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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보다 카페가 공부 잘돼”… 우리나라 ‘커피숍’ 변천사 들여다보니
최초 커피 판매점 ‘손탁호텔’부터 다방 시대를 지나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까지
 
전재원 기자 기사입력  2018/03/30 [08:55]

 

▲ 한 대학생이 커피숍에서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다.     © 전재원 기자


[뉴스웨어=전재원 기자] 지난 28일 오후 대학생 김 모(25) 씨가 창원 상남동의 한 카페에서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었다. 그는 “조용한 도서관보다 잔잔한 음악이 들려오는 카페에서 집중이 더 잘 된다”며 “가끔 공부에 몰입할 때는 이곳이 카페라는 사실을 잊은 채 주변의 이야기소리에 화가 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요즘은 어느 카페를 가든지 김 씨처럼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심지어 한 낮에는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라기보다 도서관에 가까울 만큼 그룹으로 스터디를 하거나 혼자 음료를 시켜놓고 노트북을 보며 앉아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을 때도 있다.

 

오랜만에 카페에서 친구를 만난 주모(34) 씨는 “음악도 조용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 큰소리로 대화를 못하겠다”며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당연한데 괜히 눈치가 보여 오래 앉아 있기가 불편하다”고 말하며 카페를 나갔다.

 

카페는 이제 어떠한 모습으로든지 현대인들과는 때려야 땔 수 없는 친밀한 공간으로 자리매김 됐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커피 맛을 즐기든,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든, 아님 혼자 공부를 하든지, 그러한 모습들이 우리에게 낯설지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카페 문화가 형성되기까지는 시대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카페도 함께 발을 맞춰 걸었다는 사실이다.

▲ 커피숍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돼 있어 혼자서 공부하거나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전재원 기자

 

우리나라 최초 커피숍 아시나요?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숍은 ‘손탁호텔’이다. 고종이 1898년 서울(경성)에 호텔식 다방을 세워 러시아 공사 웨베르(Karl Wae-ber)의 처형인 ‘손탁(독일태생)’에게 맡겨 운영하게 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우리나라 경성에 생긴 최초의 카페.   <사진제공=네이버 지식>


고종은 1895년 명성왕후 시해사건으로 인해 러시아 공사로 피신해 있을 때 처음 커피를 맛봤다. 그때 고종은 커피의 향과 맛에 매료돼 덕수궁으로 환궁 후 ‘정관헌’이란 건물을 짓고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연회를 즐겼다. 그러나 ‘정관헌’은 고종이 다과를 들거나 연회를 열고 음악을 감상할 목적으로 만든 공간이지 커피를 파는 곳은 아니었다.

 

가난한 예술가들의 안식처, 커피와 문학이 공존한 다방 등장
우리나라가 식민지였던 당시 조선은 인천항이 개항되면서 외국문물이 밀물처럼 들어왔다.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외국인들이 ‘손탁호텔’에 머물면서 대중들에게도 커피가 자연스럽게 전해진 것.

 

그러면서 1930대를 지나 경성에 처음으로 다방이 문을 열었다. 그 시대에 다방에서는 커피와 음료를 파는 것 외에도 문인, 화가, 배우, 가수 등의 예술 활동이 펼쳐졌다. 문학의 밤, 시 낭송회, 그림 전시회 등이 열렸고 또 원고 청탁과 연극·영화인의 섭외도 이뤄졌다. 다방은 이 시절 가난한 예술가들의 안식처였다.

 

다방 문화 바꾼 믹스커피 등장 ‘디제이 다방’ 인기
우리나라에 인스턴트커피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50년대 미군에 의해서다. 당시 미군부대에서 미군들이 마시던 인스턴트커피가 부대 관계자들을 통해 인근에 사는 사람들에게까지 전달되면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커피 보급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1976년 한국에서 1회용 믹스커피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하지만 다방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은 아니었다. 가격도 싸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믹스커피가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이 다방을 찾는 횟수가 점차 줄게 됨으로 다방이 쇠퇴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

 

▲1960년대 다방의 모습.    <사진제공=네이버지식>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방에서 시와 문화, 음악을 즐기던 풍습은 사라지고, 디제이가 있는‘디제이 다방’이 등장했다. 그 시절 디제이는 당시 유행하는 팝송‧가요‧영화음악 등을 선곡해 틀어주거나 손님들의 사연이 담긴 신청곡을 틀어주면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또 다른 커피 맛에 빠지다, 원두커피 등장과 ‘삐삐’ 문화
커피 맛의 또 다른 변신이 시작됐다. 바로 원두커피의 등장. 우리나라 서울에 원두커피 전문점이 처음 등장한 것은 88올림픽’이 끝난 직후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원두를 직접 갈아 커피를 내려 마시는 커피 본연의 맛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전국적으로 원두커피 전문점이 생겨났다.

 

또 이 시대에 빠질 수 없는 커피숍 문화가 있다.  일명 ‘삐삐’라고 불리는 무선호출기가 보급되면서 커피숍 카운터에 공중전화기가 생견 난 것. 손님들은 삐삐 호출기에 음성 메시지가 들어오면 공중전화로 가서 메시지를 확인 했다. 또 이후로는 테이블 마다 ‘받기만 하는 전화기’가 생기면서 테이블에서 직접 호출도 하고 전화를 받으며 만남 장소를 정했다.

 

스타벅스 등 외국브랜드 커피 유입, 2000년대 한국 커피 소비 11위
급기야 2000년대에 들어서자 한국은 세계 11위의 커피 소비국이 됐다. 스타벅스 등 여러 외국 브랜드커피 전문점의 유입, 국내 대형 커피 브랜드 출시가 사람들의 커피 소비를 더욱 부추겼기 때문이다. 한 때 이러한 브랜드 커피만 마시는 사람들을 ‘된장녀’라 부르기도 했다.

 

커피숍 문화는 이렇듯 계속 변화를 거듭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커피 판매에만 한정됐던 커피숍에서 이제는 브런치까지 즐길 수 있고 디저트는 물론 아이스티나 허브 차 등 다양한 음료도 마실 수 있다. 여러 가지 경제상황이나 유행에 따라 커피숍 문화가 앞으로 또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하다.


진실만을 알릴것을 다짐합니다.
기사입력: 2018/03/30 [08:55]  최종편집: ⓒ NewsShare 뉴스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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