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뉴스쉐어 = 안민영 기자] 2년 째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한 모(36) 씨는 평소 성경에 대해 알고 싶어 “말씀공부를 좀 더 체계적으로 하고 싶다.”는 의사를 교회 내에서 수차례 내비쳤다.
하지만 한 씨는 “목회자가 되길 원하면 정식으로 신학대학에 가야하며 목회자가 될 것 아니면 굳이 성경에 대해 많이 알 필요가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 심지어 일부 목회자들로부터는 “성경에 대한 과한 호기심은 이단으로 빠지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다. 교회에 오기 전 불교 경전이나 주역 공부 등 영적인 호기심이 강했던 한 씨는 지인의 권유로 교회로 왔지만 타 종교와 사뭇 다른 기독교의 분위기가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히고 있다. 불교 역시 경전에 대해 공부하는 신도들이 많지 않지만 불교 공부를 하고 싶다면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며 서로 경전 공부를 권면하는 분위기라는 것. 특히 경전 공부와 관련해서는 자신들의 공부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상대교단의 공부 방식을 추천하고 원시 불교와 국외 불교 등 비주류 측의 경전해석도 적극 참고하려는 태도가 강하다는 것. 우리 사회에서 주역을 공부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지적인 호기심이 강하고 깊이 있게 세상을 살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란 분위기가 다수다. 하지만 기독교에서는 성경 공부를 스스로 ‘금기시’하는 경향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일반 교인들이 ‘성경은 목회자들만 알아도 되며 말씀은 목회자를 통해서 들으면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를 일정 부분 목회자들이 조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백 개의 교단으로 분열돼 있으면서 타 교단 목회자의 설교는 받아주지 않을 정도로 상대 교단의 성경 해석을 배척하는 기독교의 조직행태가 ‘성경 공부’를 금기시하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비주류 교단에 대해 관대한 타 종교와 달리 기독교에서는 비주류 교단의 성경 해석은 여지없이 ‘이단’으로 정죄해 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교회를 신앙의 장소가 아닌 확장해야 하는 사업장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각 교단의 가을 정기총회 보고에서 보듯 기독교 인구는 감소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교인 확보보다는 교회 간 혹은 교단 간 교인이동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타 교단이나 다른 목회자의 성경 해석을 비판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며 이는 전체적으로 성경공부 자체를 도외시하는 풍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종교사상가인 고 함석헌 선생은 오늘날의 기독교 현실을 예견한 듯 “예수께서 바닷가나 산언덕에서 말씀하실 때 교인 비교인이 없고 귀 있는 자는 들었건만 이제는 믿느냐 아니 믿느냐는 교회당 문으로 판단하게 되었다.”며 말씀보다 교회가 우선인 세태를 일갈해 눈길을 끌고 있다. < ⓒ 뉴스쉐어 -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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