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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강철비, “절대로 없을 일인데 왜 이렇게 현실적이지?”
냉철한 현실감과 상업영화의 볼거리, 둘 다 잡았다
 
박기호 기자 기사입력  2017/12/29 [19:36]

[뉴스쉐어=박기호 기자] 북한 1호가 남한으로 내려온다. 그것도 치명상을 입어서, 북한 최정예요원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현실로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는 일이 영화 속에서 전개된다. 

 

▲ 영화 강철비 스틸컷


그런데, 현실적이다. 이 투박하고 거친 전개 속 영화의 중심축인 ‘북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나라들 사이의 얽히고설킨 스토리가 지금 대한민국의 그것과 너무나 흡사하다. 

 

남북 분단의 현실을 바라보거나 혹은 이용하는 남북한의 지도자와 주변 강대국들의 처세는 우리가 뉴스에서 보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목숨과 돈을 놓고 저울질을 하거나, 전개되는 상황에 따라 순식간에 말을 바꾸는 태도에 허탈함을 느낄 새도 없이 영화는 숨 가쁘게 달린다. 

 

그 와중에 전쟁 위기를 대하는 시민의 무감각한 태도까지도 참으로 현실적이다. 현실적이어서 씁쓸하고, 그래서 마냥 볼거리 많은 액션영화로 볼 수가 없다.

 

무겁고 착찹하게 흐를 수도 있는 영화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건 ‘곽철우’ 역으로 분한 곽도원의 ‘회사 다니는 아는 아저씨’ 같은 연기다. ‘꼰대 상사’를 대하는 부하직원의 태도를 그대로 붙여 넣은 것 같은 대사가 툭툭 튀어나올 때마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진다.

 

▲ 영화 강철비 스틸컷 

그러다 보니 정우성과 곽도원의 연기 궁합도 볼거리가 된다. 무겁게 흘러갈 수 있을 분위기를 곽도원의 ‘아재스러은’ 생활연기로 경쾌하게 풀어내고, 중심을 잡아주는 정우성의 연기는 극의 진중함을 더한다. 사실 주연배우뿐 아니라 출연진 모두가 ‘믿고 보는 연기’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다만 북한 말투를 구사하는 부분에서 대사 전달력이 약해 알아듣지 못하는 대사가 있다는 점, 중간 중간 극의 전개가 다소 빠르고 산만하다는 점은 아쉽다. 빠르게 돌파하는 전개는 시원시원하지만, 때로 극의 흐름을 따라가기에 호흡이 가쁘다. 

 

하지만 산발적으로 전개되는 모든 이야기의 흐름을 다 따라가지 않더라도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진짜 전쟁이 닥치면 내나라고 네 나라고 간에 다들 저렇겠지’ 싶을 정도로, 영화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우리가 처한 현실을 다시 한 번 직시하게 만든다. 분단된 남북한을 둘러싸고 각국이 이권을 다투는 현 상황에서, 전쟁의 완전 종식과 평화는 영화처럼 단순하지 않을 것이기에.


기사입력: 2017/12/29 [19:36]  최종편집: ⓒ NewsShare 뉴스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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