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산하 대학선진화위원회가 2009년 12월 선정한 ‘경영 부실 대학’의 명단과 실태가 6월 14일 중앙일보 사회 1면 4단에서 처음으로 보도됐다.

교과부가 2009년 12월 구조조정 대상으로 추려낸 경영 부실 대학은 전국에 걸쳐 13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 일반대 5곳과 전문대 (2∼3년제) 8곳이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이 4곳으로 가장 많았고 강원 3곳, 광주·전남과 제주 등이 각각 2곳이었다.
 

▲ 교과부 '경영 부실 대학 실태 보고서'  현황 © 조현아 기자

선정 당시 이들 대학은 수입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존(등록금 의존율 평균 88%)하고 있었고, 정원 대비 재학생 충원율이 59.7%에 그치는 등 공통적으로 학생 모집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정원을 늘리기 위한 온갖 편법과 불법이 동원, 일부 부실 대학은 자퇴생이나 교직원까지 신입생으로 등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4년제 A대는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172명을 리콜 장학생ㆍ만학도장학생 등의 명목으로 허위 입학시킨 뒤 실제 학교에 다니는 것처럼 보이려고 수강 신청과 성적 처리를 한 뒤 제적시키는 방법을 동원, 교과부 감사에 적발됐다.

학생 충원이 어렵자 장학금 지급을 남발하기도 했다. 지방 E대는 교직원 임금 체불과 공사비 미지급금 등 재정 압박이 극심한 상황에서 신입생 유치를 위해 2008년 신입생의 99%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대학 13개에 들어간 국고보조금 액수는 해마다 불어난 것으로 조사돼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126억 6000여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13개 경영 부실 대학은 퇴출되지 않은 채 살아남아 등록금에 의존해 학교를 유지했고, 부실대학이 연명하는 과정에서 정부도 세금으로 이들 대학을 지원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학 수는 여전한데 인구 감소로 인해 학생 수는 줄고 있어 고교 졸업생을 충원하기 힘든 지방 대학들은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저출산 여파로 2017년엔 대학 정원수가 고교 졸업생 수보다 많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들 대학에 정부 지원금이 가서는 안 된다는 여론과 함께 부실 대학 퇴출을 위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들 대학이 올 연말까지 학교 경영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학교를 강제적으로 폐쇄하겠다고 공언했다. 교과부는 법적 근거가 없어 부실 대학 명단을 공개하지 못하는 대신 부실 대학에 학자금 대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제한 규정을 마련해 해당 대학 23곳을 발표, 부실 대학을 간접적으로 공표했다.

교과부는 경영 부실 대학과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을 연계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교과부가 추려낸 경영 부실 대학 13곳의 실태를 처음으로 보도한 중앙일보는 등록금 낮추기 운동을 전개, 전화와 e-메일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경남본부 = 조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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