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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서 하루 2만원도 못 팔아, 약값이 더 들 판"

[인터뷰] 46년째 재래시장 장사하는 한점이 할머니

전재원 수습기자 | 기사입력 2017/12/10 [15:29]

"시장서 하루 2만원도 못 팔아, 약값이 더 들 판"

[인터뷰] 46년째 재래시장 장사하는 한점이 할머니
전재원 수습기자 | 입력 : 2017/12/10 [15:29]
▲     ©전재원 수습기자

 

“옛날에는 지나는 사람들이 많아 부딪히기도 하고 피해가고 그랬는데 지금은 사람 한명 보기도 힘들어(한숨). 하루에 이만 원도 못 팔 데가 많아. 오히려 약값이 더 들어갈 판이야.” 

 

[뉴스쉐어=전재원 수습기자] 영하의 날씨를 보인 지난 4일 창원 가음정 시장의 한 노점에서는 목도리를 얼굴에 꽁꽁 싸맨 70대 할머니가 허탈한 표정으로 한탄했다.

 

재래시장 모퉁이에서 46년째 채소나 과일 등을 팔고 있는 한점이(74)할머니는 요즘 안 좋은 경기 탓에 채소가 안 팔린다고 푸념했다.

 

할머니는 19살에 창원으로 시집 와서 시어머니와 이 곳 시장에서 좌판 장사를 시작했다. 가난했지만 남편과의 사이가 좋아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다. 그러다 갑작스레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고 남편 잡아먹은 년이라고 시어머니한테 구박을 받고 살았다.

 

당시 셋째 갓난이 업고 장사를 해야 했다. 힘이 들어 눈가에 눈물이 맺혔던 날이 많았다. 이렇게 처음 장사를 해서 지금까지 자식 셋을 시집·장가보내고 대학도 보냈다.

 

하지만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장사를 했는데 요즘은 장사가 신통치않다. 할머니는 "사람이 없어. 오랫동안 장사를 했는데 지금이 제일 안 좋아"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또 "농산물직판장에서 5만원 주고 물건을 떼어 오면 2만원치 팔고 나머지는 버릴 때도 있거든. 더군다나 날씨가 추워져 사람들이 더 안 나와"라고 말했다.

 
"벌어놓은 돈으로 살아. 자식들이 일 그만하고 같이 살자는데 짐 되는 거 같아 싫더라고. 그리고 이곳에서 남편 없이 혼자서 악착같이 버티며 견뎠는데 떠날 생각조차 못해. 젊은이는 내 마음 모를 것이여." 

 

장사가 안 되면 생활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할머니는 이렇게 답했다.

 

벌이가 시원찮은데도 할머니가 이 자리를 지키는 이유가 옛날이 그리워서다. 할머니는 "시장에 사람들이 바글거렸을 때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밌었지. 요즘은 시장에 사람이 없으니 다들 죽는 소리만 혀. 장사가 되지 않아 밥 대신에 술만 마시는 사장들도 많고. 갑자기 안 보이는 사람도 많아. 나는 여기 있을꺼애"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장사하면서 가장 힘들 때는 손님이 없을 때다. 할머니는 "매일같이 인사하는 옆집 사장들이 어느새 점점 문을 닫고 옛날처럼 시장에 생기가 없어. 내가 장사하믄서 대통령이 몇 번 바뀌었는데 갈수록 경제가 안 좋아지는지. 누굴 탓할 겨"라며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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