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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추억을 간직한 광주 ‘1913송정시장’

전통시장과 현대식당이 공존, 먹거리, 볼거리 많아!

서정현 기자 | 기사입력 2018/03/29 [21:09]

역사와 추억을 간직한 광주 ‘1913송정시장’

전통시장과 현대식당이 공존, 먹거리, 볼거리 많아!
서정현 기자 | 입력 : 2018/03/29 [21:09]
▲ '1913 송정시장' 골목입구     © 서정현 기자

 

[뉴스쉐어=서정현 기자]영화 ‘1987’을 촬영해도 될 것 같은, 70~80년대 기와집 건물에서는 20대 젊은 사장님이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흑백사진을 촬영·판매하고 있다. 20대 젊은 커플들은 산뜻한 옷차림으로 DSLR 카메라를 들고 수십 년 된 건물들 사이를 다니며 깨가 쏟아지는 데이트에 한창이다. 과거와 현재가 한 곳에서 살아 숨쉬는 광주 ‘1913송정시장이다.


 
KTX와 지하철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송정역 2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20m쯤 내려오면 시장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이며 머리 위로 ‘1913송정시장간판이 보인다!
 
간판 아래 시장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오른편에 보이는 건물 1층이 바로 현대식육점이다 현재는 커피숍에 사용하는 어닝으로 손님들을 위한 지붕을 만들고 매장 앞에는 신선한 고기를 볼수 있게 유리 냉장고를 설치해 리모델링됐다. 점포 앞에는 어린아이 키만 한 사진 속에 이 가게의 70년대 허름한 모습을 보여줘 그 때부터 이 자리를 지켰음을 알려줬다.
 
현대식육점의 김용복 사장은 이곳에서 일한 지 벌써 45년이 됐고 요즘 들어 시장이 변화되고 많은 손님들이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이 가게를 통해 13녀를 키운 세월이 녹아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시장에는 100여 년간 이곳을 지켜온 36개 상점의 간판 글씨와 가게 형태, 가게 색상 중 하나가 그대로 남아 옛 정취가 살아 있다. 건물 자체 리모델링은 최소화하고 간판 디자인에는 상인의 추억을 담아 제작했다.
 
시장 골목을 따라 걸어가다 바닥을 보니 길바닥마다 4자리 숫자들이 기록돼 있다. 뭘 말하는 것일까 하고 보니 숫자가 가리키는 방향에 서 있는 건물이 언제 완공됐는지를 알려주는 것이었다. 가장 오래된 숫자는 어디 있을까 찾으며 걷다 보니 ‘1920’이라는 숫자가 보인다. 송정시장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실감이 난다.
 
시장 골목 곳곳에는 흑백 사진을 촬영해 주는 30대 남자 점주, 꼬치구이를 판매하는 동네 형 같은 20대 남자 점주, 갈색 앞치마를 입고 호떡을 판매하는 20대 여 점주 등 젊은 사장님들이 가게 운영에 한창이다 그리고 함께 예전 방식으로 통닭을 튀겨주는 60대 어머니, 직접 소면을 만들어 판매하는 60대 아버지 등 예전부터 이곳을 지켜온 사장님들이 함께 어울려 장사를 하고 있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시장길이 됐다.
 

▲ 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빵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 서정현 기자




특히 검은색 제빵 모자를 착용한 30대 훈남 사장이 운영하는 또아식빵은 많은 사람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시장 입구에서 30m를 걸으면 수요미식회옆에 자리한 또아식빵은 단골 메뉴인 갈릭크린베리식빵, 치즈식빵, 단호박식빵을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선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골목 중간 KTX 열차 시간표를 보여주며 사물함 건물로도 사용되는 포도존 옆에는 예전 새마을금고 건물을 리모델링한 수제 맥주집 밀밭양조장도 있다. 젊은 남녀부터 꽃중년까지 찾는 핫플레이스로 유명하다.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온 김형철(광주·27) 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데이트도 즐기고 맛있는 것도 먹기 위해서 왔다특히 저녁에는 골목 조명과 가게 불빛들이 어우러져 걷기가 좋다고 말했다
 
한편 ‘1913송정시장에서 ‘1913’은 호남선 가운데 목포와 송정리를 잇는 구간이 개통된 해를 가리킨다. 시장 또한 그때 개시됐다는 역사성을 나타낸다.
 
당시 송정리역이 개통된 이후 한적한 곳이었던 이곳은 일본인들이 몰려오면서 역 주변에 번화가를 이루기 시작했다. 당시 역 주변에는 일본인 500여 명이 거주했고 한국인보다 일본인이 더 많았으며 이들이 역 주변에 상가를 짓고 상업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됐다.
 
송정시장의 과거 전성기는 1970년대에서 1980년대였다. 1975년 장날 하루 거래액이 1,380만 원으로 전남 지역에서 담양시장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송정시장은 1980년대 이후 교통의 변화에 따라 광주의 상권에 침식당하고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과 물류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채 침체됐다. 또한 소비 패턴이 크게 변하면서 전통시장은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인근에 아파트 단지와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2000년대 이후 전통시장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활기를 찾았다. 이후 2007~2008년에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서 공영주차장을 조성했고, 2014년에는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사업에 선정돼 ‘1913송정시장의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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