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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군산항쟁관, 가슴깊이 느껴지는 ‘항일운동’

군산3·5만세운동, 옥구 농민항일항쟁 등 소개

이연희 기자 | 기사입력 2019/03/30 [23:55]

[르포] 군산항쟁관, 가슴깊이 느껴지는 ‘항일운동’

군산3·5만세운동, 옥구 농민항일항쟁 등 소개
이연희 기자 | 입력 : 2019/03/30 [23:55]

 

▲ 전북 군산 항쟁관은 35년간 군산 항쟁 역사를 전시한 공간이다. 2층짜리 주택을 개조해 만들었다.  © 이연희 기자

 

[뉴스쉐어=이연희 기자] “너무 무섭다. 1분도 못 있겠어요.”

 

30일 오후 전북 군산 항쟁관에 2층에 전시된 1인 체험 감옥에 호기심에 들어갔다 나온 한 여성이 바로 문을 열고 나왔다. 조금도 견디지 못하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항쟁관에 일제 강점기 당시 상황을 재현한 고문 도구 등을 살펴보며 “정말 잔인하다”, “마음이 울컥하고 화가 난다”며 방문객의 대화가 오고 갔다. 

 

100여 년 된 2층 근대건축물 주택을 개조해 만든 ‘군산 항쟁관’은 35년간 군산의 항쟁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다. 

 

항쟁관 1층은 군산의 근대역사를 보여주는 사진과 해설 위주로 전시됐다. 이런 소개 정도로 그치는 줄 알고 지루함을 느껴 발걸음을 돌리려는 방문객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선을 살짝 옮겨보면 곳곳에 항일투사가 겪었던 고문을 재현해 놓은 현장이 있어 간접적으로 당시 상황을 느껴볼 수 있다. 

 

▲ 안쪽 사방이 못으로 박힌 형틀(좌)에 넣고 흔들며 잔인하게 고문하는 모습을 재현한 사진.    © 이연희 기자

 

2층부터는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공간을 만들어 서서 고문을 당하는 1인 감옥, 각종 손고정 형틀, 안쪽 사방이 못으로 박힌 뒤주 형틀 등이 전시됐다. 

 

“아이고 진짜 잔인하다 잔인해. 사람이 어쩜 저럴 수가 있나….”

 

사실적으로 묘사된 모습들과 도구를 보는 사람들마다 씁쓸한 한탄을 쏟아낸다. 악랄하게 사람을 고문하는 모습에 “오래 있고 싶은 곳은 아닌 것 같다”며 서둘러 전시관을 빠져나가는 방문객도 있었다. 

 

혼자 여행을 왔다는 한 방문객은 전시 내용을 오랫동안 바라보면서 군산 항쟁기념관 기념비에 적힌 군산 출신 34인의 항일투사,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은 군산 출신 18인의 애국지사, 서수 청년회에서부터 활동한 농민항쟁의 기수 등의 이름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읽어보고 사진으로 촬영해가기도 했다. 

 

▲ 1인 체험감옥 모습.    © 이연희 기자

 

서울에서 여행을 온 강혜인(29·여) 씨는 “처음 군산 여행을 와서 방문한 곳이 항쟁관이다. 서대문형무소처럼 다른 박물관이나 전시관과 비교해봤을 때 군산 항쟁관은 좀 다른 특색이 있는 것 같고 이런 전시는 처음 봤다”며 소감을 전하면서 군산 시민은 이런 항쟁 역사에 대해 얼마나 잘 인식하고 있는지 되묻기도 했다. 

 

김미영(53·여·서울 송파구) 씨 “거세지는 압제 속에서도 더 강하게 저항했던 사람들의 용기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당시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도 마찬가지로 사회의 부조리나 불의를 봤을 때 내가 말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냐고 생각하지만 거기서 반기를 들 수 있는 용기가 사회를 변화 시키는 데 꼭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항쟁관이 위치한 월명동 거리에서 주로 눈에 띄는 곳은 일본식 가옥을 재현해 만든 게스트하우스, 카페, 식당 등이다. 월명동 성당 옆에 자리하고 있는 항쟁관은 비슷한 가게 틈에서 식당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전시관으로서는 다소 작은 규모이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일제 강점기 역사에 대한 깊은 깨우침을 전하고 있다. 

 

군산 지역의 항일 항쟁은 농민부터 시작해 미선공, 부두노동자, 학생 등 신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일어났다. 또, 군산에서는 일제강점기 서울 파고다 공원에서 일어난 만세운동 이후 한강 이남에서 최초로 일어난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특히 전국에서 유일하게 조직적으로 전개된 농민항일운동인 옥구 농민 항일항쟁은 주목할 만하다. 일찍이 3·1운동의 열기가 뜨거웠던 군산지역에 민족저항 정신이 확산되면서 옥구 농민조합, 서수 농민조합, 서수 청년회 등이 조직됐다. 이들은 언론의 자유를 외치고 악덕 농장주에 대항하는 시위를 벌이며 일제에 저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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