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다닌다는 이유로 살해…끝나지 않은 강제개종교육의 공포
피해자 여동생 “CBS 프로그램, 강제개종교육 악몽 부추길 수도”
유나래 기자 | 입력 : 2015/03/12 [11:45]
[사회 뉴스쉐어 = 유나래 기자] 신흥교단에 다닌다는 이유로 강제개종교육에 끌려가 목숨을 잃은 친언니를 그리워하는 여동생이 개종교육의 중단을 간절하게 호소하고 있다. 특히 여동생 김미영(가명·46) 씨는 최근 CBS가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란 프로그램을 제작한데 대해 강제개종교육을 부추겨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김미영 씨의 언니 고(故) 김선화 씨는 신천지(신천지 예수교증거장막성전)에 다닌다는 이유로 기성교단 소속의 목사의 지시로 가족들에게 감금된 채 강제개종교육을 받았다. 고 김선화 씨는 강제개종교육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쇠망치로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지난 2008년 일어난 이 참혹한 사건은 자신의 교단에 속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상대 교단을 ‘이단’으로 규정해 납치, 감금, 폭행 등을 자행하는 강제개종교육의 야만성을 드러낸 대표적인 사건이다.
문제는 이러한 강제개종교육이 현재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기성교단에서는 이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강제개종교육의 피해자들은 종교문제, 가족문제란 이유로 사법당국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 단순히 전통 교단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끔찍한 범죄에 노출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고(故) 김선화 씨의 사건은 당시 남편이 “아내를 이단에서 빼내야 한다, 개종시켜야 한다”는 개종 목사의 꾐에 넘어가, 아내를 속여 개종 교육을 받는 곳까지 데려가면서 시작됐다. 이후 남편은 아내가 나오지 못하도록 감금하고, 개종교육을 해 주는 대가로 목사에게 교육비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 살인까지 부추기는 강제개종교육이 교계의 묵인 하에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강제개종교육의 피해자 가족이 개종교육의 실상을 이야기하면서 괴로워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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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 대해 여동생 김미영 씨는 “형부가 큰언니를 개종시키기 위해 언니의 동생 둘을 이용했다. 둘째 언니는 큰언니와 정말 친했고, 서로 의지하고 믿는 사이였다”며 “언니는 남편과 동생들까지 세 명이 합심해서 데려가니까 ‘설마 내 혈육이, 내 가족이 내게 무슨 짓을 하겠느냐’는 생각에 의심 없이 따라갔던 것 같다. 동생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은 달랐다. 남편과 동생이 데려간 곳은 다름 아닌 개종 목사가 있는 교육 장소였고, 김선화 씨는 종교의 자유와 신체적 자유까지 박탈당한 채 밧줄에 팔이 묶이고 감금됐다.
동생 김미영 씨는 “언니는 원래 성격이 활달하고, 웃음도 많고 농담도 잘 하는 성격이었다. 그렇게 사람을 못 믿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 일이 있은 후로 언니가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됐으며, 강제개종교육 장소에서 탈출한 이후 동생도 가족도 만나지 않으려고 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김미영 씨는 “언니 입장에서 보면 가족에 의해 끌려갔을 때부터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겠는가. 게다가 아무도 자기 말을 듣지도 믿지도 않고 하니까 결국에는 둘째 언니며 엄마까지도 만나지 않으려 했다. 그 상처는 말도 못한다”며 가슴아파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만든 장본인인 개종 목사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는 것. 동생 김 씨는 개종 목사가 어떤 책임을 졌느냐는 물음에 “책임이라는 말이 우스울 정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는 “그 사람(개종 목사)은 일이 이렇게(언니가 죽게) 됐으면 책임을 지고, 언니의 자식들에게라도 최소한의 배상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내 생각이 조금은 달라졌을 텐데, 우리 가족들에게 전혀 나타나지 조차 않았다”며 “조카들만 불쌍하다. 우리 엄마는 정말 의지했던 장녀가 죽은 후로 밥도 안 먹고, 언니 이름을 대면서 울기만 했었다. 진짜 피해자는 우리인데 개종 목사로부터의 보상 같은 건 생각도 못했다. 자꾸 말을 꺼내면 눈물이 터지니까 더 이상 말을 못 하겠다”며 울음을 삼켰다.
김 씨는 “지금도 개종 교육을 시키는 가족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당해봤기 때문에 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가족이 가족을 개종시키겠다고 끌고 갔다가 큰일이라도 벌어지면 그 당사자는 얼마나 상처를 받을 것이며 또 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개종 교육을 시키는 가족들에게 “개종 교육을 하는 목사들은 솔직히 개종 자체에 목적을 두고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돈을 받고 사실상 개종 사업을 벌이고 있는 개종목사들에게 속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 씨는 “개종 목사들은 ‘개종 교육’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돈을 갈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종 교육에 자기 식구를 보내려고 하는 가족들은 그걸 알았으면 좋겠다. 자기 가족을 진정 사랑한다면 가족에게 상처를 주고 돈까지 잃는 방법만큼은 절대 해선 안 된다. 개종 목사로 인해 그 한 가정이 파탄나지 않도록, 서로에게 상처주지 말고 조심해 가면서 방법을 찾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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