀있는 조형물이 시장 앞에 세워져 있다. 남성사계시장의 자랑스러운 랜드마크다. 조형물에는 사계를 뜻하는 로고와 각 계절이 적힌 한자가 저녁이 되자 알록달록 빛을 발하고 있었다. 


계절을 담은 시장이란 뜻의 남성사계시장은 봄길, 여름길, 가을길, 겨울길로 이뤄져 있다. 봄길과 가을길은 남성사계시장을 관통하는 넓은 길이지만, 여름길과 겨울길은 봄길과 가을길 옆으로 늘어진 좁은 골목이다.

 

▲     © 장윤실 수습기자


각각의 길에서는 물건들을 팔려는 상인들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키위가 10개에 4천원!”이라며 목청껏 외치는 과일집 아저씨부터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단체티를 맞춰 입고 생선을 팔고 있는 해산물가게가 눈에 띄었다. 도마를 탕탕 두드리며 손님이 가리킨 돼지고기 부위를 썰고 있는 정육점 아저씨도 보였다. 한쪽에서는 할머니들이 쭈그리고 앉아 채소와 나물을 다듬어 손님들 앞에 내놓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핫도그와 떡볶이, 어묵 같은 분식이 자리를 잡고 손님들을 유인하고 있었다.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인 만물상까지 다양한 모습들이 한곳에 녹아 있었다.

 

▲     © 장윤실 수습기자


발걸음을 돌려 겨울길로 가보니 ‘먹자골목’이라 쓰인 간판이 오는 손님들을 맞이했다. 먹자골목 안에는 내부지도가 그려진 벽화와 가게사장님들의 캐리커처가 각 가게마다 그려져 있었다. 순대국부터 해장국, 냉면 등 다양한 먹거리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군침을 돌게 했다.


남성사계시장에서 몇 해 전부터 장사를 하고 있다는 과일가게 상인은 “장사하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오래하게 됐다”며 “지역 주민들과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항상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래서 장사할 맛이 난다”고 전했다. 이들은 새벽마다 트럭을 끌고 안양농축산물시장에서 직접 과일과 채소를 사온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마트보다 가격이 싼 편이고 과일이 맛있다고 손님들이 말해준다”고 밝혔다.


시장 근처에 살고 있는 주민은 “집 근처에 장터가 있다 보니 생각나면 나와서 장을 볼 수 있고 이것저것 볼거리가 많아 즐겁다. 아이들과 같이 나와서 돌아다니기에도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 장윤실 수습기자


하루 평균 1만 5천여명 이상이 사용하는 남성사계시장은 과거 이수역 근처 시장, 남성시장으로 불려졌다. 50년이란 긴 세월동안 명맥을 이어온 남성시장은 2014년에서야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재래시장으로 인정받으며 남성사계시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남성사계시장 상인회가 만들어지며 짧은 기간 동안 시장 재정비 및 조형물, 가로등, 도로포장 등 현대화가 진행됐다.


이 같은 발전에 남성시장은 이번 해 초 문화관광형 육성시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 지역 고유의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전통시장의 특성을 발굴·개발하여 문화관광이 접목된 시장으로 육성될 계획이다. 


주민들은 남성사계시장의 변화를 반기고 있다. 상인들의 경쟁으로 도로를 침범해 물건을 진열해놨던 관행은 시장 재정비를 하면서 사라졌다. 마트보다 시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50대 주부는 “길이 넓어지면서 통행이 어려웠던 길들을 불편 없이 지나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시장의 풍경이 깨끗해지자 소비자들의 발걸음은 전통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불편하더라도 차를 끌고 대형마트에서 장을 봤다는 57세 주부는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시장에 장을 보러 나왔다”며 “예전엔 카드를 사용할 수 없고 복잡하기도 해서 시장에 잘 들르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와보니 분위기가 밝고 카드 이용도 편해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남성사계시장 이재열 상인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2017년에는 고객지원센터, 주차장 등 고객 편의시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통시장을 믿고 찾아주시는 고객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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