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쉐어=노푸른 기자] 서로 다른 우리가 함께 살 수 있을까?
영화 '위국일기'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부모를 잃은 아사와 소설가이자 싱글인 이모 마키오가 동거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나이도, 성격도, 환경도 모두 다른 마키오(이모)와 아사(조카)는 서로의 차이에 처음에는 갈등하고 부딪히지만 시간이 쌓일수록 가족이 된다. 때로는 친구같고 때로는 언니같고 때로는 가족같은 관계는 전형적인 일본식 영화의 착한 결말이지만, 영화 위국일기는 이모와 조카의 관계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동등하게 오가는 감정의 관계임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절연한 언니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한 소설가 '마키오'는 홀로 남은 조카 '아사'의 존재를 알게 된다.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은 혼자가 된 '아사'를 향해 수군거리고 이를 참지 못한 '마키오'는 홧김에 '아사'에게 우리 집에 오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고 '아사'를 집에 데려오면서 이모와 조카의 특별한 동거를 시작한다.
영화 '위국일기'는 세대를 뛰어넘는 여성들의 따뜻한 관계성과 각자의 서투름을 어루만지는 인물들의 모습으로 큰 인기를 끈 만화 '위국일기'를 원작으로 한다. 이 영화는 '아사'의 고등학교 졸업까지 다룬 원작의 시간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각색을 통해 '아사'가 처음으로 밴드부 공연을 올리는 고등학교 1학년 여름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다룬다. 영화는 '마키오'와 아사의 첫 만남부터 두 사람의 언니이자 엄마인 '미노리'에 대한 상반된 견해로 갈등하는 모습을 충실히 구현하지만, 일상 속에 외톨이가 된 자신을 마주하는 '아사'를 클로즈업하고, 풀샷 안에 '아사'와 '마키오'를 양 끝에 배치하는 연출 등으로 서로의 거리감을 드러내며 영화만의 몰입도를 고조시킨다.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여성 감독인 '세타 나츠키'는 "원작의 이야기를 어떻게 추려야할 지 무척이나 고민스러웠다. 어쨌거나 만화의 틀은 그동안 서로를 잘 알지 못했던 '마키오'와 '아사'가 만나서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거기서 한 발씩 나아가 그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주축으로 서사를 전개해 나가고자 했다."며 방대한 이야기를 압축시켜 두 주인공이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된 연출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타인과의 관계에 서툰 이모이자 소설가인 '마키오' 역은 일본의 국민배우 아라가키 유이가 맡았다. 아라가키 유이는 "자신의 단점을 받아들이고 불현듯 찾아오는 언니와의 과거 트라우마 속에서도 일상을 조금씩 살아가는 '마키오'에게 이입할 수 있었다." 며 동시에 "평소 좋아하던 작품의 영화하에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고 혼자가 된 조카 '아사' 역은 신예 하야세 이코이가 열연했다. 하야세 이코이는 "다양한 감정으로 채워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위국일기'는 내게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세타 나츠키 감독은 "'아사'가 지닌 10대의 복잡 미묘함을 스스로에게 녹여낼 줄 아는 영리한 매력을 지닌 배우."라고 평했다.
영화 '위국일기'를 관통하는 정서는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따스함과 성장이다. 작품 속의 인물들은 관계에 능숙하지 않으며 서툴다. 하지만 이들은 집, 학교 같은 공간에서 서로 부딪히고 소통하면서 '성장'해간다. 사람을 통해 위로 받고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진짜 자아를 찾고 성찰한다. 영화는 완전한 이해가 결국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 있음을 말한다.
2024년 10월 2일 개봉. 러닝타임 139분. 12세 이상 관람가.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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