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보다 카페가 공부 잘돼”… 우리나라 ‘커피숍’ 변천사 들여다보니최초 커피 판매점 ‘손탁호텔’부터 다방 시대를 지나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까지
요즘은 어느 카페를 가든지 김 씨처럼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심지어 한 낮에는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라기보다 도서관에 가까울 만큼 그룹으로 스터디를 하거나 혼자 음료를 시켜놓고 노트북을 보며 앉아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을 때도 있다.
오랜만에 카페에서 친구를 만난 주모(34) 씨는 “음악도 조용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 큰소리로 대화를 못하겠다”며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당연한데 괜히 눈치가 보여 오래 앉아 있기가 불편하다”고 말하며 카페를 나갔다.
카페는 이제 어떠한 모습으로든지 현대인들과는 때려야 땔 수 없는 친밀한 공간으로 자리매김 됐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커피 맛을 즐기든,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든, 아님 혼자 공부를 하든지, 그러한 모습들이 우리에게 낯설지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카페 문화가 형성되기까지는 시대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카페도 함께 발을 맞춰 걸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최초 커피숍 아시나요?
가난한 예술가들의 안식처, 커피와 문학이 공존한 다방 등장
그러면서 1930대를 지나 경성에 처음으로 다방이 문을 열었다. 그 시대에 다방에서는 커피와 음료를 파는 것 외에도 문인, 화가, 배우, 가수 등의 예술 활동이 펼쳐졌다. 문학의 밤, 시 낭송회, 그림 전시회 등이 열렸고 또 원고 청탁과 연극·영화인의 섭외도 이뤄졌다. 다방은 이 시절 가난한 예술가들의 안식처였다.
다방 문화 바꾼 믹스커피 등장 ‘디제이 다방’ 인기
이렇듯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커피 보급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1976년 한국에서 1회용 믹스커피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하지만 다방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은 아니었다. 가격도 싸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믹스커피가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이 다방을 찾는 횟수가 점차 줄게 됨으로 다방이 쇠퇴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방에서 시와 문화, 음악을 즐기던 풍습은 사라지고, 디제이가 있는‘디제이 다방’이 등장했다. 그 시절 디제이는 당시 유행하는 팝송‧가요‧영화음악 등을 선곡해 틀어주거나 손님들의 사연이 담긴 신청곡을 틀어주면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또 다른 커피 맛에 빠지다, 원두커피 등장과 ‘삐삐’ 문화
또 이 시대에 빠질 수 없는 커피숍 문화가 있다. 일명 ‘삐삐’라고 불리는 무선호출기가 보급되면서 커피숍 카운터에 공중전화기가 생견 난 것. 손님들은 삐삐 호출기에 음성 메시지가 들어오면 공중전화로 가서 메시지를 확인 했다. 또 이후로는 테이블 마다 ‘받기만 하는 전화기’가 생기면서 테이블에서 직접 호출도 하고 전화를 받으며 만남 장소를 정했다.
스타벅스 등 외국브랜드 커피 유입, 2000년대 한국 커피 소비 11위
커피숍 문화는 이렇듯 계속 변화를 거듭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커피 판매에만 한정됐던 커피숍에서 이제는 브런치까지 즐길 수 있고 디저트는 물론 아이스티나 허브 차 등 다양한 음료도 마실 수 있다. 여러 가지 경제상황이나 유행에 따라 커피숍 문화가 앞으로 또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하다.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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