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th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축복’ 신에게 바치는 춤 바라타나티암승려 키엔테 노르부이 3번째 영화, 춤을 통한 구도
[부산 뉴스쉐어 = 조희정 기자] 오물을 치우는 일을 하는 샴, 신에게 자신을 바치는 춤 바라타나티암을 배우는 릴라. 릴라가 임신한 사실을 알자 그 아비가 누구인지도 정확히 모른 채 여자의 삶이 이럴 수밖에 없다고 체념하는 릴라의 어미. 영화는 신발을 신었다고 지주의 지배인에게 구타당하는 천민의 모습에서부터 출발한다. 신은 가장 낮은 곳에 임한다고 하지만 지주의 지배인은 그들을 시종일관 구제받지 못할 천한 것들이라고 비난한다. 릴라는 바라타나티암을 추는 지어미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며 무희가 되기로 결심하고 춤을 배운다. 릴라의 어미는 ‘이 춤은 그냥 춤이 아닌 신에게 받쳐지는 춤이다’며 숭고한 의미를 부여하고 릴라는 춤을 추며 환상속에서 신을 만난다.
지주는 온종일 책을 읽고 망원경으로 창밖을 관찰하는 게 자신의 일과다. 릴라의 춤추는 모습에 반한 지주는 지배인을 통해 만남을 시도하지만, 지배인은 도시에서 무희들은 한낮 창녀일 뿐이라고 비난한다. 지주는 그런 지배인에게 화를 내며 무희들의 춤은 신성하다고 말한다. 샴은 자신의 신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시로 나가 여신상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샴이 만드는 여신상의 모델이 된 릴라는 샴에게 왜 결혼하지 않냐고 묻지만 샴은 자신의 신분을 자식에게까지 물려줄 수 없다며 체념한 모습을 보인다. 여신상을 만들며 릴라와 사랑에 빠진 샴은 깊은 관계까지 맺게 되고 릴라는 샴의 아이를 밴 사실을숨기며 여자의 운명에 절망감을 느낀다. 릴라는 지주와 결혼을 결심하고 그 소식을 접한 샴은 릴라에게 “당신은 행운의 여자”라며 축복의 말을 전하지만 릴라는 뱃속의 아이가 샴의 아이라는 것을 전하지 못했다. 앞으로 다가올 시바 여신 축제에 샴은 여신상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게되고 그 조건으로 두둑한 보상금과 축제에 참석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제의를 받는다. 천민계급이 참석하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들로 인해 참석하지 못할 위기에 처하지만 새카맣게 눈이 훼손된 여신상을 수정하기 위해 끝내는 축제의 자리에 참석하게 되고 여신의 눈을 완성하며 그 모습에서 릴라의 얼굴과 여신의 모습을 함께 느끼며 환희와 슬픔의 눈물을 흘린다. 구도, 계급의 윤회를 끊는것 릴라는 신에게 바치는 춤인 바라타나티암을 추며 그가 사랑했던 샴의 핏줄에게 그렇게 끊고 싶었던 신분 윤회의 고리를 끊는 진정한 구도의 산물을 선사한 것이다. 현재 부탄의 승려인 키엔체 노르부 감독은 1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바라(축복)’가 그의 3번째 영화다.
현재 동굴에서 고행중이라 참석하지 못했다며 개막작 기자회견장에서 영상으로 메시지를 전한 감독은 이번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에 대한 기쁨과 놀라움을 표하며 영화의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 영화는 신념과 믿음의 힘에 대한 것이며 여성들의 힘을 다룬 것으로 인도의 전통춤을 영화의 매개로 사용해 나누고 싶었고, 인도의 문화와 인도의 전통춤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벌써 18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 매 회마다 늘 놀라운 영화를 만나곤 하지만 이번의 개막작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힐링’이라는 의미와 접목돼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가까운 곳에서 전 세계의 보석 같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 ⓒ 뉴스쉐어 -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자 ⓒ 뉴스쉐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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