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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3만 켤레의 폐 신발…서울역 '슈즈 트리' 논란의 현장

시민들 "냄새나고 지저분해보여 실망"

황혜선 수습기자 | 기사입력 2017/05/29 [01:33]

[르포]3만 켤레의 폐 신발…서울역 '슈즈 트리' 논란의 현장

시민들 "냄새나고 지저분해보여 실망"
황혜선 수습기자 | 입력 : 2017/05/29 [01:33]

 

▲ 서울시가 서울 고가도로를 도심 속 정원으로 재탄생 시킨다는 의미를 담아 3만 켤레의 폐 신발을 이용해 만든 '슈즈 트리'이다.    © 황혜선 수습기자

 

[뉴스쉐어=황혜선 수습기자]"어유, 꼬랑내 나는 것 같아요. 냄새가 너무 심해요."

 

서울역을 분주히 지나가던 이들이 무언가를 보더니 탄식했다. 이들의 시선이 머문 곳에는 수천 켤레의 신발이 큰 폭포를 이루고 있었다.

 

지난 26일 낮 서울역 2번 출구. 지상으로 계단을 반쯤 올랐을 때 순간 고무 냄새와 섞인 퀴퀴한 냄새가 났다. 출구를 나오니 거대한 신발 더미가 시야를 꽉 채웠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별 희한한 광경을 다 본다는 듯한 표정으로 이를 한참 바라봤다.

 

▲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대형 설치 작품인 '슈즈 트리'를 바라보고있다.   ©황혜선 수습기자

 

운동화 끈을 풀어서 매달아 놓은 곳을 보던 김기훈(16)군은 슈즈 트리를 본 소감에 대해 "장소와 신발이 조화롭지 못하고 예쁘지가 않다"라고 말하자 옆에 같이 있던 김군의 친구들도 "냄새가 나서 머리가 아픈 것 같고, 지저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 고가도로를 ‘서울로7017’ 보행길로 새롭게 단장해 개장하는 기념으로 환경의 소중함과 재생의 의미를 담아 버려진 신발 3만 켤레를 이용해 설치 미술 작품 '슈즈 트리'를 만들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것과는 달리 '슈즈 트리'는 흉물이라는 시민들의 평을 받았다.

 

▲ 폐 운동화 끈을 풀어 조형물 천장에 매달아 놓은 '슈즈 트리'  © 황혜선 수습기자

 

'도시 안에 본질적 결핍은 신발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또 하나의 줄기가 되고 대중의 언어가 되어 방향을 제시해줍니다'

 

시민들이 하나둘씩 작품의 이해를 돕는 안내판에 모여들어서는 설명글을 읽기 시작했다. 이를 읽은 사람들은 "우리같이 예술을 하지않는 사람들은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슈즈 트리 바로 위에는 옛 서울 고가도로인 '서울로 7017 보행길'로 슈즈 트리를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밑을 내려다보면서 "세상에, 고물상에 있는 헌신들이 다 여기 와버렸구먼" "이제 이곳이 노숙자들의 전용 쉼터가 될까 무섭다"라며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슈즈 트리를 보고는 단박에 쓰레기장 같다고 표현한 민순례(58·여)씨는 "폐 신발로 만든 작품을 1억 원이나 들이고, 며칠 전시했다가 없앨 거면서 돈은 왜 이렇게 많이 들어갔는지"라며 이해할 수 없단 눈치였다. 민씨는 곧 "차라리 그 돈으로 어려운 학생들이나 돕지. 이게 뭐 하는 짓이여!"라고 언성을 높였다.

 

▲ '서울로 7017 보행로'에 올라온 사람들이 한참 동안 '슈즈 트리'를 내려다보고있다.  ©황혜선 수습기자

 

서울시는 2014년 노후되어 폐기할 수밖에 없는 서울역 고가를 녹색 숲으로 재생하겠다고 밝히고,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의 재능 기부를 통해 1억 원의 예산을 들여 슈즈 트리를 만들었다.

 

예산 논란에 휩싸인 서울시는 황 작가에게는 어떤 비용도 지급되지 않았고 안전펜스 등에 소요된 금액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뉴스에서 논란을 듣고 구경하러 왔다는 60대 중반의 유종슬씨는 "취지는 좋은데 작품에 대해 공감이나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차라리 아이들 암벽 타기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논란이 되고 있는 예산 문제보다도 미관을 저해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라고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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