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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원희 게임기획자 "기획은 게임제작의 항해사와 같아"
기획 통해 유저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직업
기사입력: 2017/06/19 [23:32] ⓒ NewsShare 뉴스쉐어
변옥환 수습기자

 

▲ 이원희 게임기획자 인터뷰 촬영     ©변옥환 수습기자


[뉴스쉐어=변옥환 수습기자] 최근 4차 산업혁명이 뜨거운 주목을 받는 가운데 게임 산업4차 산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게임 산업은 최근 10년간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며 어느덧 대중문화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게임 산업의 총매출액은 10년간 전년 대비 평균’ 5%의 성장세를 보이며 작년 최초로 총매출액 10조를 넘기는 107222여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게임 산업의 이러한 발전은 많은 이용자도 주요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그만큼 좋은 콘텐츠를 개발·유지하는 개발자의 많은 손길, 노력도 필요하다. 게임 산업의 일선에서 콘텐츠를 기획·개발하고 있는 부산의 B게임개발사 소속 이원희 게임기획자를 통해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 게임기획자와의 일문일답.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작년 12월 부산 소재 B게임사에 입사한 1년 차 게임기획자다. 게임제작사는 대체로 기획, 프로그래밍, 디자인 이렇게 크게 세 파트로 분류하는데 우리 회사는 QA(Quality Assurance, 품질관리: 게임 문제점 점검 등 업무)팀까지 갖추고 있다. 나는 게임 기획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주요 게임 플랫폼이 모바일게임이라 모바일게임 위주로 제작하고 있다.

게임을 평소에도 좋아했는지? 어떤 계기로 게임을 만들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됐나?
좋아했긴 하지만 지금은 게임 만드는 게 훨씬 재밌다. 게임을 만들고 싶단 생각은 군 복무 시절 처음 하게 됐다. 당시 부대에서 절전캠페인을 충실히 지키는 바람에 TV, 인터넷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오후 6시 이후 전등도 차단해 어둠 속에서 지냈다. 일과 후 막사에 할 게 없어 랜턴을 켜 장기, 바둑을 두며 지냈는데 몇 달 지나니 물릴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이 조금 안타까워 직접 보드게임을 만들었다. 행정반 일부 가동 컴퓨터로 인쇄·코팅해 판타지 보드게임을 만들어 선보였다. 사람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다른 생활관에서도 소식을 듣고 하러 오고 그랬다. 절전캠페인이 끝난 뒤에도 부대 사람들이 이 게임을 즐겼다. 이후 나한테 피드백도 왔다. “어떤 캐릭터는 너무 세다” “이 기능이 들어가면 더 재밌을 것 같다등을 받아 개정판도 만들고 수시로 업데이트도 했다. 그때 처음으로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었다. 전역 후 일반 회사에 1년 정도 근무했지만 그래도 마음속에 그런 마음이 남아 있어 직장을 관둔 뒤 게임 기획을 정식으로 공부해 지금 회사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게임을 하는 것과 만드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기획자가 게임을 많이 하는 건 기획에 분명 도움 되는 일이다. 다만 만드는 것은 하는 것에 비해 게임에 대한 시각 자체가 다르다. 게임을 만들면 할 때보다 재미요소를 추구하는 수준이 훨씬 높아진다. 예를 들어 특정 유저들은 게임은 효율적이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획은 게임의 비효율을 깔아주는 작업이다. 왜냐면 게임은 유저에게 문제를 던져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극복할 만한 사건을 유저에게 끊임없이 던져주는 것이다.

제일 효율적인게임은 시작하고 3초 만에 엔딩을 볼 수 있는 게임이다. 시작할 때부터 최고 레벨에 최고급 아이템을 준 상태로 첫판부터 최종 보스랑 만나게 해준다. 당연히 최고 레벨에 장비도 좋으니 보스는 한 방이다. 얼마나 효율적인가? 한편으로 재미가 있을까? 이렇듯 게임을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더 강해질까를 생각하는 반면 기획자는 어떻게 하면 유저가 해결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까라는 관점의 차이가 있다.

이 게임기획자가 생각하는 게임을 제작할 때의 가치관, 관점은 어떠한가?
우선 기획자마다 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힌다.

게임 기획은 유저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어떤 경험을 제공할지 설계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유저가 예상하지 못한 재미를 주는 것을 추구한다. 예상하기 쉬운 게임은 빨리 지루해진다. 유저가 오래 즐기게 만들려면 예상치 못한 장치를 계속 제공해줘야 한다.

또 유저가 게임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예를 들어 자기 선택에 따라 결과가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으로 일종의 갈림길을 주는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재미를 줌과 동시에 선택에 따른 결과는 확실하게 주는 것이 개인적으로 게임을 만들 때 추구하는 바다.

게임기획자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고 또 게임 프로젝트 기획 과정은 어떻게 되나?
게임기획자는 게임의 전체적인 설계, 스토리, 기능적인 부분, 수치, 밸런스 등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담당하는 일을 한다. 배로 치면 항해사 같은 역할이다.

우선 스케줄은 게임회사마다 다르고 매주 일정도 다른 관계로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초기 게임 제작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게임의 기반을 정하는 일이다. 앞으로 제작할 게임이 뛰어난 타격감’ ‘예측 불가한 진행등의 특징을 확정 짓는 작업이다. 이후 제작과정은 항상 기반에 기준해 상세한 요소 하나하나 기반에 상충하는 내용이 있어선 안 된다.

제작과정은 세밀하고 복잡하지만 크게 보면 컨셉 회의를 시작으로 캐릭터, 아이템, 스테이지 등 기본적인 게임 구성 요소에 대한 개념 정의를 내린다. 각 요소를 만든 의도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설정하기도 한다. 기초 콘텐츠 설계, 콘텐츠 순환 검증·피드백을 거쳐 하나의 기초 매커니즘이 잡히면 세세한 콘텐츠를 설정하고 상세한 게임 규칙을 기획한다. 이후 UI(User Interface) 기획을 한다. 이는 어떻게 하면 편리하게 버튼을 찾을 수 있을지 등을 생각하고 틀을 정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게임 내 밸런스를 맞추고 레벨 디자인 작업을 한다. 게임이 완성된 후에도 지속해서 점검·수정해야 한다.

게임을 만들며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지, 또 게임기획자의 장점이 있다면?
의도한 대로 내가 창조한 세계가 돌아가는 것을 봤을 때 상당히 성취감을 느낀다. 기획할 때 사람의 심리를 예측하고 동선을 짜는데 예측한 대로 유저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내가 제대로 예측해냈구나란 뿌듯함을 얻게 된다. 또 머릿속에 떠올린 특별한 시스템을 구현할 방법을 찾아낸 순간, 말 그대로 유레카.

게임기획자는 자신의 철학을 많이 담아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그게 최대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게임의 관리자면서 설계자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게임개발을 하며 약간의 고충이나 힘든 부분은 있는지?
자신이 추구하고 설계한 재미요소가 남들은 재미있다고 느끼지 않을 때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마음이 아프지만 기획자는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면 재미는 설득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없던 재미가 설득을 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나도 아직 한 번에 바로 받아들이긴 힘들고 마음은 아프지만 개선했을 때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 뿌듯하다. 이런 자기가 확신하던 생각들이 깨지고 받아들이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게임기획자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과 공부를 해야 하고 취업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게임기획자는 특히 의사소통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말하고 듣고 쓰는 능력을 통해 자신이 기획한 것을 각 부서에 충분히 이해시키고 싱크를 맞춰야 한다.

일단 게임기획 공부는 독학으로 할 수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이 독학하기엔 어떤 식으로 공부할지 방향성을 잡기 굉장히 힘들다. 자신이 게임 기획을 대학 전공으로 배운 게 아니라면 직업학교나 아카데미에서 수업받는 것을 추천한다. 그곳에서 기획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첫 방향성을 잡는 데 크게 도움 된다.

게임개발사에 취업할 때는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게임을 자세히 분석해 역기획서를 쓰거나 하면 좋다. 또 게임 개발 프로젝트 경력이 있다면 회사에서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제공하는 셈이니 도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은 자신의 게임 기획에 대한 생각, 분석한 내용 등을 개인 블로그에 쓰는 것이다. 꾸준히 쓰고 면접 때 그런 부분을 어필하면 굉장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 사람을 판단하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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