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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울산 반구대, 한 폭 그림에 선사시대 삶 엿보다
 
이연희 기자 기사입력  2018/09/01 [18:58]

▲ 반구대 암각화 모형    © 뉴스쉐어

 

[뉴스쉐어=이연희 기자] 선조들은 암각화를 왜 그렸을까. 

 

울산 시민조차 국보인지 모르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울산에는 세계적인 보물이 2개 있다. 모두 바위에 그린 암각화다. 그중 하나는 국보 제147호 천전리 각석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국보 제285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다.

 

연구에 따르면 이 암각화는 당시 후대를 위한 교육용으로 새겼으며, 후손에게 잘 살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그 중 반구대는 거북이가 엎드려 있는 바위 모습 같다고 해서 반구대(盤龜臺)암각화라고 불린다.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산 234-1번지에 있으며, 태화강 상류 지역인 대곡천 바위벽에 넓이 약 8m, 높이 약 3m에 쪼아서 만든 바위그림이다.

 

현재는 대곡천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에서 보는 것은 어렵다. 지정 장소에서 망원경을 이용해 그림을 볼 수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동국대 문명대 교수가 1971년 12월 25일에 발견했다. 문명대 교수는 원효대사가 머물렀던 반고사 절터를 찾던 중, 12월 25일에 발견했다. 그 이유로 암각화는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암각화에는 고래 80여 마리를 포함해 바다와 육지동물 등 300여 점의 그림이 있고 왼쪽은 주로 바다동물, 오른쪽은 육지동물이 있다. 

 

암각화는 두 가지 방법으로 그림을 새겼다. 하나는 면 전체를 쪼아서 판 면 새김 방법, 하나는 그림의 윤곽만을 쪼아서 만든 선 새김이다. 면 새김 한 부분들을 모아 보면 그림이 안정적으로 배치 되어있는 반면 선 새김을 한 그림은 흩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자들은 면 새김을 먼저 한 후 빈 공간에 선 새김을 했다고 본다. 

 

면 새김을 살펴보면 바다동물이 많고, 선 새김은 바다 동물 약 21마리, 육지동물 약 68마리로 육지동물이 많다. 선 새김 그림 중에는 울타리 안에 돼지·소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축을 길렀고 농경사회가 발달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새긴 시기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암각화는 신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에 걸쳐 그려졌다고 학자들은 유추한다.

 

암각화에는 고래, 상어, 사람, 임신한 호랑이, 여우, 토끼, 사슴, 짝 짓기 하는 너구리, 엄마 멧돼지, 아기 멧돼지 등도 있다. 줄무늬를 그려 엄마와 아기를 구분한 선사시대 사람의 섬세함도 엿보인다.

 

반구대 암각화는 유네스코에 등재시키기 위해 노력할 만큼 인류역사의 가치를 갖고 있다. 선사시대인은 바위에 20여 명의 사람이 양팔과 다리를 벌려 수술을 흔들며 춤추는 모습도 새겨 놓았다. 이 모습을 통해 암각화는 기원을 담은 제단이었고 이 시대 샤머니즘도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중요한 종교 미술이다.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귀신 고래, 범고래, 혹 동 고래, 아기를 엎고 있는 엄마고래, 수증기를 내뿜고 있는 세 마리의 고래, 북방 긴 수염고래 등 유독 많은 고래를 볼 수 있다. 

 

▲ 화살 촉이 박혀 있는 고래 뼈.     © 뉴스쉐어

또한, 신석기·청동기 시대 때 사냥을 했다는 증거도 보여준다. 암각화 그림 중 왼쪽 고래에 작살이 꽂혀 있다. 배에 사람들이 있고 작살 끝에 부구가 있다. 부구(浮具)는 배와 배 사이에 있고 이는 고래가 배에 부딪혔을 때 배의 충격을 적게 하고 고래가 빨리 지치도록 한다. 고래가 죽은 뒤에는 물에 가라앉지 않고 고래의 위치를 알 수 있게 한다. 사람들은 점들로 표현했다. 배에 많은 점들이 있는 걸로 봐 고래 사냥에 많은 인원이 동원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래잡이는 고래가 보이면 바로 작살을 던진 것이 아니라 육지 쪽으로 몬 후 작살을 잘 던지는 사람이 고래의 심장에 작살을 던져 피를 흘리게 해서 죽을 때 까지 기다렸다. 죽어서 가라앉게 되니 부구가 필요 했던 것이다. 고래잡이는 잡는 것이 끝이 아니고 부위별 해체 작업이 마무리다. 현대 사람들도 고래를 해체 한다. 놀랍게도 암각화에는 이런 분배 그림도 있다.

 

암각화를 발견하기 전 학자들은 신석기 사람들은 고래사냥을 하지 않았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사슴 뼈가 작살로 사용된 고래 뼈를 발견해 신석기 시대부터 고래사냥이 이뤄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세계 여러 나라의 교과서에 청동기 시대부터 고래잡이를 했다고 기술했으나 암각화 발견으로 고래잡이를 신석기시대로 올리자는 논의도 일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뜻을 품고 있는 그림이다. 고래잡이는 현장에 나가 체험할 수 없는 사냥이다. 고래 심장에 작살을 정확히 꽂는 연습을 하라는 것과 고래 사냥의 요령, 주술 풍습을 알리는 등 오늘날 책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울산 박물관은 반구대 암각화를 모형으로 재현해 2층 역사관에서 상설 전시한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은 이유정(38·여)씨는 “그림을 보며 설명을 들으니 귀에 들어온다. 눈으로만 훑고 지나갔을 텐데 그림 하나하나에 역사와 조상들의 삶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다음에 오면 아이에게도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단체 예약을 하면 원하는 시간에 관람과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은 휴관한다.


기사입력: 2018/09/01 [18:58]  최종편집: ⓒ NewsShare 뉴스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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