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그들만의 리그'? 전광훈 '대통령 하야' 기자회견원색적 비난엔 환호, 항의엔 고성·욕설
[뉴스쉐어=박수지 기자]"연말까지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걸어 나와라.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에 모셔놓고 너는 그 자리(감방)로 들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소리쳤다.
이날 기자회견은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기 위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 목사를 비롯해 이명박 정부 당시 특임장관을 지냈던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 송영선 전 의원,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곳에선 문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 비난만 허용됐다.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 회견장에서 강제 추방됐다.
참석자는 200여 명. 대부분이 7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었다. 이들은 전 목사의 발언에 "옳소", "맞습니다", "아멘"이라며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최순실 국정농단은 거짓말이다" 같은 발언도 서슴없이 튀어나왔다.
일부 참가자들이 "전광훈 내려와라", "주님의 음성인 체 말라"고 항의했지만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고, 몸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들은 결국 기자회견장 밖으로 쫓겨났다.
이런 회견장 분위기에 호응하듯 전 목사는 거침없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 감방 교대하라", "박 전 대통령이 실수한 것보다 문 대통령의 실수가 1만배", "하야 촉구를 결단한 이유는 주사파 정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문 대통령 하야란을 개설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1000만 명이 동의한다면 하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그는 "일부 사람들이 (자신을) '막말 목사'라 하는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주사파적 분위기 때문에 우리 같은 정상적 사람이 말만 하면 온 세상이 개구리같이 나불나불 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70대 여성 참가자는 "그런(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빨갱이 아니냐"며 "이러다가 북한에게 나라를 뺏기게 생겼다"고 열을 올렸다.
또 다른 참가자 김모 씨는 "이 정권에 주사파 사상이 꽉 찼다는 사실이 너무 징그럽다"며 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회견장 밖 시민들은 반응은 어떨까. 이주미(가명·28·여) 씨는 "소위 말하는 '대환장 파티', '그들만의 리그'가 이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전 목사가 정치에 본격 발을 들였다는 시각도 있었다. 김모(33·여) 씨는 "지난 총선 때 기독자유당으로 국회 입성을 외치시던 분 아닌가"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본격 세력을 결집하려는 움직임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 목사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다는 공개서한 낭독으로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으로 이동해 신도들과 함께 기도회를 개최했다.
그는 "대통령의 하야는 사람의 명령임과 동시에 주님의 명령"이라며 "청와대 앞에서 하나님께 문 대통령의 지각을 열어달라고 1일 릴레이 단식기도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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