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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테이블에 그냥 두고 가” VS “아이는 통제 대상 아닌 인격체”

서로 조금씩 배려해주고 존중하는 시민의식 필요

조귀숙 기자 | 기사입력 2017/06/29 [17:32]

“기저귀 테이블에 그냥 두고 가” VS “아이는 통제 대상 아닌 인격체”

서로 조금씩 배려해주고 존중하는 시민의식 필요
조귀숙 기자 | 입력 : 2017/06/29 [17:32]

-똥 기저귀 테이블 위에 그냥 두고 가는 것은 다반사
-가게 차별화로 노키즈존 운영했더니, SNS에 ‘문 닫게 하겠다’ 항의 글
-아이는 통제 대상 아닌 우리랑 똑같은 인격체
- “똑같이 돈 내고 밥 먹는데 같이 배려해 주세요”
 

▲ '노키즈존' 카페     ©조귀숙 기자

[뉴스쉐어=조귀숙 기자] 최근 음식점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들이 어린이를 동반한 일부 무개념 손님을 꺼리는 경우가 생기면서 ‘노키즈존’이 늘고 있다. 그러다보니 아이를 둔 엄마 손님들은 “아이는 통제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다” “아이 엄마들이 무슨 죄인이냐 분리하게”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노키즈존 사장님… “우리도 먹고 살아야죠. 비방글 그만 올려주세요”

 

경주 관광단지에서 카페를 운영한 하모(37) 씨는 어린아이를 동반한 ‘일부’ 무개념 손님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대변을 본 냄새나는 기저귀를 테이블 위에 그냥 두고 가거나 뒤처리 한 물티슈를 먹는 물 컵 안에 넣고 가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을 자주 겪었기 때문이다.

 

하 씨가 더 힘든 것은 이러한 황당한 경우를 보고도 아무 말 못하고 참아야 하는 것이다. “테이블 위에서 뛰는 아이를 내려오게 해 달라”고 말했다가 오히려 “애들이 좀 그럴 수도 있지 야박하게 군다”며 배려심 없는 주인이 되기가 일쑤였다.

 

가게 이미지를 위해 그렇게 참는 일이 많아지자 아이 엄마들 사이에서 해당 카페는 ‘아이를 데리고 가도 눈치 받지 않은 곳’으로 인식됐다. 

 

그랬더니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이제는 아이를 동반하지 않은 손님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저렇게 아이들이 홀을 놀이터처럼 뛰어다니는데 왜 제재를 안 하느냐”며 “카페 사장이 가만두니까 저러는 게 아니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는 항의가 거세진 것이다.

 

결국 하 씨는 오랜 고민 끝에 ‘노키즈존(No Kids Zone)’으로 카페 운영을 바꿨다.

 

하지만 ‘노키즈존’ 운영은 하 씨를 더 힘들게 했다. 노키즈존 시행 전에 찾았던 엄마들이 SNS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너희 카페 꼭 망하게 할 거다”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장사를 못하게 하겠다, 두고 보라”는 글들이 도배됐다.

 

또 일부 앙심을 품은 아이 엄마들이 매일 시청에 민원을 넣었다. 위생과에서 단속을 나와 냉장고와 카페 곳곳의 위생을 체크하며 “사람 가려서 받으면 안 된다”는 훈시까지 주고 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힘들어하다 1년 6개월 만에 하 씨는 ‘노키즈존’ 운영을 폐지했다. 그사이 그는 분노 장애와 우울증으로 웃음을 잃었고 결국 그곳을 떠나 지금은 작은 카페를 운영하면서 회복 중이다.

 

◇ 아이 엄마들… “왜 차별해요. 아이 데리고 가도 눈치 좀 그만 주세요”

 

세 살 남자아이를 키우는 울산 천상에 사는 김모(34‧여) 씨는 얼마 전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음식이 나왔는데 먹지도 못하고 ‘돈만 내고’ 왔다. 아이가 짜증을 내고 보채니 식당 주인이 노골적으로 싫은 표정을 지었고 손님들도 ‘왜 데리고 안 나가냐’는 시선으로 째려봐 도저히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고.

 

“요즘 ‘맘충’이라는 신조어 생길 만큼 아이들 키우는 엄마들이 식당이나 카페에서 벌레 취급을 받으며 눈치를 보고 있어요. 아이 키우다 보면 엄마들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마음이 안 좋죠. 사회에서 분리당하는 느낌이랄까… ”

 

눈치가 보여 아예 카페 가는 것은 포기했다는 전모(37‧여) 씨는 “마음대로 못 가니까 더 가고 싶다. 넘치는 아이들의 에너지를 엄마도 통제를 못하기 때문에 아예 공원에다 아이들을 풀어놓고 아쉬운 대로 테이크 아웃해서 커피를 마신다”고 했다.

 

이어 “엄마들도 눈치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안 가려고 한다. 그래서 ‘키즈 카페’를 이용하거나 집에서 만난다. 하지만 가끔은 속상하다”며 “아이를 동반한 손님도 그렇지 않은 손님도 자기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받고 싶어 가는 것인데 공동의 공간에서 서로 조금씩 존중해주고 배려해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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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키즈존 2017/06/29 [22:01] 수정 | 삭제
  • 세상에나....노키존ㅇㅣ 점점을어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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