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전거 헬멧 착용 의무화 3개월째에도 “잘 안 써요”“헬멧 쓰는 분위기 환영” vs “안전하게 탈 수 있는 환경 조성부터”
그동안 중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헬멧을 쓰지 않았던 사람들도 헬멧 의무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법이 지닌 한계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헬멧을 사야 하는 약간의 경제적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이모(34·남) 씨는 “어차피 안 썼다가 잘못해서 크게 사고라도 나면 본인만 손해니 알아서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헬멧을 쓰면 튀어서 그동안 사람들 눈치를 보면서 안 쓰던 사람도 의무화되면서 자연스럽게 헬멧 쓰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니 더 좋다”고 전했다.
자전거 동호회원 박모(29·남) 씨는 “도로에서 최소한의 보호장비인 헬멧 착용은 필수라고 생각하지만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자전거 도로 확충이나 관련 제도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유모(43·여) 씨는 “추워진 날씨에 아들이 요즘에 자전거를 타러 나가지 않아 헬멧 구매를 미루고 있다”며 “몇 년 전 쓰던 헬멧이 있긴 한데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크다보니 새 헬멧 구매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헬멧 착용 의무화가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평소에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최모(33·남) 씨는 “써야 하는 것을 알지만 출근 때 머리가 많이 눌려서 잘 안 쓰게 된다. 10년 넘게 자전거를 타면서 큰 사고가 일어난 적이 없어서 헬멧을 반드시 써야 한다는 인식이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자전거 도로나 일반 도로에서 불쑥 튀어나오거나 역주행하는 주행자는 거리 위의 무법자다. 주행자가 주의를 더 기울여야 사고를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모(39·남) 씨는 “가까운 곳을 다닐 때도 헬멧을 써야 할 정도로 위험하다면 나이 제한도 필요하고 면허 취득도 필요한 게 아니냐”며 “자전거용 헬멧이 실제로 사망 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반문했다.
김 씨 의견처럼 일각에선 헬멧 착용 의무화가 큰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애초에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 전부터 여러 시민단체에서는 개인 책임을 강조하기보다 자전거 인프라 구축 등 정책 개선을 요구하면서 자전거 헬멧 착용 의무화 폐지를 주장했다.
또 공공자전거 시스템을 운영하는 지자체에서 헬멧을 갖췄지만 분실이 많아 큰 손실을 보고 있어 그 지적이 헬멧 착용 의무화에 가고 있다.
실제로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부터 공용자전거 ‘타슈’ 이용자를 위해 헬멧 400개를 보급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반절에 가까운 헬멧을 분실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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